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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구, 시중銀 부장들과 간담회…"기업·가계대출 부실화 우려 있어"

등록 2018.07.17 12: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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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주요 은행 기업·가계대출 실무자 간담회 개최

"은행들이 가계부채 잘 관리해주고 있어 고맙다"

참석자들 "주담대 규제 풍선효과 불명확…DSR 유용하게 활용 중"

【서울=뉴시스】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지난 1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금융위원회에서 은행권 기업·가계대출 실무자 간담회를 주재하고 있다. 2018.07.17. (사진=금융위원회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지난 1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금융위원회에서 은행권 기업·가계대출 실무자 간담회를 주재하고 있다. 2018.07.17. (사진=금융위원회 제공)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형섭 기자 =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최근 대출 담당 시중은행 부장들을 불러모아 가계 및 기업대출의 부실화 우려를 전하는 한편 현장의 의견을 들은 것으로 확인됐다.

17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최 위원장은 지난 13일 국민·우리·기업·산업·신한·하나·농협·광주 등 8개 은행의 기업·개인사업자·가계대출 여신담당 부장 13명을 소집해 실무자 간담회를 개최했다.

최 위원장은 "최근 주요국의 본격적인 통화긴축, 글로벌 무역분쟁 등 세계경제의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기업·가계대출의 부실화 가능성에 대한 일각의 우려가 있다"며 "시장의 움직임을 가장 먼저 알 수 있는 현장 실무자의 의견을 바탕으로 각종 리스크 요인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자 간담회를 개최하게 됐다"고 말했다.

은행권의 중기대출 부실채권 비율은 2015년말 1.64%에서 지난해 말 1.11%로 떨어졌지만 올해 3월 기준 1.13%로 소폭 증가한 상황이다. 지난해 말 0.23%였던 가계대출 연체율 역시 3월 기준 0.25%로 소폭 늘었다.

이날 간담회에서 최 위원장은 신용대출로의 풍선효과에 대한 실무자들의 솔직한 생각과 실패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생계형 자영업자에 대한 여신관리방안 등에 대한 은행권 대출 현장의 고민들을 들었다고 금융위는 전했다.

우선 기업대출과 관련해 대부분의 참석자들은 "현재 기업대출 건전성 등은 양호한 수준이지만 앞으로 시장금리 인상,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이 대출건전성 악화요인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고 언급했다.

은행들은 현재 상황에서 여신공급규모 축소 등을 계획하고 있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다만 선제적 리스크 관리를 위해 자체적으로 업종별·지역별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고 했다.

일부 참석자는 "자동차, 플랜트, 조선업 부진에 따라 관련 협력 업체인 1차 금속·기계 업종의 부실률이 높아지고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가계 및 개인사업자대출과 관련해 참석자들은 "현재 가계대출 증가율과 연체율 등은 모두 관리 가능한 수준에서 안정적 추세를 보여주고 있다"면서도 "다중채무자의 연체율이 높아지고 있어 이들에 대한 별도의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지난 3월부터 시범운영중인 총체적상환능력비율(DSR)에 대해서는 "현장에서 상당히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다"는 평가가 많았다.

이와 관련해 한 은행은 DSR이 100% 이상인 대출은 본부승인 후 취급가능한데 신규 여신중 약 9.8%가 DSR 100%를 초과해 이중 35%의 승인이 거절됐다는 사례를 전달했다.

다만 참석자들은  국가유공자대출 등 정책적 목적으로 취급되는 대출에 대한 DSR 적용제외, 지역여건을 고려한 차등적용 등의 제도 개선과제도 건의했다.

주택담보대출 규제 강화에 따른 풍선효과 발생 우려가 커지고 있는 신용대출과 관련해서는 "풍선효과가 명확히 발생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었다.

한 시중은행 담당자는 "신용대출의 40%가 3000만원 이하의 소액대출로 취급되고 있다"며 "신용대출의 대부분이 주택매매자금보다는 전세보증금 부족분 충당이나 생활자금 등으로 사용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전세자금대출에 대해서는 "실수요대출이라는 점에서 대출규모를 인위적으로 관리하기가 쉽지 않다"는 입장이 많았다.

참석자들은 "금리우대를 통한 분할상환유도, 전세자금반환보증 가입유도 등을 통해 전세자금대출의 리스크를 관리하고 있다"면서 이에 대한 별도의 인센티브 제공을 희망했다. 인센티브로는 전세자금반환보증을 가입한 전세자금대출 취급시 가계대출 관리목표에서 가중치를 하향 조정하는 방안 등이 제시됐다.

개인사업자대출의 경우 "전반적인 대출 건전성 등에 큰 문제는 없으나 소규모 음식·도소매업 등 생계형 자영업자에 대해서는 면밀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진단을 내놓았다.

참석자들은 "창업 노하우와 준비가 부족한 자영업자들은 실패하는 확률이 높지만 실패를 경험한 자영업자가 재창업을 하는 경우에는 성공 확률이 크게 높아진다"면서 "창업 노하우 전수, 창업 컨설팅 등 준비된 창업을 유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과제"라고 지적했다.

금융위는 "이날 간담회에서 논의된 내용에 대해 적극 검토해 필요한 사항은 향후 정책수립에 반영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현장의 목소리를 지속적으로 경청해 가계·기업대출의 리스크 요인을 선제적으로 관리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한편 간담회에서 최 위원장이 정부의 가계대출 총량 관리에 협조해줄 것을 시중은행에 당부했다는 보도와 관련해 금융위 관계자는 "당시 간담회는 최 위원장이 이야기를 주로 들었던 자리"라며 "가계대출 증가율이 떨어지고 있는데 은행들이 가계부채를 잘 관리해주고 있어서 고맙다는 정도의 이야기가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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