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환자 98%, 사우디 메르스 공포…"성지순례 연기 권고"

올해 사망자 26명 모두 사우디서 확진

작년 하지때도 국내서 450여명 출국

낙타접촉·낙타유섭취 등으로 1차감염

【메카=AP/뉴시스】사우디 아라비아의 이슬람교 성지 메카에 있는 대모스크 내 카바 성전 주변에 7일 (현지시간) 하지 순례객들이 몰려있다. 하지는 오는 10일 공식적으로 시작된다. 2016.09.07

 【세종=뉴시스】임재희 기자 = 질병관리본부는 14일 이슬람 성지순례기간을 맞아 올해 전 세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환자의 98%가 발생한 사우디아라비아 방문 시 감염 주의를 당부했다.

 이슬람력 순례의 달인 12월 사우디아라비아 메카, 메디나, 제다 성지를 순례하며 종교 의례에 참가하는 하지(Haji) 기간 180여개국 무슬림 300만명이 사우디아리비아를 찾는다. 지난해 국내에서도 8월30일~9월4일 엿새동안 450여명이 성지순례를 위해 출국했다.

 올해 세계적으로 메르스 환자 108명이 발생한 가운데 98%인 106명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나타났다. 전체 사망자 26명 모두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메르스로 확진된 이들이다.

 메르스는 정확한 전파 경로가 아직 확인되지 않았으나 낙타 접촉, 낙타유 섭취 등을 통해 1차 감염되고 확진환자와 직·간접 접촉(비말감염) 등으로 전염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2~14일 잠복기를 거쳐 발열을 동반한 기침, 가래, 숨가쁨 등 호흡기 증상이 나타나며 설사, 구토와 같은 소화기 증상도 관찰된다. 림프구감소증, 혈소판감소증을 일으킨다. 치명률은 30% 정도다.

 사우디아라비아 보건부와 의료계 전문가들은 심장질환, 신장질환, 폐질환, 당뇨, 면역질환 등 기저질환자와 임신부, 고령자, 어린이 등은 안전을 위해 순례 방문 연기를 권고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올해 성지순례기간인 19일부터 24일까지 외교부, 주한사우디아라비아 대사관, 성지순례 전문 여행사와 함께 출국자를 대상으로 홍보를 하고 입국자 검역을 강화하기로 했다.
    
 중동지역 입국자 대상으로 발열감시, 일대일 개별 체온측정, 건강상태질문서 징구 등 특별검역을 하고 입국 후에는 증상 발생 시 신고안내 SMS(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총 4회(1일, 5일, 10일, 14일차) 발송하고 있다. 이때 건강상태질문서를 제출하지 않거나 허위로 작성하면 7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입국할 때 발열이나 호흡기 증상이 있다면 검역관에게 신고해 역학조사에 협조하고 감염 여부 확인이 필요할 땐 격리·입원 검사를 위한 절차에 협조해 줄 것을 부탁했다.

 의료기관엔 진료 전 내원 때부터 환자의 중동방문력을 확인토록 했다.

 중동지역 입국자의 해외여행력 정보를 메르스 최대 잠복기 14일간 의약품안심서비스(DUR)와 해외여행력정보제공프로그램(ITS), 수진자자격조회 시스템을 통해 일선 의료기관에 제공하고 있다. 외국인등록번호가 없는 외국인은 DUR(ITS)시스템에 정보가 제공되지 않아 의료기관에선 다음달 한 달간 외국인 진료 시 꼭 중동지역 방문력을 살펴야 한다.

 내원 환자의 중동방문력이 있고 의심증상을 보일 땐 환자를 귀가조치하거나 다른 의료기관으로 옮기지 말고 즉시 질병관리본부 콜센터(1339)나 관할 보건소에 신고해야 한다.

 올해 국내 메르스 의심환자 신고 건수는 이달 8일 현재 839건이었다. 호흡기 증상과 함께 2주 이내 중동지역을 방문, 유행 지역 의료기관 방문, 낙타 접촉 등으로 의심환자로 분류된 경우는 144명이었으나 모두 음성으로 확인됐다.

 질병관리본부 소속 방역관, 역학조사관 등 80명, 민간전문가 33명 등으로 구성된 즉각대응팀 10개조가 즉시 출동이 가능하도록 준비하고 있다. 환자 발생시 국가지정 입원치료병상이 29개기관 150개 상시 운영 중인데 161병상으로 늘어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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