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南 볼음도 남편 은행나무·北 연안 아내 은행나무 영혼의 칠월칠석

등록 2018.08.17 15:5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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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 볼음도 은행나무

강화 볼음도 은행나무


【강화=뉴시스】이수지 기자 = '독수공방' 남녘 강화 남편 은행나무와 북녘 연안 아내 은행나무의 영혼이 만났다.  

문화재청은 17일 인천 강화군 서도면 볼음도리 현지에서 천연기념물 제304호 강화 볼음도 은행나무 자연유산 민속행사를 열어 남북 평화를 기원했다.

김종진 문화재청장은 행사에서 "여기 은행나무는 남편 나무인 수나무로 800년 전 홍수를 만나 뿌리째 뽑히면서 황해남도 연안군 호남리에 아내 나무를 남겨둔 채 여기까지 떠내려왔다"며 "당시 볼음도 어부들이 나무를 다시 심어주고 북에 있는 주민들과 연락해 북녘 은행나무와 같이 날짜를 맞춰 제를 지내줬다고 한다"며 부부 은행나무 사연을 소개했다.

북한 연안 은행나무

북한 연안 은행나무


이어 "수백 년을 이어온 행사가 6·25전쟁 이후 중단되면서 부부 은행나무는 이산가족처럼 서로 떨어져 오랜 세월을 견뎌왔다"며 "오늘은 오랫동안 중단된 부부 은행나무 의례를 남쪽에서 먼저 복원하는 역사적인 날이다. 최근 평화를 향한 남북한의 노력으로 다채로운 남북교류가 활발히 진행하는 가운데 이뤄지는 행사여서 더욱 뜻깊다"고 행사 의의를 설명했다.

강화 볼음도 은행나무 자연유산 민속행사

강화 볼음도 은행나무 자연유산 민속행사


그는 "문화재청은 오늘 행사가 남북 평화의 시작을 알리는 행사로 해마다 꾸준히 이어져 장래에는 예전처럼 남북이 공동으로 같은 날 행사를 열 방안을 모색해 나가겠다"며 "오늘 행사를 계기로 남북으로 흩어져 있는 우리 민족 문화 유산을 남북이 함께 조사하고 보호하는 사업을 활발히 이어나가 역사 동질성을 회복하겠다"고 다짐했다.
 
강화군, 한국문화재재단, 사단법인 섬 연구소 등과 공동으로 진행한 이번 행사에는 김 청장을 비롯해 강종학 강화군 부군수, 진옥섭 한국문화재재단 이사장, 강제윤 섬 연구소 소장 등 행사 관계자들과 볼음 1리 김희신 이장, 볼음 2리 문학현 이장, 천정수 볼음교회 감리교 목사 등 주민이 참석했다.

강 부군수는 축사에서 "오늘은 수백 년 해풍을 맞으며 볼음도 역사를 안고 서 있는 자연유산인 은행나무와 볼음도 주민의 삶을 되새겨 보는 뜻깊은 날"이라며 "오늘은 견우와 직녀가 만나는 칠월칠석이다. 견우와 직녀처럼 암나무인 황해도 은행나무와 수나무 볼음도 은행나무가 만나길 기원한다. 남북이 자유롭게 만날 수 있는 평화의 시작이 볼음도에서 출발해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한국화가 신은미씨 퍼포먼스

한국화가 신은미씨 퍼포먼스

국악인 박애리가 진행한 이날 문화행사에는 강제윤 섬 연구소 소장의 '평화의 시' 낭송, 한국의집예술단의 춤 '태평성대', 한국 화가 신은미의 페인팅 쇼, 명인 이태백의 '아쟁 산조', 한국의집예술단의 '살풀이', 서진실의 판소리 '사랑가', 한국의집예술단의 '북춤과 풍물놀이', 주민들과 함께 하는 '화합의 대동 놀이' 등 공연이 펼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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