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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유해진 중국인 일본 제품 찾는다…中서 '메이드 인 재팬' 인기↑

등록 2018.08.30 09:4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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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중산층, 일본산 제품은 "질 좋다"고 인식

中기업들, '메이드 인 재팬' 라벨 붙이려 일본에 제조공장 짓기도

【요코하마(일본)=AP/뉴시스】2017년 1월 일본 요코하마(橫浜)항에 수출용 자동차들이 선적을 기다리고 있다. 일본은 11일 자동차 수입에 대한 미국의 관세 부과는 일본 차 관련 일자리 수십만개를 위협하고 미국 내 소비자 가격을 올리는 동시에 미국과 세계 경제를 위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2018.7.11

【요코하마(일본)=AP/뉴시스】2017년 1월 일본 요코하마(橫浜)항에 수출용 자동차들이 선적을 기다리고 있다. 일본은 11일 자동차 수입에 대한 미국의 관세 부과는 일본 차 관련 일자리 수십만개를 위협하고 미국 내 소비자 가격을 올리는 동시에 미국과 세계 경제를 위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2018.7.11


【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 중국에서 일본산 제품, 이른바 '메이드 인 재팬'의 인기가 급증하고 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9일 보도했다.

 소득 수준이 향상된 중국 중산층이 '품질 좋은 제품'으로 인식되는 일본산 제품을 선호하는데다, 지난 몇 년간 경색된 중일 관계가 최근 개선 국면에 접어든 것이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중국인들의 일본산 제품 선호에 '메이드 인 재팬' 라벨을 붙이기 위해 일본에 제조공장을 건설하는 중국 기업도 생기고 있다. 중국 상하이에 위치한 칫솔 제조업체인 '상하이 선싱 브러시'는 최근 일본 오사카에 자사 제조공장을 설립하기로 했다. 

  이 기업의 왕린 상무이사는 "중국의 생활수준이 높아지고 있어, 소비자들이 질 좋은 상품을 찾고 있다"며 "중국인들은 일본산 제품에 대해 좋은 인상을 가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뿐 아니다. 그간 인건비 절감을 위해 일본을 떠나 중국이나 베트남 등으로 제조공장을 이전한 업체들도 일본산 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자, 다시 일본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도쿄에 본사를 둔 일본의 유명 화장품 업체인 시셰이도는 최근 자국에 새로 제조공장을 건설하기로 했다. 시셰이도가 일본에 새 제조공장을 짓는 것은 1983년 이후 35년 만에 처음이다.

 앞서 시셰이도는 6곳이던 자국 내 제조공장을 2015년 3곳으로 줄인 바 있다. 그러나 중국을 중심으로 자사 제품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자 최근 생산량을 대폭 늘리고, 본국에 제조공장을 신설하기로 한 것이다.  

 우오타니 마사히코 시셰이도 사장은 일본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들이 자사 제품을 대량 구매하는데다, 중국 본토에서도 자사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어 생산량을 대폭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시셰이도는 향후 2년 간 일본에 공장 2곳을 신설할 계획이다. 작년 한 해 시셰이도 제품의 중국에서의 판매율은 전년 대비 20% 증가했으며, 전 세계 판매율은 18% 증가해 1조 50억엔(약 10조 5000억원)을 기록했다.

 WSJ은 '메이드 인 재팬' 제품의 재부상한 원인에 대해 ▲부유해진 중국 소비자들의 선호도 변화 ▲중일 관계 개선이라는 정치적 원인 두 가지로 꼽았다.

 중국의 경제 성장으로 부유해진 중국 소비자들이 일본에서 만들어진 품질 좋은 제품을 선호하고 있다는 것이다. 베이징에 거주하는 30대 교사는 "일본 제품의 디자인이 좋다"라고 말했다. 그의 집은 냉장고부터 에어컨까지 일본산 제품으로 가득하다.

 화장품은 시셰이도 제품, 아기 기저귀도 일본산 제품을 애용한다는 한 중국인 여성은 "일본산 가전 제품은 모두 정교하게 제조됐다"고 평가했다.

 이에 더해 '메이드 인 재팬'의 인기는 지난 몇 년간 영유권 분쟁으로 경색됐던 중일 관계가 최근 여러 이유로 개선 국면에 접어든 것도 원인이라고 WSJ은 지적했다.

 중국과 일본은 2012년부터 동중국해 센카쿠 열도(중국명 다오위다오)  영유권을 둘러싼 외교갈등을 빚었고, 이로 인해 당시 중국에서는 일본산 제품의 불매운동 등이 일며 일본산 제품이 고전했다.

 그러나 양국 관계는 올해 중일 평화우호조약 체결 40주년을 맞았다는 명분으로 온기가 감돌고 있다. 중일 관계가 개선 국면에 있는 것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보호주의로 인한 무역전쟁으로, 중국이 주변국과의 경제협력 추진을 확대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더 설득력 있다.

 고바야시 신이치로 미쓰비시UFJ 리서치 앤 컨설팅의 연구원은 "(역사인식을 둘러싸고 일본과 갈등을 벌이고 있는) 중국이나 한국과 같은 나라에서는 정치와 경제 관계를 분리해서 생각하기 힘들다"라며, "정치적 긴장감이 다시 감돌면, 중국 소비자들은 일본산 제품 불매운동을 벌일 수 있다"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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