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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국제유가 전망 엇갈려…항공·해운업계 '촉각'

등록 2018.09.02 07:3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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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이란 경제제재 재개·OPEC 증산 등 변수 다양

항공·해운업계, 유가 상승에 2분기 실적↓

【빈=AP/뉴시스】 석유수출국기구(OPEC) 14개 회원국과 비(非) OPCE 산유국 10개국이 23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회의를 열고 있다. 산유국들은 이날 회의에서 일평균 100만 배럴의 증산에 합의할 것으로 보인다. 2018. 6. 23

【빈=AP/뉴시스】 석유수출국기구(OPEC) 14개 회원국과 비(非) OPCE 산유국 10개국이 23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회의를 열고 있다. 산유국들은 이날 회의에서 일평균 100만 배럴의 증산에 합의할 것으로 보인다. 2018. 6. 23

【서울=뉴시스】한주홍 기자 = 올 들어 국제유가가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면서 하반기 국제유가가 어떤 흐름을 보일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유가 추세가 수익과 직결되는 항공·해운업계에서는 유가 상승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제유가는 지정학적 리스크 요인 등으로 소폭 상승했다. 지난달 30일 마켓워치에 따르면 이날 뉴욕상업소에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일보다 1.06% 오른 배럴당 70.25 달러에 거래됐다. 두바이유는 배럴당 75.7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하지만 이 같은 상승세가 지속될지에 대한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오름세가 유지됐던 지난 2분기(4~6월)에 비해서는 소폭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과 이란 제재·지정학적 리스크 등의 영향으로 소폭 상승할 것이라는 예측이 혼재하는 상황이다.

 먼저 국제유가가 더 이상 상승하지 않고 하반기에 2분기 수준에서 소폭 하락하거나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유가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이미 상반기에 모두 반영됐고 하반기에는 유가 변동성에 크게 영향을 줄 만한 요인이 없다는 것이 이유다.

 김재경 에너지경제연구원 석유정책연구팀장은 "두바이유 기준으로 1분기에는 배럴당 평균 64달러, 2분기에는 배럴당 72달러로 상승했다"며 "3, 4분기에는 배럴당 69~71 달러가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팀장은 "당장 유가에 크게 변동을 줄 만한 요인이 없다"면서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완화 소식이나 미국의 이란 제재 재개 등의 요인이 있지만 이는 올해보다는 오히려 내년 상반기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OPEC플러스(14개 OPEC 회원국과 10개 비(非)OPEC 산유국) 지난 6월 회의를 열고 증산을 결정한 바 있다. 증산이 본격화되면 국제 유가 하락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미국의 이란 제재로 인한 이란산 석유 감소 역시 유가에는 큰 영향을 주는 요인이지만 당장 올 하반기에 미치는 영향은 적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대(對) 이란 경제제재 재개에 대한 행정명령'에 지난달 6일 서명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이미 금융과 일반 무역 거래에 관한 1단계 제재 조치가 시행됐으며 이란의 에너지 및 석유산업에 대한 제재는 오는 11월5일부터 시행된다.

 김 팀장은 "미국의 이란 제재 재개는 현재 협상 중이고 석유와 관련된 제재는 11월5일부터 시작돼 하반기에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고 오히려 상반기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며 "올해는 이란산 원유 공급이 20만 배럴 정도 줄어들고 내년에는 50만 배럴 이상 빠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미국의 대이란 경제제재 재개에 따른 이란 석유공급 영향'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미국의 대이란 제재 제개가 유예기간을 거쳐 본격화될 경우 대이란 제재의 강도에 따라 세계 석유공급 능력이 크게 교란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면서도 "미국의 대이란 제재 재개는 지난 2012~2015년 제재조치와 추진 주체와 제재 사유, 산유국 잉여생산 능력 면에서 큰 차이가 있어 파급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특히 미국의 대이란 제재 재개와는 무관하게 유럽연합(EU)를 비롯한 이란핵합의(JPCOA) 당사국인 프랑스, 영국, 독일, 중국, 러시아는 핵합의 준수 의사를 표명하고 있어 영향력은 이전보다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 같은 전망과 달리 국제유가가 상승하리라는 전망도 여전히 나오고 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은 지난달 8일 '8월 단기 에너지 전망 보고서'를 통해 올해 서부텍사스산 원유(WTI)의 평균가격 정망을 배럴당 65.95달러에서 66.21달러로 상향했다. 유가 상향 조정의 가장 큰 이유는 미국의 이란 제재 재개다.

유가 상승에 영향을 준 요인은 미국의 대(對)이란 제재 재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9월 이란의 원유 수출량이 7월 하루 평균 230만 배럴보다 큰 폭으로 줄어든 150만 배럴까지 감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서는 수준까지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유가에 수익성 직결되는 항공·해운업계 '촉각'

 기업들은 유가 동향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특히 유가 상승으로 인해 유류비가 상승하면 수익성이 악화될 수밖에 없는 항공·해운업계는 유가 상승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항공·해운업계는 지난 2분기 유가 상승으로 인해 영업이익에 손해를 봤다. 2분기 국제유가가 배럴당 70달러까지 치솟은 탓이다. 대한항공의 경우 연간 유류 사용량이 약 3300만 배럴 규모인데 유가가 배럴당 1달러 변동할 경우 3300만 달러의 손익 변동이 생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유류비 부담으로 인해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같은 대형항공사(FSC)는 물론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같은 저비용항공사(LCC) 모두 지난 2분기 1분기에 비해 저조한 실적을 보였다.

 해운업계 역시 마찬가지다. 지난 2분기 선박에 사용된 벙커C유는 1분기보다 20% 이상 상승한 톤당 450달러에 육박했다.

 현대상선은 지난 2분기 영업손실 1998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손실 역시 2427억원으로 적자를 지속했다.  현대상선은 유가 상승으로 인한 영업손실이 지속됐다고 설명했다.

 유창근 현대상선 사장은 지난 29일 "1, 2분기에 우리 당초 생각보다 기름값이 너무 많이 올랐다. 연간 1억5000만달러 이상 추가적으로 지불해야 하는 비용이 발생했다"며 "화주로부터 거둬들이는 할증료 부분이 훨씬 미치지 못해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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