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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BM 없는 北 열병식…미국 의식한 비핵화 의지 제스처인듯

등록 2018.09.09 15: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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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싱가포르 공동선언 후 첫 열병식

역지사지 자세…자신감 표출

北 김정은 中 리잔수 손 잡고 '번쩍'

【 평양=AP/뉴시스】북한 평양에서 9일 정권수립 70주년 열병식이 열리고 있다. 2018.09.09

【 평양=AP/뉴시스】북한 평양에서 9일 정권수립 70주년 열병식이 열리고 있다.  2018.09.09

【서울=뉴시스】김지훈 기자 = 북한이 9일 정권수립일(9·9절) 70주년 열병식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동원하지 않은 배경이 주목된다.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 교착 국면에 활로를 뚫기 위한 차원의 메시지로 풀이된다.

 이날 정보당국 관계자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전 평양에서 1만2000명 이상의 인원을 동원해 9·9절 경축 열병식을 개최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열병식에 ICBM이 동원됐는지 여부에 대한 추가 분석이 필요하다고 설명한 가운데 평양 현지에 들어간 주요 외신들은 하나같이 "열병식에 ICBM은 등장하지 않았다"고 타전했다.

 이는 지난 2월8일의 인민군 창군 70주년 경축 열병식보다도 축소된 규모다. 당시 북한은 열병식을 생중계하지 않고, 새로운 전략무기를 공개하지 않으면서도 한편으로는 ICBM 화성-15형과 ICBM급 화성-14형을 동원하며 핵 무력을 과시했다.

 북한은 이번 9·9절 경축 열병식을 계기로 남북 정상 간 4·27 판문점선언과 북미 정상 간 6·12 공동선언 이행 의지를 거듭 강조하려 했다는 관측이다. 

【평양=AP/뉴시스】북한은 9일 조선인민공화국 창건70주년을 맞아 평양에서 대규모 군대 퍼레이드를 벌이고 있다. 2018.09.09.

【평양=AP/뉴시스】북한은 9일 조선인민공화국 창건70주년을 맞아 평양에서 대규모 군대 퍼레이드를 벌이고 있다. 2018.09.09.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김정은 위원장은 정권수립 70주년 행사 때 인민에게 ICBM과 SLBM을 보여주고 싶었겠지만, 역지사지의 자세를 보여준 것"이라며 "김 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서로에 대한 신뢰와 존중을 이야기하는 와중에 열병식에 ICBM을 동원하는 건 약속을 어기는 셈이 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이어 "김 위원장은 이번 열병식을 통해 북미 정상회담 이후에는 달라졌다는 메시지와 함께 상대방을 배려하는 자신감까지 표출한 것"이라며 "더불어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거듭 분명하게 밝힌 것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북한은 이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사설에서도 "최강의 전쟁억제력을 가지게 됐다"고 선전하며 "평화보검의 만년보검을 틀어쥔 우리 조국이 경제강국으로 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강조했다.

【평양=AP/뉴시스】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9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창건70주년 행사에서 중국 리잔수 상무위원장과 참석해 잡은 손을 들어 보이고 있다. 2018.09.09.

【평양=AP/뉴시스】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9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창건70주년 행사에서 중국 리잔수 상무위원장과 참석해 잡은 손을 들어 보이고 있다. 2018.09.09.

이는 지난 4월 당 전원회의에서 핵-경제 병진노선의 승리적 결속을 선언하며 새롭게 제시한 경제 총력 노선에 따른 투쟁심을 고취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핵을 놓고 경제를 잡겠다는 방침을 대내외적으로 확인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김 교수는 "북한은 핵을 내려놓고 평화롭게 잘 살 수 있는 전환점을 만들었다는 점을 강조하려 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한편 김 위원장은 이날 중국과의 우호·친선관계를 과시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열병식 주석단에서 중국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특별대표로서 방북한 리잔수(栗戰書) 전국인민대표회의 상무위원장의 손을 잡고 번쩍 들어 올렸다. 김 위원장과 리 위원장은 수초간 손을 잡고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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