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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지급보장부터 삼성물산 반성까지'…성토장된 국민연금 토론회

등록 2018.09.17 18:2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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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서울서 첫 국민 토론회 개최…시민 160명등 참여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모든 문제의식에 공감"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17일 오후 서울 광화문 KT스퀘어에서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 주최로 '국민연금 개선, 국민의 의견을 듣습니다' 국민 참여 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2018.09.17.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17일 오후 서울 광화문 KT스퀘어에서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 주최로 '국민연금 개선, 국민의 의견을 듣습니다' 국민 참여 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임재희 기자 = "국민연금 불안 해소 방안은 '국가가 지급보장을 한다'는 단어만 넣으면 된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으로 인한 손실에 대해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반성부터 할 줄 알았다."

 "국민연금이 주식 대여를 하면 공매도로 넘어가 주가 하락에 이용된다."

 정부가 마련해 다음달 안으로 국회에 제출하려는 국민연금 제도 개선안과 관련해 17일 서울 광화문 KT스퀘어에서 첫 '국민연금 개선, 국민의 의견을 듣습니다'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토론회에는 사전 신청자 617명 가운데 약 4대1의 경쟁률을 뚫고 참석한 시민 160명이 모인 가운데 '국민연금 성토장'을 방불케 했다. 지난달 국민연금 재정계산 결과를 바탕으로 나온 제도 개선 정책 자문안에 대한 의견부터 현행 기금운용방식, 제도 운영상 불편 사항 등이 쏟아졌다.

 청년과 수급자, 노동자, 중소사용자, 지방의원으로 구성된 시민패널들은 "국민연금 혜택을 받지 못하는 제도 사각지대를 해소해 달라", "국가 지급보장을 법에 명문화해 달라", "국민연금 기금이 어디에 투자되는지 등 믿을만한 정보를 제공해 달라"는 등의 내용을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 측에 요구했다.

 방청객에선 더 구체적으로 국민연금 제도와 공단에 대한 불만을 털어놨다.

 소기업을 운영하고 있다는 남성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 대한 자기 반성을 국민연금공단 측에 촉구했다. 이 남성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승계문제로 적게는 3000억원에서 많게는 6000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고 한다"며 "그 문제에 대해 이사장이 반성할 줄 알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근혜 정부 당시 국민연금공단은 제일모직과 옛 삼성물산 합병 과정에서 합병비율을 삼성측에 유리하게 평가한 정황이 복지부 조직문화 및 제도개선위원회 등에 확인된 바 있다. 금융계 등에 따르면 합병에 찬성표를 던져 국민연금이 짊어지게 된 손해는 최대 5900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과정은 공단 입장에선 트라우마다. 국민들한테 엄청난 불신을 초래했고 지금도 불신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합병이 이뤄졌던 시점은 제가 야당 보건복지위원회 간사였을 때로, 삼성물산 합병은 잘못된 것이고 피해를 국민들한테 돌려줘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했던 사람"이라며 "국민이 받기 원하는 구체적인 보상은 법원 판결과 절차에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17일 오후 서울 광화문 KT스퀘어에서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 주최로 열린 '국민연금 개선, 국민의 의견을 듣습니다'를 주제로 열린 대토론회에서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18.09.17.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17일 오후 서울 광화문 KT스퀘어에서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 주최로 열린 '국민연금 개선, 국민의 의견을 듣습니다'를 주제로 열린 대토론회에서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토론회에선 국민연금의 주식대여를 통한 공매도 문제가 제기되기도 했다.

 바른미래당 이태규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공단은 2014년부터 올해 6월까지 4년6개월간 주식대여 건수는 1만6421건이었으며 누적 금액은 974조원이 넘었다. 이 과정에서 주식을 빌려서 팔았다가 주가가 떨어지면 되갚는 공매도가 이뤄지는데 대규모 공매도로 주가가 떨어지면 개인투자자들이 손해를 본다는 게 이들 주장이다.

 주식투자자 입장을 대표하겠다고 한 남성은 "국민연금이 주식대여를 하게 되면 공매도에 이용된다"며 "국민을 위한 국민연금이라면 주식대여를 중지하고 대여한 주식을 회수해 주십시오"라고 말했다.

 국민연금공단 관계자는 "주식대여 제도는 자본시장에서 허용하고 있는 현행 제도"라며 "주식대여 시장에서 국민연금이 차지하는 비율은 1.8%로 낮아 국내 주식시장을 하락시키는 원흉이라는 시각은 오해"라고 해명했다.

 직장인 여성은 국민연금 독촉고지가 소급적용돼 부과되는 문제를 꼬집었다. 이 여성은 "1~2년 지나 부과된 국민연금 납부액에 대해 해당 일용직 노동자에게 보험료율 9% 중 노동자분 4.5%를 부담해 달라고 말할 수 있겠느냐"며 "이런 일이 최근 들어 잦아져 연금 제도에 대한 불안을 느끼게 되고 신뢰 있는 납부가 불가능해진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17일 오후 서울 광화문 KT스퀘어에서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 주최로 '국민연금 개선, 국민의 의견을 듣습니다' 국민 참여 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참가자들이 국민연금에 대한 메세지를 적은 포스트잇이 게시돼 있다. 2018.09.17.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17일 오후 서울 광화문 KT스퀘어에서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 주최로 '국민연금 개선, 국민의 의견을 듣습니다' 국민 참여 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참가자들이 국민연금에 대한 메세지를 적은 포스트잇이 게시돼 있다. [email protected]

토론을 지켜본 김성주 이사장은 "패널과 방청객에 참석해주신 분들께서 꼭 필요한 말씀을 지적하셨다"며 "제도개선은 최종적으로 국회에서 하게 돼 답을 이 자리에서 드리는 건 적절하지 않지만 말씀하신 모든 부분에 공감하고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단은 이날 서울 토론회를 시작으로 전국 15개 시도에서 토론회를 차례대로 개최한다. 향후 토론회 참석을 희망한다면 19일까지 국민연금 누리집(www.nps.or.kr)에서 참여 신청을 할 수 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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