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서진, 카톡 안 깔았다···문자만 하는 배우의 핸드폰 영화
이서진
배우 이서진(47)은 31일 개봉하는 영화 '완벽한 타인'을 이렇게 소개했다.
현대인의 필수품인 휴대폰을 소재로 한 작품이다. 이서진과 함께 유해진(48)·조진웅(42)·윤경호(38)가 40년지기 고향친구, 염정아(46)·김지수(46)·송하윤(32)이 이 친구들의 배우자로 등장한다.
서로에게 비밀이 없다고 믿는 친구 7명이 휴대폰으로 오는 문자·전화·카톡 등을 강제로 공개해야 하는 게임 때문에 벌어진 이야기다. 전화벨이 울릴 때마다 사람들이 감춰 온 비밀이 하나둘씩 드러난다.
이서진은 "휴대폰 잠금해제 게임을 당연히 안 좋게 생각한다"며 "영화에서 내 폰의 내용을 보기 위해 이 게임이 시작된다. 게임을 제안한 사람의 심리는 이해되는 면이 있다"고 말했다.
"가장 가까운 사람의 휴대폰을 볼 수 있는 일이 생기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도 "절대 보고 싶지 않다"고 답했다. "모르는 게 좋다. 내가 상대방에게 무관심하고 싶고, 상대방이 나한테도 무관심한 게 좋은 것 같다. 예의상 뭔가 말하는 것을 안 좋아한다. 서로 믿고 지내는 것이 중요하다. 믿지 못하면 만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카카오톡도 깔지 않았다. "복잡해지는 게 싫어서 카톡을 안 하고 문자만 한다. 그래서 주변사람들에게 핀잔을 많이 듣는다. 소외되고 싶다. 굳이 들어가서 끼고 싶지 않다. 앞으로도 그런 생각은 확고하다."
"나에게 이런 역할을 한다는 것 자체가 도전이었다. 전에는 굳이 안 할 것 같았는데, 지금은 생각이 변했다. 배우로서의 길을 생각했을 때 한 번 해보고 싶은 역할이었다. 또 이번 영화를 하게 된 것은 감독이 크게 작용했다."
MBC PD 출신인 이재규(48)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드라마 '다모'(2003), '패션 70's'(2005), '베토벤 바이러스'(2008), '더 킹 투 하츠'(2012) 등을 연속 히트시켰고 영화 '역린'(2014), '인플루언스'(2010) 등을 연출했다.
이서진은 '다모' 이후 13년 만에 이 감독과 재회했다. "돌이켜보면 열정이 많았을 때다. '다모'는 사전 제작 드라마였는데, 서로 의견이 부딪힐 때도 있었다. 드라마가 잘 되면서 관계도 좋아졌다. 다시 만나 일해보니 확실히 예전보다 여유로워진 면이 있다. 감독이 확고하게 원하는 것이 머릿 속에 들어있었다. 이 영화는 연출의 힘이 크다."
'꽃보다 할배' 시리즈(2013~15·2018), '삼시세끼' 시리즈(2014~17) '윤식당'(2017~18) 등 나영석(42) PD가 이끄는 tvN 예능 프로그램에서 활약했다.
"예능은 나 PD가 하자는 것을 빼고는 안 한다"며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사실 예능을 잘 모른다. 내가 하는 것은 예능이 아니라 다큐에 가깝다. 나 PD가 사람들이 좋아하는 프로의 추세를 잘 탄 것 같다."
이서진은 "다양한 연기를 추구해야 하는 시기가 아닌가 싶다"며 "가족 이야기나 멜로는 안 하고 싶다. 악역도 좋고 좀 센 캐릭터를 해보고 싶다"고 전했다.
"배우도 나이를 들어가면 바뀐다. '아직도 30대를 할 수 있어'라고 생각하는 것보다는 내 나이에 맞게 새로움을 추구하는 게 맞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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