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기고]'뭘 해도 잘되는 조직으로 가는 비결'

등록 2018.11.07 09:00:00수정 2018.11.07 11:48:12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김종호 서울지방병무청장


【서울=뉴시스】 김종호 서울지방병무청장.

【서울=뉴시스】 김종호 서울지방병무청장.


【서울=뉴시스】 우리가 주변이나 직장 내에서 보면 뭘 해도 잘 되는 사람이 있다. 요즘 젊은 세대가 쓰는 용어로는 "될놈될(될 놈은 된다)" 쯤으로 표현할 수 있겠다. 일 처리도 빠르고 인간관계도 잘 맺는 이들이 직장 내 승진 등 평가에서 한 발 앞서 나가는 건 당연해 보이고 임원 같은 관리직으로  가는 건 단지 시간문제라 생각되는 건 자연스럽다. 

이들이 남들보다 앞 서 나갈 수 있는 비결은 과연 무엇일까? 한 대학 실험에서 대기업 경영진이 어떻게 임원이 될 수 있었는지를 연구했다고 한다.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성공적으로 임원이 된 사람들은 대체로 직장 내 상급자에게 자주 조언을 구하는 특징을 갖는다고 한다. "제가 이런 문제에 부딪혔는데 어떻게 해결해 나갈지" "제가 이런 부분이 약한데 어떻게 실력을 키우죠" 등등 이런 질문은 실용적이고 현실적인 정보를 얻을 뿐 아니라 상급자의 마음까지 살 수 있게 해 준다. 물론 조언만으로 무조건 성공하는 건 아니다. 실력과 운, 인간관계나 사람을 대하는 태도 등 여러 요소가 어우러져 소위 잘 나가는 사람이 될 수 있었겠지만 여기서 말하고 싶은 핵심은 조언을 구하고자 하는 태도이다.

조언을 구하려는 태도는 타인과의 소통을 통해 문제의 답을 찾아가고 개인이 성장하는 데 필요한 중요한 요소다. 이는 비단 한 개인에게만 국한된 건 아니다. 주변에서 소위 답을 내는 조직, 성과를 내는 팀으로 평가받는 그룹을 보면 구성원 간 세대, 선․후배, 동료를 망라하여 잘 어울리고 자기 생각을 말함에 있어 거리낌 없는 것을 볼 수 있다.

개인의 발언권이 인정받는 분위기에서는 실수를 하게 되더라도 숨기지 않고 공유할 수 있어 문제를 즉각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터무니없어 보이는 아이디어도 스스럼없이 제기할 수 있어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는 단초가 될 수 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조직에서 실수를 하게 되면 죄 지은 사람처럼 느껴 그 순간을 모면하고자 얼렁뚱땅 넘기거나 감추기에 급급해하다 결국 더 큰 문제로 곪아 터지는 것을 보게 된다. 조직이라는 유기체에서 조직 문화가 왜 중요한 지는 더 이상 말하지 않더라도 다들 공감하는 부분이다. 이처럼 잘 되는 조직이라면 구성원 개개인이 존중받고 소통이 자유로워 정보 공유가 특별하지도 않고 일상적인 분위기에서 근무하는 조직문화를 갖고 있다. 

필자는 올해 7월 서울지방병무청의 청장으로 부임했다. 서울병무청은 병무청의 소속기관 중 그 규모가 가장 크다. 관리하는 병역의무자는 전국의 20%에 달하고 직원을 포함해 근무하는 인원은 300명에 이르는 명실상부 수도 병무청이자 대표 지방병무청이다.

큰 조직의 리더로서 4개월 여 근무하는 동안 근무여건이 녹록치 않음을 느꼈다. 타 지역보다도 한층 까다롭고 복잡한 양태의 민원 요구가 연일 일어나고 많은 수의 직원들이 뿜는 생각의 차이와 다양성이 존재하는 곳, 이런 근무 여건을 오히려 긍정적인 요소로 삼아 성장과 발전의 동력으로 견인할 수 있는 조직 문화를 조성하는 것이 서울병무청의 리더가 해야 할 역할이라 생각하게 되었다. 

유태격언에 보면 '한 번에 바다를 만들려고 하지 말고, 우선 작은 강부터 만들어야 한다'는 말이 있다. 작은 강을 만들기 위해서는 구성원 간의 소통이 일상적으로 이루어져 서로의 입장, 부서 간 업무 특성이 이해되고 공유되며 직원 개인이 자유롭게 자기 생각을 말할 수 있고 발언권이 존중되는 그런 조직문화가 전제되어야만 한다.

상대에 대한 이해에서 신뢰가 싹 트고, 기다림을 통해 인내와 진정성 있는 대화가 있는 조직, 소통과 공유로 개인과 조직이 함께 성장하는 조직, 뭘 해도 잘 되는 서울병무청이 되기 위한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해 필자는 작은 강과 또 하나의 작은 강이 만나 큰 바다로 함께 나갈 수 있도록 소통과 공유의 기회를 한 번이라도 더 구성원에게 어떻게  제공할 수 있을까 하는 행복한 고민을 해본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