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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핫이슈]브렉시트 '첫단추' 끼웠다…英내각,합의문 초안 승인

등록 2018.11.17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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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AP/뉴시스】테리사 매이 영국 총리가 15일 런던의 다우닝가 10번지 총리관저에서 기자회견 중 질문을 받고 있다. 메이 총리는 이날 유럽연합(EU)과의 브렉시트 합의안을 거부할 경우 영국은 깊고 큰 불확실성 속으로 빠져들 것이라며 자신에 대한 불신임투표 추진 움직임에 맞서 저항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2018.11.16

【런던=AP/뉴시스】테리사 매이 영국 총리가 15일 런던의 다우닝가 10번지 총리관저에서 기자회견 중 질문을 받고 있다. 메이 총리는 이날 유럽연합(EU)과의 브렉시트 합의안을 거부할 경우 영국은 깊고 큰 불확실성 속으로 빠져들 것이라며 자신에 대한 불신임투표 추진 움직임에 맞서 저항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2018.11.16


【서울=뉴시스】 영국 내각이 14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과의 브렉시트 협상 합의문 초안을 승인했다. 이로써 숱한 진통 끝에 브렉시트의 첫단추를 겨우 끼우는데 성공한 셈이 됐다.

580여쪽에 달하는 합의문에는 아일랜드 국경과 이민자, 환경, 과학까지 광범위한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일명 '이혼 합의금'이라 불리는 EU 탈퇴 재정부담금은 350억파운드(약 51조5000억)~390억파운드(약 57조4000억) 수준으로 한다는 합의와 2019년 3월29일 영국의 브렉시트 탈퇴 이후 21개월의 전환기를 보낸다는 내용 등이 합의문에 담겼다.

브렉시트 협상에서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아일랜드 백스톱(Backstop·안전장치)안이다. 영국이 EU와 브렉시트 최종 협상에 실패해 노 딜(no deal) 상태로 갈라설 경우, EU 관세 동맹에 남게 될 아일랜드와 영국은 국경이 강화된다. 이 경우 양측은 수출입은 물론, 사람들의 이동에도 불편을 겪는다.

영국과 EU는 제3의 방안을 제시, 백스톱이 필요한 경우가 없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2020년 12월 전환기간이 끝나기 6개월 전부터 무역협정을 마련해, 노 딜(no deal) 상태로 갈라지는 최악의 상황을 막겠다고 합의문에 명시했다.

기한 내 협상이 불가능할 경우 전환기간을 연장하는 방안도 고려할 예정이다. 합의문에 따르면 최악의 경우가 발생해 백스톱이 시행될 경우에도 이는 영-EU 무역협정이 발표되기 직전까지만 유효하다. 백스톱은 "양측(영국과 EU)이 더 이상 백스톱이 필요하지 않다고 간주될 때" 종료된다.


【런던=AP/뉴시스】 도미니크 랍 영국 브렉시트부 장관이 13일(현지시간) 불퉁한 표정으로 다우닝10번가 총리 관저를 떠나고 있다. 2018.11.16.

【런던=AP/뉴시스】 도미니크 랍 영국 브렉시트부 장관이 13일(현지시간) 불퉁한 표정으로 다우닝10번가 총리 관저를 떠나고 있다. 2018.11.16.



양측은 고용와 환경, 세금 뿐 아니라 국가 원조에 대해서도 영국이 EU 회원국과 일정 부분 수준을 맞출 것을 약속했다. 영국 기업들이 공격적인 방식으로 EU 회원국의 산업을 약화시키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영국은 세제에 대한 경보 교환, 투자 회사에 대한 보고, 세금에 관한 행동 강령 등에 EU 세금 지침을 따라야 한다. 벌써부터 잡음이 나오는 항목이기도 하다. 브렉시트 강경파는 브렉시트 이후 영국이 낮은 세율, 가벼운 규제를 통해 빠른 경제 성장을 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EU의 세금 지침에서 벗어나지 못할 경우 모든 그들의 희망사항은 물거품이 되고 만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합의문을 둘러싼 영국 내 정계 갈등은 심화 중이다. 영국 내각이 테리사 메이 총리의 브렉시트 협상 초안에 대해 지지 의사를 밝힌 지 하루만에 도미니크 랍 브렉시트부 장관과 에스터 맥베이 고용연금부 장관이 사임했다.

보수당 내 유럽회의론자 모임인 '유럽연구단체(ERG)'의 제이컵 리스-모그 하원의원은 메이 총리가 브렉시트와 관련된 그들의 신념을 배신했다며 의원들을 향해 불신임안의 가결을 촉구하고 나서고 있어 의회에서 초안이 가결될지도 미지수다.


[국제 핫이슈]브렉시트 '첫단추' 끼웠다…英내각,합의문 초안 승인


영국 의회를 통과해도 EU라는 관문이 남는다.

미셸 바르니에 EU 측 브렉시트 협상 수석대표에 따르면 예정된 영-EU 브렉시트 긴급정상회담 날짜는 11월25일이다.

문서가 공개되기도 전에 EU 회원국들은 초안을 두고 문제를 삼았다. 프랑스, 스페인, 덴마크 등은 EU가 영국에 충분한 대안도 없이 관세동맹을 비준하고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특히 향후 어업협정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배제된 채 관세동맹을 승인했다는 점에서 EU 회원국들의 비판이 이어졌다. 중요 어업국인 네덜란드는 영국 정부가 브렉시트 이후에도 과도한 혜택을 받고 있다며 강한 반대의사를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BBC는 EU에서 협상안이 상정되지 않을 경우 메이 총리가 노 딜 브렉시트, 재협상, 국민투표 등 새로운 국면에 직면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15일 브뤼셀에서 기자들과 만난 도날트 투스크 유럽연합EU 상임의장은 "11월에 영국과 마무리 협상을 할 준비가 돼 있다"며 "우리는 '노 딜 브렉시트'에도 준비가 돼 있지만 가장 잘 준비돼 있는 건 '노(no) 브렉시트'다"고 밝혔다.

메이 총리는 앞서 브렉시트가 영국 의회에서 부결될 경우 어떤 브렉시트의 가능성도 없어진다고 언급한 바 있어 투스크 의장의 '노 브렉시트' 발언은 더욱 의미심장하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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