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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신흥국 금융불안 장기화…테이퍼 탠트럼 능가할 수도"

등록 2018.11.18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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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금리인상 기조 맞물려 앞으로도 반복 가능성

과거보다 강도는 덜해도 국가별 차별화·장기화 양상

미·중 무역분쟁 리스크 불확실성, 부정적 영향 상당

한은 "신흥국 금융불안 장기화…테이퍼 탠트럼 능가할 수도"


【서울=뉴시스】조현아 기자 = 올들어 신흥국 주식과 채권시장을 중심으로 지속되고 있는 금융불안 양상이 미국의 금리인상 기조와 맞물려 앞으로도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왔다.

미·중 무역분쟁이 심화될 경우 취약국을 중심으로 지난 2013년 '테이퍼 탠트럼(긴축발작)' 수준을 넘어설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우리나라의 위험 노출도는 낮은 편이지만 신흥국 금융불안이 확산될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는 진단이다.

한국은행은 18일 해외경제 포커스에서 '과거 사례와 비교한 최근 신흥국 금융불안의 특징' 보고서를 통해 "이번 신흥국 금융불안은 과거와 비교할 때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덜 심각하나 국가별 차별화가 심화되고 가장 오랜기간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10월중 신흥국 주식시장에서 주가(MSCI 신흥국 지수)는 23.4%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흥국 금융시장 위험을 가늠할 수 있는 채권금리는 치솟았다. 신흥국채권가산금리(미 국채 기준)가 같은기간 103.8bp 상승했고 CDS프리미엄도 91.4bp 올라갔다.

통화가치는 떨어졌다. 지난달말 기준 신흥국 환율(JP모간 신흥국통화지수)는 지난 2월 대비 14.4% 하락했다. 지난 2010년대 이후 최저 수준이다.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달러화 강세로 이어지며 신흥국에 유입된 자본은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국제통화기금(IMF) 분석에 따르면 올해부터 내년까지 신흥국 자본유출 규모는 9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은 "신흥국 금융불안 장기화…테이퍼 탠트럼 능가할 수도"


다만 이번 금융불안은 과거 신흥국 전반으로 불안이 확산된 것에 비해 심각성은 덜 한 편이라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최근 신흥국 주가 하락속도(월평균 변동률)은 -2.8%로 테이퍼 탠트럼 수준(-10.7%)보다는 완만한 편이다. 그나마 미국의 금리인상이 예상대로 진행되면서 시장의 불확실성이 상당부분 해소됐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아르헨티나, 터키,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취약 신흥국에서는 시간이 지날수록 테이퍼 탠트럼 때와 비슷한 수준의 금융불안이 나타나는 등 국가별 편차가 심해졌다는 분석이다.

최근의 금융시장 불안이 역대 최장 기간인 9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점도 과거와 다르다는 지적이다. 과거 유럽 재정위기나 테이퍼 탠트럼 등 금융불안이 발생한 시기에는 대체로 2~9개월 내에 시장이 안정세를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에는 미 연준의 금리인상 기조로 취약 신흥국의 금융불안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특히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중국 경기 둔화 리스크는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부정적 파급 영향이 상당할 것으로 전망됐다. 보고서는 "중국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면 가격변수 변동성이 2013년 테이퍼 탠트럼과 2015년 중국 경기둔화 사례를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의 경우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 외환부문의 양호한 건전성으로 대외 리스크 노출 위험이 낮으나 잠재적 리스크가 작지 않다"며 "금융불안이 신흥국 전반으로 확산되면 진행과정이 빠를 수 있다는 점에서 위험요인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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