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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국민들,닛산 곤회장의 전격 체포에 분노·충격

등록 2018.11.20 15:2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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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 회장 체포는 닛산과 日검찰간 '사법거래'

【파리=AP/뉴시스】일본 검찰이 카를로스 곤(64) 닛산·르노 회장을 19일 금융상품거래법 위반혐의로 체포했다. 사진은 2017년 10월 6일 프랑스 파리에서 기자회견을 갖는 곤 회장. 2018.11.20 

【파리=AP/뉴시스】일본 검찰이 카를로스 곤(64) 닛산·르노 회장을 19일 금융상품거래법 위반혐의로 체포했다. 사진은 2017년 10월 6일 프랑스 파리에서 기자회견을 갖는 곤 회장. 2018.11.20

【도쿄=뉴시스】 조윤영 특파원 = 일본 닛산자동차의 부활을 이끈 카를로스 곤 회장(64)이 자신의 보수를 축소 신고한 혐의로 긴급 체포된 것과 관련해 일본 국민들은 큰 충격과 분노에 휩싸였다.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곤 회장이 체포된 다음날인 20일 닛산자동차의 쇼룸을 방문한 고객을 비롯해 곤 회장의 '재생플랜'으로 폐쇄됐던 공장의 현지 주민들 사이에서는 실망의 목소리가 높았다. 요코하마(横浜)시에 위치한 본사에 출근한 직원들도 시종일관 굳은 표정으로 '카리스마' 회장의 갑작스런 추락에 따른 충격이 이틀째 이어지고 있다.
 
 프랑스 르노자동차 부사장이었던 곤 회장은 1999년 르노자동차가 판매 부진 등으로 경영 위기에 빠진 닛산자동차를 인수하면서 닛산자동차 최고운영책임자(COO)으로 임명됐다. 이듬해 사장으로 승진한 곤 회장은 4200억엔(약 4조 2000억원) 가량의 자산을 매각하고 전체 사원의 14%에 해당하는 2만 1000명을 감축하는 과감한 '재생플랜'으로 닛산의 부활을 이끌었다.

 2000년 498만대였던 르노·닛산자동차의 판매량은 2014년 800만대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2016년에는 미쓰비시자동차까지도 인수해 '르노-닛산-미쓰비시 연합'을 결성해 세계 제2위 자동차그룹으로 도약했다. 곤 회장은 2011~2015년 자신의 실제 보수보다 약 50억엔(약 500억원) 가량 적게 기재한 유가증권 보고서를 제출한 혐의로 19일 긴급 체포됐다. 

 도쿄도(東京都) 무사시무라야마(武蔵村山)시에 있었던 닛산자동차의 무라야마(村山) 공장은 곤 회장의 '재생플랜'으로 2001년 3월 폐쇄됐다. '스카이라인' 등 닛산자동차의 간판 차종 약 1000만대를 생산했던 무라야마 공장 터에는 현재 대형쇼핑센터가 들어서 옛모습을 찾을 수가 없다.

 인근에서 녹차 등을 판매하는 모리타 가츠오(森田勝男·76)는 "닛산 관련 부품 공장들도 차례로 폐쇄되면서 이 곳에 집을 짓고 자리 잡은 직원들도 일자리를 찾아 다른 지역으로 이사가지 않을 수 없었다"며 폐쇄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곤 회장이 자신의 실제 수입을 축소신고한 혐의로 체포된데 대해 "인정없는 사람"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무라야마 공장에서 일했던 한 남성은 당시 가나가와(神奈川)현 요코스카(横須賀) 공장으로 전근하라는 회사의 명령을 항의없이 받아들였다고 한다. '닛산 부활을 위한 것"이라는 곤 회장의 말을 믿었기 때문이었다. 이 남성은 "이미 퇴직했지만 완전히 배신당했다"며 "(곤 회장이) 속인 50억엔만 있었다면 설비 투자를 더 할 수 있었던 것 아닌가"라며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日국민들,닛산 곤회장의 전격 체포에 분노·충격


 한편 도쿄 긴자(銀座에 위치한 닛산자동차 쇼룸 현관에는 20일 오전 10시 오픈 직후 "당사 대표이사 회장 등에 의한 중대한 부정행위에 대하여"라는 제목의 사과문이 붙여졌지만 곧 떼어졌다. 이에 대해 닛산자동차 담당자는 "이미 공개된 정보라 게시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쇼룸을 방문한 후쿠오카(福岡)현 출신의 한 남성은 "(닛산자동차의) 실적이 회복되는 가운데 발생해 놀랐다"며 "곤 회장은 독재자라는 이미지가 있어 부하들이 제대로 의견을 말하지 못해 (일이 이렇게까지 된)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고베(神戸)시 출신의 한 여성은 "금액이 너무 커서 서민들로서는 이해가 잘 안 된다"며 "열심히 일하는 (닛산자동차)의 직원들이 안됐다"며 안타까워했다.

 한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는 20일 일본 검찰이 곤 회장을 체포하는 과정에서 회사 측과 검찰 사이의 '사법거래'가 있었다고 보도했다. 일본에서 지난 6월 도입된 이 제도는 용의자나 피고가 다른 사람의 범죄에 대해 알려주는 등 수사에 협조하면 구형량을 줄여주는 제도로 탈세, 담합, 분식 회계 등 경제 사건이 적용 대상이다.

 곤 회장의 체포는 주식시장에까지 미쳤다. 전날 뉴욕 주식시장에서는 닛산자동차의 주가가 지난 주말 대비 8% 떨어졌으며 같은날 파리 주식 시장의 르노자동차 주가도 한때 15%까지 급락했다. 도쿄 증권거래소에서도 닛산 및 미쓰비시 자동차의 주식이 한때 7~8%까지 하락했다.

 곤 회장의 체포로 닛산, 르노, 미쓰비시 연합에도 균열이 생길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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