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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인터뷰]마츠모토 대표 "텐가, 콜라같은 제품…정용진과 협업 가능"

등록 2018.11.21 1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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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언제든 구매하는 코카콜라 같은 제품이 목표"

한국 텐가 1호점, 즐겁고 개방적인 곳 물색 내년 오픈

"정용진 삐에로쑈핑과 협업 의사 있다"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마츠모토 코이치 '텐가' 대표가 21일 오후 서울 중구 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남대문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8.11.21. park7691@newsis.com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마츠모토 코이치 '텐가' 대표가 21일 오후 서울 중구 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남대문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8.11.2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표주연 기자 = 성인용품 브랜드 텐가(TENGA)가 한국 시장 진출을 본격화한다. 텐가는 국내 최초의 텐가 숍(TENGA SHOP)을 오픈할 계획이다.

 뉴시스는 21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코트야드 메리어트 남대문 호텔에서 텐가 마츠모토 코이치(松本 光一) 대표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뉴시스는 지난 8월31일 텐가 여성용 제품에 대해 체험단을 모집해 기획기사를 실은 바 있다. 당시 체험단은 텐가 제품에 대해 "매우 예쁘다, 텀플러같다"는 등의 평가를 내렸다.

 마츠모토 대표는 한국 소비자들의 평가를 들려주자 "한국 소비자들의 미적 감각이 매우 높다"며 웃음을 지었다. 텐가 특유의 디자인에 대해 마츠모토 대표는 "예쁜 것만 추구하지 않는다"며 "디자인과 기능을 잘 융합시키는 것이 철학이자 이념"이라고 소개했다.

 텐가는 한국 법인을 설립한지 2년만에 본격 사업을 벌이려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은 아직 성에 대해 대단히 보수적인 문화가 남아있는 곳이다. 성과 자위에 대해 공개적인 장소에서 꺼내는 것은 아직도 금기시되고 있다. 한국 특유의 보수적인 문화 탓에 텐가는 일본보다 힘겨운 싸움을 벌일 수 밖에 없다.

 이에 대해 마츠모토 대표는 "성은 음란하거나 음침한 게 아니고, 기본 욕구다. 의식주와 같이 사람에게 필요한 것"이라며 "성을 옳바르게 즐기는 것이 필요하다는게 신념"이라고 설명했다

 마츠모토 대표는 "성을 음란하게 표현하는 것 자체가 비즈니스로 성립됐던 문화가 있었던게 사실"이라며 "그러니 이 가치가 진화하고 있고, 새로운 인식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이날 앞서 진행된 간담회에서 마츠모토 대표는 '마음의 장벽'을 수차례 언급했다. 성에 대한 각 나라 고유의 문화와 보수적인 시각이 텐가에 큰 장애라는 이야기다. 그간 사업을 하면서 각 나라에서 '마음의 장벽'을 성공적으로 무너트린 사례나 경험을 들려달라고 하자 마츠모토 대표는 고개를 저었다.

 "각 국가의 문화는 소중하다. 한국만의 문화가 있고, 유럽, 미국도 모두 각자 문화가 있다. 장벽을 부수자는게 아니고 넘어가자는 것이다. 그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그 나라 고유의 문화를 허물 생각은 없다."

 그 방법에 대해 마츠모토 대표는 "오사카 한 백화점에 팝업 스토어를 열은 적이 있는데, 첫날 1500명이 방문해 놀랐다"며 "20대부터 70대까지 매일 방문객이 이어졌는데 엄마와 딸이 함께 오고 남편과 함께 사용할 제품을 구매하는 일이 벌어졌다"고 소개했다.

 이어 "백화점 여성용 층에 예쁜 판매부스를 차리고, 직원이 제품에 대해 설명을 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했다. 직접 만져보고 설명을 들을 수 있는데다가 백화점 자체가 가지는 신뢰도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며 "고유의 문화는 무너트리지 않으면서 장벽을 넘을수 있던 사례 중 하나로 본다"고 설명했다.

 또 "텐가 헬스케어 제품을 의사들이 사용을 해서 연구를 진행한 적이 있다. 학회 발표에도 나올 정도였다. 의사들이 이 제품을 사용하면서 마음의 장벽이 낮아지는 계기가 됐다. 의사들이 쓰는거니까 이건 써도 되겠다라는 인식의 변화, 마음의 변화가 있었다"고 말했다.

 현재는 전 세계에서 팔리는 텐가지만 사업을 진행하면서 수차례 좌절도 있었다. 한 행사장에 텐가부스를 설치했더니 검은색 커튼으로 텐가 부스를 둘러쳐서 외부에서 볼 수 없게 만든 일도 겪었다.

 이 질문을 던지자 마츠모토 대표는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텐가 사업을 시작하고 초창기 겪었던 가슴 아픈 사례라서 그렇다고 한다.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마츠모토 코이치 '텐가' 대표가 21일 오후 서울 중구 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남대문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8.11.21. park7691@newsis.com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마츠모토 코이치 '텐가' 대표가 21일 오후 서울 중구 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남대문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8.11.21.  [email protected]

한참만에 입을 열은 마츠모토 대표는 "일본에서도 텐가 제품을 아무데서나 판매하지 않는다. 만 18세 이상에게만 판매하고, 구매를 강요하지도 않는다. 웹사이트 광고도 실어도 되는 곳과 안 되는 곳을 지키고 있다"며 "이런 부분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앞에 놓인 생수병을 가르키며) 물은 아무데서나 판매하고 연령제한도 없지 않느냐. 싫다고 하는 사람이 없어지고 누구가 구매할 수 있는 성인용품이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물처럼 팔리는 제품이 되는게 목표냐'고 다시 묻자 마츠모토 대표의 표정이 한결 신중해졌다.

 "물처럼 되면 좋겠지만 그것보다 (역시 탁자위에 콜라를 가르키며) 콜라 정도로 되면 좋겠다. 콜라는 모두가 알고 있고, 모두가 즐기고 있는 제품이다. 게다가 코카콜라는 비슷한 탄산음료 중에 대표격이다. 비슷하게 생긴건 다 콜라라고 부르지 않나. 탄산음료 중 가장 대중화되어 있다. 생활의 일부일 정도다. 콜라처럼 되는게 텐가의 목표라고 할 수 있다. 누구나 즐기고, 남녀노소 누구나 편하게 구매하고, 어디서든 구매할수 있는데, 게다가 광고도 너무 멋있다. 현재도 우리 목표 중 하나다"

 텐가는 내년 하반기 최초의 한국 숍을 오픈할 계획이다. 한국 법인 설립 이후 3년만의 매장 오픈이다. 지나치게 신중한게 아니냐는 질문에 마츠모토 대표는 "미국이나 유럽에서 처음에는 법인 설립을 안하고 대리점을 통해 제품을 판매했다"며 "그랬더니 우리 이념이 전달되지 않고, 판매만 되더라. 원하는 방식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마츠모토 대표는 "각 법인이 그 나라의 법규와 문화 등에 대한 기초 연구를 진행한 다음에 매장을 오픈하는 등 본격적인 사업을 벌이는게 맞다"며 "제대로 기반을 닦은 다음에 성장을 하는게 좋겠다고 생각한다. 돈을 들이고 화려하게 보여주는 식의 마케팅은 잘 진행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마츠모토 대표는 "이제 한국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기반이 닦였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텐가 1호점은 어떤 곳이 될까. 이날 그는 구체적인 장소나 규모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한국의 텐가1호점에 대해 마츠모토 대표는 "시부야에 번화가가 있는데, 남녀 관계없이 유통인구가 많고, 즐겁고 개방적인 곳"이라며 "일본의 시부야 같은 곳을 찾겠다"고 말했다. 이어 "음지에 있었던 성인용품을 양지로 꺼내는데 즐겁고 개방적인 장소로 하면 좋겠다"며 "그런 장소를 알아보고, 더 빨리 오픈할 수 있게 (텐가코리아에) 이야기 해보겠다"고 덧붙였다. 이 이야기를 들으면서 서울 홍익대 입구 번화가가 떠올랐다.

 그는 한국 유통 대기업과의 협업도 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최근 국내에서도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야심차게 준비한 삐에로쑈핑이 텐가 제품을 비롯한 성인용품을 취급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삐에로쑈핑은 텐가와 정식 계약이나 거래를 하고 있지 않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마츠모토 대표는 "삐에로쑈핑에서 우리 제품이 판매되고 있는 것은 파악하고 있다"면서 "신세계측과 직접 거래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마츠모토 대표는 "좋은 기회가 있으면 협업을 하는 것도 좋다"며 "우리 가치와 이념을 공유할수 있다면 신세계측과 언제든지 협업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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