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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감한 투자와 철저한 준비로 왕좌 차지한 카타르

등록 2019.02.02 10: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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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영 아스파이어 아카데미 출신 선수들 활약

【아부다비=AP/뉴시스】카타르의 환호

【아부다비=AP/뉴시스】카타르의 환호

【서울=뉴시스】김동현 기자 = 카타르가 2019 아랍에미리트(UAE) 아시안컵 왕좌를 차지했다. 과감한 투자와 오랜 시간 걸친 투자로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개최국의 자격을 확실히 증명했다.

카타르는 1일(한국시간) UAE 아부다비에 있는 자예드 스포츠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의 결승 경기에서 3-1 완승을 거뒀다.

카타르는 이번이 10번째 아시안컵 참가였지만 지금까지 단 한 차례도 우승한 적이 없었다. 결승 진출 또한 이번이 처음이었다.

카타르의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93위다. 아시아만 놓고 봐도 13번째에 해당한다. 아시안컵에서 우승하기에는 전력서 밀린다는 평가를 받았던 이유다.

그러나 사상 첫 결승에서 카타르는 시종 침착한 경기 운영으로 일본을 압도하며 우승을 따냈다. 대회 결승까지 열린 7경기를 모조리 이기며 전승으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FIFA 랭킹에 확연히 나타나진 않았지만 카타르는 꾸준히 내실을 다졌다.

지난해 10월 홈에서 에콰도르를 난타전 끝에 4-3으로 제압하며 기세를 올리더니 11월 유럽 원정에선 1승1무를 거두고 돌아왔다. 스위스 원정길에 올라 1-0 완봉승을 거뒀고 2018 FIFA 러시아 월드컵의 다크호스였던 아이슬란드와는 2-2로 비겼다.

지속적인 준비가 카타르를 변화시켰다.

과거 카타르는 남미 출신 귀화선수로 나름의 재미를 봤다. 울리 슈틸리케 전 한국 감독이 칭찬했던 세바스티안 소리아 등이 대표적이다. 소리아를 앞세워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에서 한국을 꺾은 적도 있다.

그러나 2022년 자국에서 열리는 대회를 앞두고 카타르는 노선을 바꿨다. 공격적인 투자로 어린 선수들을 육성하고 조직력 다잡기에 나섰다.  2014년부터 카타르 21세 이하 팀(U-21) 등 유소년 팀을 맡은 펠릭스 산체스 감독을 성인 대표팀으로 승격시킨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산체스 감독은 어린 선수들과 오랜 시간을 함께 하면서 선수 개개인의 장단점을 파악했다. 조직력도 다잡으며 카타르를 견실한 팀으로 만들었다. 이번 대회 결승에서도 후반 막판까지 조직적인 플레이로 일본을 괴롭혔다.

이번 대회에서 9골을 터뜨리며 득점왕과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한 알모에즈 알리나 빠른 스피드로 대회 내내 파괴력을 보여준 아크람 아피프, 프리킥 능력을 갖춘 센터백 바삼 알라위 등은 산체스 감독과 함께 청소년 세대를 함께 한 선수들이다.

카타르 국가 차원에서의 공격적인 투자도 한몫했다.

지난 2004년 국영 스포츠 시설인 아스파이어 아카데미를 설립해 재능 있는 선수들을 집중적으로 훈련시켰다. 이 시설에 스페인 출신 지도자들을 대거 투입해 축구 실력 향상에 힘썼다. 산체스 감독은 물론 카타르 프로축구 알사드에서 뛰는 샤비 에르난데스도 이 시설에서 카타르 선수들을 지도했다.

여기서 재능을 보인 선수들에겐 선진 축구 문물을 접할 혜택도 주어졌다. 카타르가 국비로 사들인 벨기에 2부리그 KAS오이펜과 스페인 세군다리가(2부리그) 쿨투랄 레오네사에 유학 기회를 준 것이다. 아피프는 오이펜을 거쳐 비야레알, 세비야 등 스페인 명문 클럽에서 뛰기도 했다.
 
이 공격적인 투자는 이미 2014년 한 차례 결실을 맺었다. 산체스 감독이 이끈 카타르 U-19 대표팀이 AFC U-19 축구 선수권에서 사상 첫 우승을 차지한 것이다. 알리, 아피프, 알라위 모두 이 대회에서 카타르의 우승에 힘을 보탰다. 아피프는 결승에서 북한을 상대로 골까지 뽑아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카타르는 끊임없이 국제 경쟁력을 향상시킬 준비를 하고 있다. 오는 6월 브라질에서 열리는 2019 남미축구연맹(CONMEBOL) 코파 아메리카 출전을 일찌감치 확정지었다. 대륙 특성상 참가국이 적어 항상 다른 대륙 국가를 초청하지만 카타르가 참가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쟁력을 확인할 좋은 기회다.

이 모든 것들이 2022 월드컵을 대비한 것들이다. 카타르의 사상 첫 우승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도, 단순히 운이 좋아 얻은 것도 아니다. 오랜 기간 준비해온 자신들의 실력으로 월드컵 개최국 자격을 입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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