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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장 일제히 취임…"유례없는 사법 위기" 이구동성

등록 2019.02.14 11:43:31수정 2019.02.14 11:4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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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부 70년 역사상 가장 큰 위기"

"본연 임무에 충실해야 신뢰 회복"

"법관인사제도 변화…개선 불가피"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김창보(가운데) 신임 서울고등법원장이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2019.02.14.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김창보(가운데) 신임 서울고등법원장이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2019.02.1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박은비 기자 = 새롭게 취임하는 법원장들이 사법부 위기를 언급하며 "본연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달라"고 한 목소리를 냈다.

김창보 서울고등법원장은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법원종합청사 1층 청심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내부 화합이 더욱 중요한 때"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원장은 "사법 70년 역사상 가장 큰 위기라고 하는 어려운 이 시기에 법원이 다시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얻고 헌법이 부여한 법적 분쟁해결기관으로서 굳건히 서는 길은 결국 본연의 임무인 재판 기능을 통한 방법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원장은 "여러가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충실한 심리를 통해 공정, 타당한 결론을 도출함으로써 재판에 대한 승복을 이끌어 내고 분쟁을 종국적으로 해결하는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다 보면 잃었던 신뢰도 차츰 회복할 수 있으리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평생법관제 확대, 고등법원과 지방법원 판사 이원화, 신규 고법부장 보임 중단 등 법관인사제도의 변화도 언급했다. 그는 "전체 법관들의 법조 경력이 대폭 상향됐고 평균 연령도 크게 높아졌으며, 기존에 제도적 또는 관행적으로 유지돼온 수직적 구조의 재판부 구성과 운영에 대한 비판과 개선요구가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70년 동안 유지해온 제도와 관행을 하루아침에 쉽게 바꿀 수는 없고, 오랫동안 유지돼온 제도와 관행에는 나름의 이유와 장점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라며 "고등부장이나 고법판사 모두 고등법원 소속 법관이라는 일체감을 가지고 서로의 의견을 경청하면서 대화와 설득을 통해 중지를 모으고, 법원에 대한 신뢰 회복이라는 대승적 차원에서 서로 조금씩 양보하며 함께 대안을 찾아가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최근 사법부를 둘러싼 일련의 사건들로 법원 구성원 모두의 마음이 무거울 것으로 생각된다. 외부 상황이 어려운 만큼 내부 화합이 더욱 중요한 때"라며 "법원 내부에서도 공감을 얻지 못한 결론은 국민들의 동의와 신뢰를 쉽게 이끌어 낼 수 없음이 분명하다"고 당부했다.
법원장 일제히 취임…"유례없는 사법 위기" 이구동성

김용대 서울가정법원장도 이날 서울 서초구 서울가정법원 융선당에서 열림 취임식에서 "최근 우리는 법원 역사상 유례가 없는 시련을 겪고 있다"며 "법원 구성원 모두가 초심을 잃지 말고 처음으로 돌아가 더 겸손하고 열린 자세로 재판 당사자나 민원인들을 상대해야 하겠다"며 "무엇보다도 본래 고유의 업무인 재판을 잘해야 하겠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정의는 사실의 바탕 위에서만 건설될 수 있다"는 소설가 김훈의 말을 인용했다. 그는 "가사·소년사건의 전문법원이자 사실심을 담당하는 우리 법원은 '선입견이나 감정에 좌우되지 않고 더욱 충실한 심리를 통해 사실에 바탕을 두고 실체 진실을 발견'하는데 애써야 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원장은 또 "자칫 법원 안팎의 어려움으로 인해 우리 법원 구성원들 사이에도 서로에 대한 불신이 스며든다면 우리는 행복한 법원도 이루지 못하고 국민의 신뢰도 이루지 못하고, 국민의 신뢰도 되찾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형식 서울회생법원장은 이날 2대 원장으로 취임하면서 법원 구성원으로서 자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정 원장은 "그야말로 지금 법원은 유례가 없는 힘든 시기를 맞고 있고, 법원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 그 어느 때보다 떨어져 있는 상황"이라며 "아무리 법원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하더라도 헌법에 따라 우리에게 주어진 권한과 역할은 변할 수 없는 것이고, 우리가 있는 자리에서 자신의 직분에 따른 역할에 최선을 다할 때 국민 신뢰는 다시 돌아 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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