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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카라과 오르테가 대통령, "국민과의 대화"발표

등록 2019.02.18 09: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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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시위로 300명 죽고 5만명 국외 탈출

야당은 정치범 770명 석방요구

【마나구아=AP/뉴시스】니카라과 수도 마나구아에서 지난 해 5월 시위에 참가한 여성이 "살인자와 도둑, 니카라과는 당신의 하야를 요구한다. 독재와 함께 나가라"라고 쓴 종이를 들어보이며 반정부 시위를 벌이고 있다. 2018.05.16

【마나구아=AP/뉴시스】니카라과 수도 마나구아에서 지난 해 5월 시위에 참가한 여성이 "살인자와 도둑, 니카라과는 당신의 하야를 요구한다. 독재와 함께 나가라"라고 쓴 종이를 들어보이며 반정부 시위를 벌이고 있다. 2018.05.16

【마나구아( 니카라과) = AP/뉴시스】차미례 기자 =  니카라과의 다니엘 오르테가 정부는 16일 (현지시간) 밤, 지난 해 300여명의 사망자를 낸 폭력시위와 정치위기와 관련해 국민과의 대화를 재개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정부측의 대화의지 표명이 나오자 마자 17일 야당과 시민단체 등 반정부 단체들의 엄청난 전제조건들이 봇물을 이루면서 성공적인 대화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부가 16일 발표한 것은 그 동안 가톨릭 교회의 중요 지도자 2명의 중재로 자영업자들의  그룹과 "의견교환"( exchange)을 하면서 국가의 주요 현안들을 논의했다는 내용이었다.

정부는 " 협상을 위한 상호 이해가 필요하다는 사실에 합의했으며,  광범위한 주제에 걸쳐서 솔직하고 진지한 만남과 대화를 가졌다"고 공식발표했다.  하지만 경제 분야나 상인 대표로 누가 참석했는지는 밝히지 않은 채 레오폴도 브레네스 추기경과  교황청대사  블데마르 스타니슬라프 좀머탁이 참석했다는 것만 밝혔다.  마나과 교구청도 이 회동을 확인해주었다.

  브레네스 추기경은 오르테가대통령과 부통령겸 막강한 권력의 퍼스트 레이디인 로사리오 무리요,  경제계 거물 카를로스 펠라스, 기타 민간은행 대표 2명 등이 참석했다고 말했다. 그는 일요미사 전에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그건 대화가 아니라 대통령을 접견하고 싶은 업계 사람들에 대한 접견이었다"고 말했다.

추기경은 "그들은 계속 대화를 원하고 있고 교회도 초대를 받는 다면 참가의 문을 열어두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야당과 반정부 단체들은 앞으로 대화는 환영하지만 그 전에 700명이 넘는 "정치범"들의 석방,  언론과 집회의 자유 허용,  지난 해 정부군과 함께 오르테가 퇴진시위대의 폭력 진압에 나서서 수많은 사람의 목숨을 앗아간 친정부 민병대의 즉시 해산 등 "전제 조건들"을 내걸었다.

그 동안 오르테가 정부는 일부 언론사들과 비영리 시민단체들을 폐쇄하고 언론인들을 체포하면서 반정부 시위를 효과적으로 억압해왔다.

이에 대해 반정부단체  '블루 화이트 국민 단결' 의 비올레타 그라네라 대표는 외신들과의 회견에서  " 이 정권이 고립되어 약해졌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다는 점에서는 앞으로의 대화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런 대화나 협상은 반드시 평화분위기가 조성되어야 하므로,  "억압과 탄압을 중지한다는 증거로 정치범들을 우선 석방해야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마나과=AP/뉴시스】미 재무부가 인권 탄압과 부패 혐의로 다니엘 오르테가 니카라과 대통령의 부인 로사리오 무리요 부통령에게 제재를 가했다. 사진은 지난 해 9월5일 다니엘 오르테가 대통령과 부인 무리요 부통령이 니카라과 마나과에서 유세를 펼치는 모습. 2018.11.28

【마나과=AP/뉴시스】미 재무부가 인권 탄압과 부패 혐의로 다니엘 오르테가 니카라과 대통령의 부인 로사리오 무리요 부통령에게 제재를 가했다. 사진은 지난 해 9월5일 다니엘 오르테가 대통령과 부인 무리요 부통령이 니카라과 마나과에서 유세를 펼치는 모습. 2018.11.28

반정부 시민동맹의 일부인 영향력있는 경제단체 COSEP대표 호세 아단 아게리 회장도 이 번 회담은 "오랫 동안 닫혀있던 대화의 문을 여는 쪽으로 한걸음 다가가는 것"으로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 해 4월 노동자계급에 대한 세금인상과 복지혜택 축소를 담은 사회보장법 개혁에 반대하는 시위로 시작된 니카라과의 시위사태는 폭력진압으로 강도가 높아지면서 그 동안 300여명이 사망하고 5만명 이상이 국외로 탈출하는 국가위기를 가져왔다.

 오르테가 퇴진을 요구하는 반대세력들은 그가 하야하고 2021년으로 예정된 대선을 조기 실시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정부는 두가지 요구를 모두 거부하고 반대시위를 무력진압하면서 사태가 악화되어왔다.

정부는 예정대로 2021년 대선을 고집하고 있고 '니카라과 정치범 석방위원회'등 재야단체들은 현재 수감된 770명의 정치범이 석방되고 친정부 무장 민병대가 해산되지 않는 한 대화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매년 4.5%의 경제성장을 구가하던 니카라과의 지난 해 국내총생산(GDP)이 4%로 줄어든 것을 예로 들며 언론탄압과 시민단체 해체등 정치위기로 탈출한 사람들의 안전한 귀국도 보장하라고 요구하고 있어  앞으로의 "대화"의 결과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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