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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장승조, 만년샛별은 어떻게 TV·뮤지컬 블루칩되었는가

등록 2019.03.09 06: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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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뮤지컬 '킹아더'의 아더 역을 맡은 장승조가 지난 달 28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뉴시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03.10.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뮤지컬 '킹아더'의 아더 역을 맡은 장승조가 지난 달 28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뉴시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03.1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재훈 기자 = "언제까지 배우 일을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기간을 설정하고, 목표를 잡았죠. 우선 ‘서른다섯 살까지만 해보자'라고. 서른이 넘으니 '마흔 살까지 해보자'라는 생각을 했고요."

배우 장승조(38)는 2005년 뮤지컬 '청혼'으로 데뷔한 뒤 5년 동안 매년 '공연계 샛별'이었다. '웨스트사이드 스토리' '로미오와 줄리엣' 등 기대작에서 주역급으로 발탁되며 유망주로 지목됐으나, 큰 한방을 터뜨리지 못했다.

지난 2년 사이 각급 TV드라마를 통해 블루칩 배우가 됐다. MBC TV '돈꽃'(2017~2018)에서 철없는 재벌3세 '장부천', tvN '아는 와이프'(2018)에서 화려한 연애사를 자랑하는 자유분방한 '윤종후', tvN '남자친구'(2018~2019)에서 재벌가 순정파 '정우석'···. 잘 생긴 외모에다가 맡는 역마다 제옷처럼 소화하며 팔색조 매력을 뽐낸 그는 금세 시청자들의 눈도장을 받았다.

"저를 제대로 보여줘야지, 또 다른 작업이 생기는 것이잖아요. 불안함이 앞서기보다 작더라도 노력을 계속하려 했어요. 드라마에 출연하면서 오디션을 많이 봤는데 정말 많이 떨어졌거든요. 그때 했던 실수를 다시 반복하지 않으려고 했죠."

뮤지컬 무대는 그에게 고향이다. 든든한 베이스캠프가 된다. '돈꽃' 출연 직전에도 뮤지컬 '더 데빌'에 나왔다. 인기 상승세를 타고 좀 더 많은 대중을 만날 수 있는 드라마, 영화 출연에 주력할 법도 하지만 2년 만에 다시 뮤지컬로 돌아왔다.

공연제작사 알앤디웍스가 14일부터 6월2일까지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하는 '킹 아더'(연출 오루피나)의 타이틀롤을 맡았다. 2015년 파리에서 초연한 프랑스 뮤지컬로 이번이 첫 국내 라이선스다.
【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뮤지컬 '킹아더'의 아더 역을 맡은 장승조가 지난 달 28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뉴시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03.10.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뮤지컬 '킹아더'의 아더 역을 맡은 장승조가 지난 달 28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뉴시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03.10. [email protected]

장승조가 대극장 뮤지컬에 출연하는 것은 2009년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공연한 '청 이야기' 이후 10년 만이다. 2010년대에 들어 ‘쓰릴미' '블랙메리포핀스' '마마 돈 크라이' '구텐버그' 등 주로 소극장 뮤지컬에 나왔다. 연극 '모범생들'과 '퍼즐'에도 출연했다.

"오랜만에 대극장 뮤지컬에서 타이틀롤을 맡는다는 것이 부담이 있지만, 그 책임감이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만큼 잘하고 싶어요. 우선 연습 자체가 너무 재미있고 즐거워요. 2년 동안 TV드라마를 쉬지 않고 촬영했는데 새로운 기운을 얻고, 환기가 돼 뮤지컬 작업에도 도움이 됩니다."

'킹아더'는 영국의 건국 신화를 담은 '아서왕 이야기'가 바탕이다. 켈트 족 중세기사 전설 속 영웅을 다룬 이 신화는 우리나라의 단군 신화처럼 영국의 민족 통합 설화로 통한다.특히 아서는 중세 유럽에서 예수 다음으로 유명한 영웅이다. 역대 브리튼의 국왕 중 가장 많은 창작물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문학뿐 아니라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 그리고 게임 등으로 수없이 변주돼 왔다. 가공된 캐릭터임에도 백성을 걱정하는 왕의 모습은 많은 이들의 공감을 샀다.

'킹아더'는 프랑스 3대 뮤지컬 중 하나인 '십계'를 만든 프로듀서 도브 아티아의 최신작이다. 애크러배틱을 기본으로 한 군무, 화려한 의상이 특징이다. 자신의 진짜 신분을 모른 채 살아가던 아서가 우연한 기회로 바위에 박힌 '엑스칼리버'를 뽑고 왕으로 즉위한 이후의 이야기를 다룬다.
【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뮤지컬 '킹아더'의 아더 역을 맡은 장승조가 지난 달 28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뉴시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03.10.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뮤지컬 '킹아더'의 아더 역을 맡은 장승조가 지난 달 28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뉴시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03.10. [email protected]

장승조는 "한 인간이 리더가 돼 가는 과정"이라고 해석했다. "운명에 의해 준비도 되지 않은 채 얼떨결에 왕이 된 인간이 고난과 갈등을 겪는 성장 드라마"라는 것이다. "리더로서 제가 어떤 역을 할 수 있을지 고민 중이에요. 그건 선택의 문제이기도 해서,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도 고민 중이죠."

무엇보다 '더 나은 사람이 돼가는 과정'의 이야기다. "누구나 느낄 수 있는 지점이죠. 특히 힘들게 살아가는 현 청년들이 볼 때 공감할 수 있는 지점이 큽니다."

대학에서 영화를 전공하던 장승조가 뮤지컬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2004년 LG아트센터에서 뮤지컬스타 조정은이 출연한 뮤지컬 '미녀와 야수'를 보고나서다.

"학생이었는데 돈이 어디 있겠어요. 객석의 맨 꼭대기 층, 끝에 앉아 봐서 배우들이 굉장히 작게 보였는데도 너무 멋있는 거예요. 제가 동화 속에 들어간 것 같았죠. 이후 학교에서 뮤지컬 '페임'을 하면서 푹 빠져버렸죠."
【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뮤지컬 '킹아더'의 아더 역을 맡은 장승조가 지난 달 28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뉴시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03.10.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뮤지컬 '킹아더'의 아더 역을 맡은 장승조가 지난 달 28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뉴시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03.10. [email protected]

매년 유망주로만 지목되다가 서른이 넘은 장승조에게 전환점이 된 작품은 2011년 출연한 뮤지컬 '늑대의 유혹', 작가 귀여니(34)의 소설을 원작으로 영화배우 강동원(38)을 스타덤에 올린 동명영화(2004)가 원작이다. 장승조는 영화에서 강동원이 맡은 정태성 역을 연기했다.

"남자는 서른부터 시작이라는 얘기를 절감하게 해준 작품이에요. 이 작품에 출연하기 전에 정말 힘든 일이 많았어요. 주변에서 뮤지컬배우를 하는 것에 대한 반대도 컸고요. 부모님에게 한달만 시간을 달라고 하고, 이 작품 오디션을 봤는데 출연하게 된 것이에요. 이후 '쓰릴미'를 비롯해 뮤지컬 출연이 이어졌죠."

 "아내를 만나게 해준 작품이기도 하죠"라며 웃었다. 장승조는 '늑대의 유혹'에 함께 출연한 것이 인연이 돼 연인 사이로 발전한 그룹 ‘천상지희’ 출신 뮤지컬배우 린아(36)와 2014년 결혼했다. 이들 부부는 결혼 4년 만인 지난해 득남했다.

장승조의 본명은 장현덕이다. 2014년 탈 승(乘), 만들 조(造)를 결합한 이 예명이 마음에 들어 자신이 직접 골랐다. 이후 상승세를 탔고 현재는 조승우·조정석을 이을 뮤지컬 병행 스타로 주목받고 있다. 하반기에는 그가 출연한 영화 '해치지 않아'(감독 손재곤)도 개봉한다.

과거에는 극단 차이무 송강호, 한양레퍼토리 설경구 등 연극 출신들이 배우 신을 장악했다. 이제 조승우, 조정석을 비롯헤 강하늘, 정상훈, 이규형, 정문성, 김재범 등 뮤지컬 기반의 배우들이 대세로 떠올랐다. 최근 영화 '극한직업'으로 1500만 배우가 된 진선규도 뮤지컬에 다수 출연했다. "또래의 뮤지컬배우들은 작은 역부터 차근차근 해왔어요. 그런 경력들이 유리하게 적용하지 않았나 해요."
【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뮤지컬 '킹아더'의 아더 역을 맡은 장승조가 지난 달 28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뉴시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03.10.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뮤지컬 '킹아더'의 아더 역을 맡은 장승조가 지난 달 28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뉴시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03.10. [email protected]

뮤지컬 '킹아더'의 아서왕 캐릭터도 장승조는 자기 안에서부터 만들어가고 있다. "아서왕이 왜 이런 선택을 했을까. 그런 선택을 했을 때 제가 녹아 있죠. 제가 끄집어 내는 것과 맞물리더라고요."

 장승조는 배우는 선택 받는 직업이라는 사실을 결코 의심하지 않는다. "역이 주어지면 항상 잘 감당할 수 있도록 에너지를 안고 있고 싶어요. 어떤 캐릭터든 주어진 것을 잘 해내는 것이 우선입니다."

한편 이번 뮤지컬에서 아서왕은 장승조와 함께 뮤지컬배우 한지상, 크로스오버 보컬그룹 '포르테 디 콰트로' 활동을 병행하는 고훈정이 나눠 연기한다. 귀네비어 역에 임정희·간미연·이지수, 랜슬롯 역에 임병근·장지후·틴탑 니엘이 캐스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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