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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진 부모살해 더딘 경찰 수사…풀리지 않는 의문

등록 2019.03.19 21:3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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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청담동 주식부자' 이희진씨의 부모 살해 용의자 김모(34)씨가 18일 오전 경기도 안양 동안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으러 이동하고 있다. 경찰은 나머지 용의자 3명을 쫓고 있다. 2019.03.18. (사진=인천일보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청담동 주식부자' 이희진씨의 부모 살해 용의자 김모(34)씨가 18일 오전 경기도 안양 동안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으러 이동하고 있다. 경찰은 나머지 용의자 3명을 쫓고 있다. 2019.03.18. (사진=인천일보 제공) [email protected]


【안양=뉴시스】 조성필 기자 = 경기 안양에서 발생한 '이희진 부모 피살 사건'에 대한 경찰 수사가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속도는 더딘 상황이다. 피의자 김모(34)씨를 검거할 때만해도 일사처리로 풀릴 것 같은 수사는 여러 의문이 쌓일 뿐 좀처럼 진척이 없다.

설상가상으로 이 사이 김씨가 경호 목적으로 고용했다던 공범 3명은 한국을 떠 검거가 불투명한 상태다.

피의자 김씨 검거 뒤 이틀이 지난 19일까지의 경찰 수사 결과를 토대로 사건을 재구성하고 의문점을 되짚어봤다.

◇사건 당일 안양 아파트선 무슨 일이

지난달 25일 경기 안양시의 한 아파트. '청담동 주식 부자'로 알려진 이희진씨 아버지(62)와 어머니(58)가 오후 4시5분께 자택인 아파트에 들어왔다.

이씨 부부 손에는 현금과 수표 5억원이 든 가방이 들려있었다. 이 5억원은 이희진씨가 몰던 고가 수입차 '부가티 베이론 그랜드 스포츠'를 팔고 받은 대금중 일부로 알려졌다.

이게 이씨 부부의 생전 마지막 모습이었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 부부가 자택에 도착하기 15분전인 3시50분께 '이희진 부모 피살 사건'의 주범인 김씨와 그가 고용한 중국동포 3명이 이 아파트에 들어갔다.

김씨 등이 집안에 미리 들어가 있었는지, 복도에서 기다리다 이씨 부부를 위협해 함께 들어갔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이씨 부부의 집은 계단식 아파트 3층이다. 경찰은 "3층에는 폐쇄회로(CC)TV가 없어 이들이 어떻게 집안으로 들어갔는지 알 수 없다"며 "피의자 김씨를 상대로 이 부분을 조사 중에 있다"고 했다.

김씨 등이 이날 이씨 부부가 현금 5억원을 손에 쥐고 있던 사실을 미리 인지하고 범행을 저지른 것인가에 대해서도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김씨는 현재까지의 경찰 조사에서 "이씨 부부가 가지고 있던 현금 5억원의 존재는 몰랐다. 범행 이후 5억원을 발견해 가져왔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 뜬 공범 3명… 사라진 돈가방

공범인 중국 동포 3명은 이날 오후 6시10분께 아파트를 빠져나갔다. 그리고는 인천공항을 통해 오후 11시50분께 중국 칭다오로 출국했다.

경찰은 도주한 3명에 대해 인터폴 적색수배 등 국제범죄 공조수사를 요청할 계획이다.

김씨는 이씨 부부 집에 홀로 남아 범죄 현장을 치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지인 2명도 불렀다.

지난 16일 이씨 작은 아들(이희진씨 동생)로부터 실종신고 접수 받고 아파트에 들이닥친 경찰들도 "현장이 범죄현장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깨끗했다"고 했다. 뒷수습을 그만큼 깔끔하게 했다는 의미다.

범행 현장에서 하루 더 머문 김씨는 다음날 이삿짐센터를 불러 아버지 이씨 시신이 담긴 냉장고를 평택에 있는 창고로 옮겼다.

현장을 뜨는 김씨 손에는 현금 5억원이 든 돈 가방이 들려있었다.

경찰은 이 가방의 행방을 쫓고 있지만 아직 찾지 못한 상태다. 김씨도 이에 대해 뚜렷한 진술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수원=뉴시스】 조성필 기자 = 경기남부지방청 로고. 2019.03.18 gatozz@hanmail.net

【수원=뉴시스】 조성필 기자 = 경기남부지방경찰청 로고. 2019.03.19 [email protected]

◇휴대전화로 이희진씨 어머니 행세

김씨는 범행 현장에서 이씨 어머니의 휴대전화로 자신이 이씨 어머니 행세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씨 부부가 살해된 것으로 추정되는 지난달 25일부터 이씨 작은 아들은 수차례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는데, 김씨는 어머니의 이름으로 답장을 보낸다고 한다.

이씨 어머니가 살아있는 것처럼 위장을 한 것이다.

김씨의 이 같은 위장행각은 며칠간 지속됐다. 낌새가 이상한 것을 느낀 이씨 작은 아들이 직접 부모 집을 찾아갔지만 김씨는 잘못된 현관문 비밀번호를 알려준 뒤 연락을 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김씨는 이씨 작은 아들의 신고를 받고 수사에 나선 경찰에 의해 지난 17일 수원의 한 편의점 앞에서 체포됐다.

체포 뒤 이틀이 지났지만 경찰 수사는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특히 범행 동기에 대해서 여러 의문이 꼬리를 물고 있는 상황이다.

김씨는 "이씨의 아버지가 2000만원을 빌려갔지만 갚지 않아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경찰은 2000만원 채무 때문에 계획적으로 대낮에 집 안에 침입해 부부를 살해한 경위가 석연치 않다고 보고 있다.

경찰은 19일 김씨에 대해 강도살인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영장실질심사는 20일 오전 10시30분 수원지법 안양지원에서 열린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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