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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 총기난사 1주일…이슬람식 '국가 기도회' 첫 개최

등록 2019.03.22 11: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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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던 "무슬림도 뉴질랜드의 일부…한곳 아프면 몸 전체 아픈 것"

전국서 수천명 참가…무슬림들 "혼자가 아니다" 느껴

【크라이스트처치(뉴질랜드)=AP/뉴시스】지난주 크라이스트처치의 이슬람 사원 2곳에서 발생한 총기난사 사건으로 숨진 희생자들을 위한 뉴질랜드 최초의 이슬람 기도회에 참가하기 위해 뉴질랜드 전국에서 모인 추모객들이 22일 사건이 발생한 알누르 사원 건녀편의 기도회장 헤이글리 공원 앞에 줄지어 서 있다. 2019.3.22

【크라이스트처치(뉴질랜드)=AP/뉴시스】지난주 크라이스트처치의 이슬람 사원 2곳에서 발생한 총기난사 사건으로 숨진 희생자들을 위한 뉴질랜드 최초의 이슬람 기도회에 참가하기 위해 뉴질랜드 전국에서 모인 추모객들이 22일 사건이 발생한 알누르 사원 건녀편의 기도회장 헤이글리 공원 앞에 줄지어 서 있다. 2019.3.22

【크라이스트처치(뉴질랜드)=AP/뉴시스】유세진 기자 = 지난 15일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의 이슬람 사원 2곳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 1주일 만인 22일 50명의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한 이슬람 기도회가 사건 발생 장소인 알누르 사원 맞은편의 헤이글리 공원에서 열렸다.

기도회에는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도 참석했으며 뉴질랜드 전역에서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수천명의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뉴질랜드에서 국가 차원의 이슬람 기도회가 열리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총기 난사 사건에 충격을 받은 뉴질랜드 내 무슬림계는 이날 오후 1시30분(한국시간 오전 9시30분) 기도회 개최를 정부에 요구했고 정부는 이를 받아들여 22일을 희생자들을 위한 국가 반성의 날(national day of reflection for the victims)로 지정하고 기도회 개최를 승인했다.

아던 총리는 "무슬림 역시 뉴질랜드의 한 부분이다. 우리 몸의 어느 한 곳이라도 아프면 몸 전체가 아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기도회 뒤 뉴질랜드는 전국적으로 2분 간 희생자들을 위한 묵념 시간을 갖기도 했다. 기도회는 또 TV와 라디오로 생중계돼 참석하지 않은 많은 뉴질랜드 국민들이 이를 청취하고 지켜보았다.

크라이스트처치에서 태어나 자랐지만 3년 전 오클랜드로 이주한 파힘 이맘(33)은 이날 아침 기도회 참석을 위해 크라이스트처치로 왔다. 그는 "뉴질랜드에서 무슬림들의 기도회가 열리다니 꿈만 같다. 정말 충격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슬람 사원 주변에 꽃이 놓여 있는 모습을 보는 것도 현실로 느껴지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는 21일 모든 공격용 총기와 군대식 반자동 소총을 금지할 것이라고 발표하면서 다음달 중 이를 위한 법률을 제정할 것이라고 말했었다. 아던 총리의 노동당뿐 아니라 야당인 국민당 역시 이를 지지하고 있어 새 법안 제정은 어려움 없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기도회에 참가한 에룸 하페즈(18)라는 여성은 "알누르 사원에서의 총격은 슬픈 일이지만 이후 뉴질랜드 사회가 무슬림들에게 보여준 포옹과 위로로 무슬림이 차별받지 않고 혼자가 아니라고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알누르 사원의 가말 포우다 이맘은 "총격이 발생했던 바로 그 장소 옆에서 오늘 나는 사랑과 자비를 보았다"며 알누르 사원이 다음주 다시 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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