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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 경쟁부문, 여성감독은 4명뿐···성차별 여전?

등록 2019.04.19 17: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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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영화인 82명 집단항의, 2018 칸영화제

여성 영화인 82명 집단항의, 2018 칸영화제

【서울=뉴시스】남정현 기자 = 올해 칸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여성 감독의 작품 4편이 진출했다. 예년에 비해 많은 편이지만, 여전히 다른 영화제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18일 티에리 프레모 칸영화제 집행위원장에 따르면 마티 디옵 감독의 '대서양', 예시카 하우스너 감독의 '어린 조'(Little Joe), 쥐스틴 트리에 감독의 '시빌'(Sibyl), 셀린 시아마 감독의 '불타는 여성의 자화상'(Portrait of a Lady on Fire) 등 총 4명의 여성감독 작품이 경쟁부문에 진출했다. 2011년 이후 최다다.

프레모 집행위원장은 심사위원의 비율을 여성과 남성이 동일하게 맞췄다고도 했다.

지난해 여성 영화인들의 시위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2018년 71회 칸국제영화제에서 여성 영화인들은 영화계 성차별 문제를 환기하기 위해 동시에 레드카펫을 밟으며 목소리를 냈다. 심사위원장인 케이트 블란쳇(50)을 비롯해 아녜스 바르다(1928~2019년 3월29일), 살마 아예크(53), 제인 폰다(82), 마리옹 코티야르(44), 크리스틴 스튜어트(30) 등 여성 배우들, 에바 두버네이 감독, 심사위원, 제작자 등 82명의 여성 영화인이 공동행동에 참여했다.

블란쳇과 바르다는 성명을 통해 "여성은 세상에서 소수자가 아니다. 하지만 우리 영화계의 현실은 다르다. 여성으로서 우리는 모두 자신 만의 어려움에 부딪친다. 하지만 우리는 오늘 진보에 대한 헌신과 투지의 상징으로서 이 계단에 함께 서 있다"며 "첫 영화제 이후 총 1688명의 남성 감독이 초청받은 것에 비해, 여성 감독 수는 82명에 그쳤다"며 "남성 동료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를 바란다"고 영화계 여성 성차별 개선을 요구했다.

프레모 집행위원장은 이들의 집단행동 이후 성평등성을 개선하겠다는 성명서에 서명했다.
올해 칸영화제 포스터

올해 칸영화제 포스터

미국 연예매체 '버라이어티'는 올해 칸의 변화를 "제72회 영화제는 다른 성별, 다른 인종, 다른 종교, 다른 성적 지향을 가진을 예술가들이 더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버라이어티는 변화의 상징으로 이번 축제의 메인 포스터를 꼽기도 했다. 메인 포스터는 올해 고인이 된, 지난해 시위에 앞장선 여성 영화 감독인 아녜스 바르다의 20대 모습이 선정됐다.

 여성감독의 경쟁부문 선정 비율이 2018년 14%, 2017년 16%에서 올해 21%로 증가하는 추세지만, 다른 저명한 영화제에 비해 여성 감독에게 여전히 인색하다는 지적이다. 일례로 올해 선댄스 영화제와 베를린 영화제는 경쟁부문에 각각 46%, 40%에 육박하는 여성 감독의 작품을 선정했다. 칸 국제영화제는 71년 경쟁부문 출품작 1600편 중 82편 만이 여성 감독의 작품이었다. 비율로는 4.3%에 그친다. 올해 전체 47편의 초청작 중 여성 감독의 작품은 13편 뿐이다. 칸 영화제 역사상 여성 감독의 작품이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것은 제인 캠피언 감독의 '그 피아노의'(The Piano's)가 유일하다.

매회 개최 때마다 성차별 논란이 불거지는 칸 국제영화제가 올해엔 어떤 평가를 받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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