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인터뷰]키움 이승호 "승운 없다? 야수들 덕분에 버팁니다"

등록 2019.04.25 15:00:21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키움 히어로즈 이승호

키움 히어로즈 이승호

【서울=뉴시스】김주희 기자 = "승운이 없다고요? 야수들 덕분에 잘하고 있어요."

키움 히어로즈 이승호(20)는 올해 승운이 따르지 않는 투수 중 한 명이다. 5경기에 나와 4차례 퀄리티 스타트(QS; 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달성하며 평균자책점 3.77로 호투했지만, 승리는 단 1번만 거뒀다.

타자들의 득점 지원이 아쉬울 법도 하지만 "승운이 없다"는 말에 손사래를 친다. "타자들이 점수를 못 낸다고 하지만, 수비에서 정말 많이 도와준다. 내가 흔들릴 수 있는 상황에서도 수비를 잘 해줘서 버티는 거지, 내가 잘 던지고 있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특히 배터리를 이루는 포수 이지영(33)에 대한 믿음은 더 크다. 스스로를 "지영 선배 바라기"라고 표현할 정도다. 이승호는 "경기 중에는 지영  선배만 보고 던져서 다른 생각이 없다. 선배에게 의지를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호투 후 인터뷰에서는 "지영 선배의 리드가 좋았다"는 말을 빼놓지 않는다. 이지영은 그런 이승호를 살뜰히 챙긴다. 이승호는 "선배님이 '네가 잘 던진 거지 내가 리드를 잘 한 게 아니다'고 하신다. 너무 멋있다"며 수줍게 웃었다.

"경기가 있는 날 인사를 하면 선배가 안아주면서 '잘하자'고 하신다. 경기가 끝나고는 내가 먼저 선배를 안을 때도 있다"며 웃은 뒤 "살짝 반했다. 선배가 정말 고맙고, 멋있다"며 연신 엄지를 치켜들었다.
키움 히어로즈 이지영(왼쪽), 이승호

키움 히어로즈 이지영(왼쪽), 이승호

이승호가 승리보다 집중하고 있는 것은 따로 있다. "경기에 나갈 때마다 많은 이닝을 책임져주고, QS를 하면서 팀에 도움되는 것만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승수에 대한 욕심은 없다. 내가 승리를 못 가져가도, 팀이 이기면 좋다"며 미소지었다.

마운드에서 만큼이나 듬직한 모습이다. '믿고 보는' 선발 투수로 자리매김을 하며 팀의 기둥으로 커나가고 있다. 이승호는 "준비했던 대로 잘 되고 있는 것 같다. 체력적인 부분도 그렇고, 연습했던 변화구도 경기 중에 잘 나온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지난해에 비해서도 급성장했다. 작년에는 32경기에 나와 1승3패4홀드 평균자책점 5.60을 기록했다. 이 중 선발로 나선 4경기에서는 1패 평균자책점 4.58에 머물렀다.

이승호는 지난해와 달라진 점에 대해 "공을 던질 때 팔에 대한 부담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2017년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은 뒤 지난해 복귀 첫 시즌을 무사히 마치면서 자신감이 붙었다. 가을야구 경험도 밑거름이 됐다. "지난해 플레이오프 무대에 서보면서 긴장도 덜 하게 됐다. 내 공을 던질 수 있게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당시 4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 막았다.

2017년 이승호를 트레이드로 데려온 키움도 함박웃음 짓고 있다. 키움은 2017 2차 1라운드 4순위로 KIA 타이거즈에 지명된 이승호를 데려오기 위해 2016시즌 세이브왕인 김세현을 내줬다.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고 재활 중이던 이승호를 영입하는 것에 의문의 시선도 따랐지만, 이승호가 일찌감치 잠재력을 터뜨리면서 재평가를 받고 있다. 이제 막 스무살이 된 이승호의 '미래'에 대한 기대가 더 커지는 것은 물론이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