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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 제패 봉준호 "열두살때 영화감독되기로 마음먹었다"

등록 2019.05.26 04:5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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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

봉준호 감독

【서울=뉴시스】 신효령 기자 = 봉준호(50) 감독의 '기생충'이 칸 영화제 최고의 영예를 안았다.25일 오후(현지시간) 프랑스 칸 뤼미에르 대극장에 열린 제72회 칸 영화제 폐막식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한국영화 사상 최초로 황금종려상을 따낸 봉 감독은 "프랑스어 연설은 준비 못했지만, 언제나 프랑스 영화를 보면서 영감을 받았다. 위대한 배우들이 없었다면 한 장면도 찍을 수 없었을 것이다. 배우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칸 제패 봉준호 "열두살때 영화감독되기로 마음먹었다"

감격으로 눈시울이 붉어진 봉 감독은 "가장 위대한 배우이자 동반자인 송강호 배우의 멘트를 이 자리에서 꼭 듣고 싶다"고 했다. 송강호는 "인내심과 슬기로움과 열정을 가르쳐 주신, 존경하는 대한민국 모든 배우들께 이 영광을 바치겠다"고 인사했다.

봉 감독은 "열두살 때 영화감독이 되기로 마음먹었다. 소심하고 어리숙한 영화광이었다. 이 트로피를 손으로 만지게 될 날이 올 줄은 상상도 못했다. 감사하다"며 수상소감을 마무리했다.

올해 칸 영화제 경쟁 부문에는 '기생충'을 포함, 각국 영화 21편이 초청됐다. 그동안 황금종려상을 받은 감독 5명이나 되는 등 그 어느때보다 경쟁이 치열했지만, '기생충'의 수상을 가리키는 징후가 곳곳에서 포착됐다.

21일 공식 상영과 함께 황금종려상의 강력한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131분 간의 상영이 끝나고 엔딩 크레디트가 올라가자 2000여 관객은 9분 넘도록 기립 박수를 쳤다. 르몽드 등 세계 150여 언론 매체에서 봉 감독과의 인터뷰 요청이 쏟아졌다. BBC는 '기생충'을 칸 영화제에서 반드시 봐야 할 10대 영화로 꼽았다.

'기생충'은 영국 매체 스크린데일리(4점 만점에 3.4점), 미국 아이온시네마(5점 만점에 4.1점) 등 높은 평점을 받았다. 해외 언론의 호평도 잇따랐다. 미국 '할리우드 리포터'는 "'기생충'은 마음을 사로잡는 영화다. 2003년 '살인의 추억' 이래 봉 감독의 가장 성숙한, 한국사회의 현실에 대한 발언이다"고 평했다.

'버라이어티'는 "봉 감독은 장르 변주의 귀재다. 전작들보다 웃음이 더 어두워졌고 분노의 목소리는 절망스럽다", 데일리 텔레그라프는 "당신의 피부 아래로 파고들어와 이빨을 박아 넣는 영화", 더 가디언은 "봉준호가 호화로운 볼거리와 풍자적인 서스펜스 드라마로 칸에 귀환했다", BBC는 "'기생충'은 올해 칸 영화제에서 부족했던 모든 것이다. 촘촘하고 오락적이며, 완벽한 페이스를 보여준다"고 호평했다.
칸 제패 봉준호 "열두살때 영화감독되기로 마음먹었다"

한국영화가 2000년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한 이후 19년만에 이룬 쾌거다. 2000년 임권택(83) 감독의 ‘춘향뎐’이 최초로 경쟁 부문에 진출했고, 2004년 박찬욱(56) 감독의 '올드보이'가 심사위원대상(그랑프리)을 수상했다. 이창동(65) 감독은 2010년 '시'로 각본상, 배우 전도연(45)은 2007년 '밀양'으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봉 감독은 5번째 칸 행에서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그동안 '괴물'(2006, 감독주간), '도쿄!'(2008, 주목할 만한 시선), '마더'(2009, 주목할 만한 시선), '옥자'(2017, 경쟁)로 칸에서 주목받았다.

식구들 모두가 백수인 기택(송강호)네 장남 기우(최우식)가 고액 과외선생 면접을 위해 박 사장(이선균)의 집에 발을 들이게 되고, 두 가족의 만남은 걷잡을 수 없는 사건으로 번져간다는 내용이다. 송강호(50)·이선균(44)·조여정(38)·최우식(29)·박소담(28) 등이 출연했다.

◇제72회 칸영화제 수상자(작)

▲황금종려상='기생충'(감독 봉준호) ▲심사위원대상='아틀란틱스'(감독 마티 디옵) ▲심사위원상='레 미제라블'(감독 라즈 리), '바쿠라우'(감독 클레버 멘돈사 필로) ▲감독상=장 피에르·뤼크 다르덴(영 아메드) ▲남우주연상=안토니오 반데라스(페인 & 글로리) ▲여우주연상=에밀리 비샴(리틀 조) ▲각본상=셀린 시아마(포트레이트 오브 어 레이디 온 파이어) ▲특별심사위원언급상=엘리아 술레이만(잇 머스트 비 헤븐) ▲단편 황금종려상=바실리스 케카토스(더 디스턴스 비트윈 어스 앤 더 스카이) ▲황금카메라상=세사르 디아스(누에스트라 마드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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