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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위 자당 위원장 끌어내린 한국당…"여기 왜 앉아 계시나"

등록 2019.06.21 12: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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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바른미래당 소속 위원 14명 소집요구로 전체회의

박순자 국토위원장 왔지만 한국당 의원들 항의로 퇴장

"위원장을 자당 의원들이 끌고 나가는 참담한 일 벌어져"

【서울=뉴시스】 박영태 기자 =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가 박순자 위원장을 제외한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불참으로 개의를 하지 못하고 있다. 2019.06.21.since1999@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영태 기자 =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가 박순자 위원장을 제외한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불참으로 개의를 하지 못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형섭 기자 = 6월 임시국회가 자유한국당의 반발로 공전 중인 가운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가 21일 전체회의를 열었지만 한국당의 거부로 개의조차 못한 채 종료됐다.

국토위는 지난 18일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토위원 13명과 바른미래당 간사 이혜훈 의원의 상임위 전체회의 소집 요구서 제출에 따라 이날 오전 10시 전체회의를 열기로 했다.

회의에는 국토위 간사인 윤관석 의원을 비롯해 10명의 민주당 의원들과 바른미래당 이 의원이 참석했다.

민주당 의원들이 먼저 와 회의 개최를 기다리던 중 오전 10시20분께 한국당 소속인 박순자 국토위원장이 회의장에 입장했다.

박 위원장은 민주당과 바른미래당의 상임위 소집요구서 제출을 언급한 뒤 "그러나 아직까지 한국당 박덕흠 간사와 윤 간사, 이 간사 등 3당 간사 간 합의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전체회의 소집 경과를 설명했다.

박 위원장의 발언 도중 한국당 간사인 박덕흠 의원과 김상훈·민경욱 의원 등 한국당 소속 국토위원 3명이 입장해 박 위원장이 국토위원장석에 앉아 있는 데 대해 항의를 했다.

민 의원은 "간사 간에 협의도 안 이뤄졌는데 여기 앉아 계시면 어떻게 하냐. 너무한 것 아니냐"고 박 위원장을 나무랐고 김 의원도 "간사 간에 먼저 협의를 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박 위원장이 "합의를 하라고 했는데 합의가 안 이뤄졌다"고 했지만 한국당 의원들이 계속 항의를 하자 박 위원장은 개의를 미루고 "간사 간에 의사일정을 더 협의하라"고 한 뒤 한국당 의원들과 함께 퇴장했다.

민주당과 바른미래당 의원들은 국토위 전체회의가 무산된 데 대해 유감을 표하며 한국당이 회의 개최를 거부한다면 국토위원장이 민주당 간사에게 사회권을 넘겨줄 것을 요구했다.

국회법 52조는 '재적위원 4분의 1 이상의 요구가 있을 때'에도 상임위를 개회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국회법 50조는 '위원장이 위원회의 개회 또는 의사진행을 거부·기피하거나 직무대리자를 지정하지 않아 위원회가 활동하기 어려울 때'에 한해 다른 교섭단체 소속 간사가 위원장 직무를 대행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민주당 윤 간사는 "한국당 간사와 협의했는데 원내에서 아직 개회에 참여할 수 없다는 방침 때문에 더 이야기해야 한다는 답변만 들었다"며 "한국당 의원들이 당론을 애기하면서 민생과 관계된 국회 상임위 개최에 응하지 않는 것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부득이하게 박 위원장의 국토위원장 역할이 어렵다면 사회권을 여당 간사에게 넘겨주면 우리가 상임위를 개의해서 진행하 수 있다"며 "시급한 추가경정예산(추경) 등 현안과 법안 처리를 위해 한국당이 지금이라도 민생을 외면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싱임위 개최에 참여해줄 것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같은 당 임종성 의원은 "1년 365일 의사일정을 진행해도 민생을 다 돌보기 어려운데 지난 3월28일 전체회의 이후 무려 86일간 회의가 열리지 않고 있다는 현실에 참담함을 느낀다"며 "86일이면 참을 만큼 참았다. 국회법과 그간의 선례를 참고해 국토위원회가 국민의 뜻과 상식에 부합하는 일을 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윤호중 의원도 "회의 사회를 보러 들어온 위원장을 소속 정당 의원들이 끌고 나가는 참담한 일이 벌어진 현장에 있다는 게 더없이 안타깝고 딱하기까지 하다"며 "만약 한국당의 입장 때문에 사회권을 행사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위원장은 사회권을 넘겨서 국정에 차질이 없게, 위원회로서의 역할을 다 할 수 있게 협조해달라"고 요구했다.

바른미래당 이 간사도 "상임위원장은 당을 초월해야 한다. 여야를 아우르는 위원장이 특정 정당의 당원에 묶여 있다면 어떻게 국회가 운영되겠냐"며 "그런데 위원장이 회의를 열겠다는 것도 아닌데 의견을 청취하러 온 위원장을 윽박질러 끌고나가는 의원들의 행태는 지극히 부당하다. 이런 일들은 하루빨리 종식돼야 한다"고 유감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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