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무디스 "日수출규제, 삼성·하이닉스등 韓기업 신용에 부정적"

등록 2019.07.08 18:50:23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日의존도 높아…초기엔 일본산급 품질 확보 어려울 것"

"韓기업이 주요고객…세계 공급망·기술회사에 심각영향"

【김포공항=뉴시스】배훈식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7일 오후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반도체 필수 소재 수출 규제 해결 방안 모색 차 일본으로 출국하고 있다. 2019.07.07. photo@newsis.com

【김포공항=뉴시스】배훈식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7일 오후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반도체 필수 소재 수출 규제 해결 방안 모색 차 일본으로 출국하고 있다.  2019.07.07.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장서우 기자 = 세계 3대 국제신용평가사 중 하나인 무디스(Moody's)는 최근 일본의 수출 규제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관련 주요 기업들이 제품 생산에 차질을 빚을 위험이 있어 이들 기업의 신용에 부정적이라고 평가했다.

8일 무디스가 발표한 '신용등급 전망(Credit Outlook)'에는 이같은 내용의 분석이 실렸다.

지난 4일 일본 정부는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레지스트, 에칭가스(고순도 불화 수소) 등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핵심 품목 3개에 대해 한국으로의 수출 규제를 발동했다. 이들 품목을 한국에 수출하는 일본 기업들은 사용 목적과 방법을 적은 서류 등을 적어 개별 허가를 신청해야 한다. 허가가 떨어질 때까지의 기간은 90일에 달한다.

무디스는 "한국 제조업체들은 일본 생산자들에게 투입 재료를 많이 의존하고 있다"며 "한국 기업들은 공급 경로의 다변화를 도모하겠지만, 적어도 초기엔 일본산과 비슷한 품질의 소재를 충분히 확보하는 것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무역협회를 인용해 무디스는 한국이 올해 첫 5개월 동안 일본으로부터 플루오린 폴리이미드와 레지스트, 에칭가스를 각각 94%, 92%, 44% 수입했다고 전했다.

무디스는 메모리 칩 분야에서의 재고량이 높은 수준인 점을 고려할 때 일본 정부의 조치가 단순히 재료 투입의 지연을 불러올 뿐이라면, 우리 기업들의 생산·판매에 큰 지장을 주진 않을 것이라 판단했다. 그러나 한국으로의 수출을 실질적으로 막게 된다면 "혼란(disruption)이 더욱 심각하고 길어질 것(more serious and prolonged)"이라고 우려했다.

한국 기업들이 수출이 제한된 품목을 생산하는 일본 제조 업체들의 주요 고객이라는 점에서 이같은 영향이 세계 경제 전체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무디스는 "시장조사기관 디램익스체인지(DRAMeXchange)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매출 기준 세계 디램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73%, 40%를 차지했다"며 "재료 공급 차질은 일본 기업을 포함한 세계 공급망과 기술·전자 회사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적었다.

이날 무디스가 발표한 '연례 신용분석보고서'(Annual Credit Analysis)에 따르면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은 세 번째로 높은 'Aa2'로 2015년 12월부터 4년 가까이 유지됐다. 한국은 경제와 제도, 재정적 측면에서 모두 건재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북한과의 군사적 대치와 최근 불거진 일본과의 갈등이 위험 요소로 언급됐다. 무디스는 "강제징용 배상 판결을 둘러싼 논쟁을 계기로 일본은 한국에 대해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필수 요소 수출을 제한했다"며 "이는 현재의 경제 성장 둔화를 악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