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괴이해서 매력적, 호불호는 갈리겠지만···영화 '미드소마'
어둡고 음산한 배경은 공포영화의 공식과도 같다. 하지만 '미드소마'는 이러한 음산한 배경에서 탈피해 목가적 분위기에 밝고 아름다운 배경을 유지한다. 그도 그럴 것이 영화의 배경은 90년에 한 번, 9일 동안 이어지는 한여름 축전이다. 밤에도 해가 지지 않는 스웨덴의 백야 시기다. 밝디 밝은 배경에서 새로운 차원의 공포를 관객에게 안긴다.
밝은 분위기와 정반대로 극 중반부터 잔인하고 오싹한 부족의 의식이 이어진다. 등장인물들에게 신체적 고통이 가해지지만, 영화의 포커스는 신체적 고통보다 심리적이고 감정적인 공포에 맞춰져 있다. 이러한 설정들은 극에 참신함과 전율을 더한다.
'미드소마' 만의 또다른 특징 하나는 악역이 없다는 점이다. 괴이하고 잔인한 행위가 풍습이라는 이름으로 자행되지만, 이를 행하는 그 누구도 악인은 아니다. 부족의 우두머리 등 대표적인 악인을 꼽을 수가 없다. 부족민 전원이 풍습을 행한다. 악이 있다면, 인물보다는 부족민들의 가치관과 풍습일 것이다.
플로렌스 퓨, 잭 레이너(오른쪽)
헬싱글란드에 사는 호르가 사람들은 90년마다 한 번씩 미드소마 축제를 열고 정화 의식을 한다. 호르가 마을은 나무가 울창한 능선 아래에 자리 잡은 광활한 들판 위에 합숙소와 부엌, 사원을 포함한 시골풍의 건물들을 세우고 조상 대대로 공동체로 모여 산다. 친절하고 기쁨에 넘쳐서 잔치를 벌이는 주민들은 각자 고대 북유럽의 상징인 흰 리넨 전통 의상을 입고 생활한다.
영화 초반, 주인공 대니는 엄청난 상실을 겪으면서 고아와 같은 존재가 된다. 하지만 남자친구인 크리스티안은 자신의 학문과 남자들의 우정을 우선시한다. 둘의 관계는 분열되고 극이 전개될수록 비극으로 치닫는다. 스웨덴 북부의 외딴 지역에서 열리는 기괴한 공동체 문화의 이질적인 환경을 배경으로 어긋난 관계를 극복하고 새 삶을 시작하는 여자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관계와 믿음을 이야기한다.
애스터 감독은 "'미드소마'는 사원이나 제물이 불에 타는 이미지에서 영감을 받았다. 버림받은 주인공이 과거와 연관된 물건들을 모두 태우고 마침내 그 관계에서 벗어나게 되는 것처럼, 관계의 파탄을 보여줄 수 있는 전형적인 방식을 차용하되 카타르시스를 선사하는 엔딩에 오페라풍의 해석을 더했다"고 설명했다.
대니의 남자친구 대니는 잭 레이너(23)가 분했다. 아일랜드 출신으로 여덟살에 데뷔했다. 드라마 '왓 리처드 디드'에서 '리처드' 역을 맡으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트랜스포머: 사라진 시대'를 통해 할리우드의 라이징 스타로 떠올랐다.
감독 아리 애스터(32)는 자전적 경험과 트라우마를 토대로 완성한 첫 장편 데뷔작 '유전'으로 전 세계 언론과 평단의 찬사를 받은 인물이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