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인터뷰]박정민 "나는 평범하다, 연예인이라고 인식 못할만큼"

등록 2019.08.29 13:32:22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영화 '타짜: 원 아이드 잭' 주연

[인터뷰]박정민 "나는 평범하다, 연예인이라고 인식 못할만큼"

【서울=뉴시스】남정현 기자 = "나 이대 나온 여자야" "동작 그만, 밑장 빼기냐" 등의 유행어를 양산하며 골수팬을 거느리고 있는 영화 '타짜'가 이번에는 포커로 돌아온다. 배우 박정민(32)은 1편의 조승우(39), 2편의 탑(32)에 이어 이번 3편 '타짜: 원 아이드 잭'의 주연을 맡았다.

박정민은 '타짜' 시리즈 자체가 주는 무게감 때문에 부담이 컸다. "엄청 용기를 내야 하는 순간이었다. 시나리오를 보고 그냥 하고 싶었다. '타짜'를 원래 좋아한다. 당시에는 떨어졌지만, '타짜2'의 '짜리' 역 오디션을 본 게 기억나기도 했다. 하지 말라는 사람들한테 내가 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는 스스로의 모습을 보고 '하고 싶구나'란 생각이 들었다."

정적이고 조용한 역할을 주로 맡아 온 박정민은 이번 작품을 통해 연기 변신을 꾀한다. "같은 대사라도 그 전 역할에서 했다면 다르게 했을 대사를 장르적으로 더 멋지게 들리게 하고자 노력했다.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인물이 아니지 않나. 뭔가 조금 더 포장해서 어떻게 오락성있는 인물로 연기를 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유일하게 영화 속 인물들을 다 만나는 캐릭터다. 그 안에서 내 연기가 자칫 삐끗하면 뭔가 어긋날 것 같다는 불안감이 들었다. (내가 잘못하면) 영화의 스토리 자체가 설득력을 잃을 수도 있다는 부담감이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인터뷰]박정민 "나는 평범하다, 연예인이라고 인식 못할만큼"


박정민은 전설의 타짜인 '짝귀'의 아들 '일출'을 연기했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공시생으로, 밤에는 사설 도박장에서 도박을 하며 즐거워한다. 골초이며 욕도 찰지게 하는 배짱 두둑한 캐릭터다. 박정민은 담배를 피우는 연기조차 이전과는 다른 디테일을 살리기 위해 애썼다.

"평소에 담배를 피우는 것처럼 피우면 안 됐다. 담배를 피우는 게 영화 안에서 신호가 될 때가 있다. 내가 일반적으로 담배를 피울 때 하는 동작과는 달라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도 "내가 손이 이쁘다는 얘기를 많이 들어서 담배 피울 때 강조를 하고 싶었다"고 웃겼다.

조승우, 탑 등 외모가 돋보이는 배우들이 '타짜' 시리즈의 주연을 해온 것에도 부담이 컸다. 권오광(38) 감독 또한 박정민에게 "외모를 가꿔달라"고 주문했다.

"(감독이) 시간이 갈수록 남자다운 얼굴이 나오고, 잘생겨졌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했다. 타짜 주인공을 멋있는 선배님들이 해왔다. (주인공이) 말 그대로 멋있는 사람이어야 하기 때문에 그런 주문을 한 것 같다. 다들 으쌰으쌰해서 내 외모를 잘 찍어주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 내 (외모의) 최대치가 나온 것 같다. 살 빼는 것 말고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그래서 살을 뺐다. 초반 분량 촬영 때보다 20㎏ 정도 빠져있더라."
[인터뷰]박정민 "나는 평범하다, 연예인이라고 인식 못할만큼"


1편 섯다, 2편 고스톱에 이어 이번 3편은 포커다. "포커를 칠 줄 알아서 그걸 이해하는 데는 문제가 없었다. 다만 대한민국 관객 중 포커를 이해하는 관객이 많지는 않을 거라는 점이 염려됐다. 하지만 섯다를 모르는 분들도 많을 건데, 그 분들이 '타짜 1'을 봤을 때 편집을 통해 누가 이기고 있고, 누가 이길 것 같은지를 따라갈 수 있었다. 그래서 우리도 편집으로 연기를 해내면 된다고 했고, 수긍이 갔다"며 포커라는 소재에 반감을 가질 수도 있는 관객도 영화를 이해하는 데 어려움은 없으리라고 봤다.

 "처음에 일출이 확률을 말하거나 하는 건 원래 대본에 없다. 좀 더 친절하게 설명을 하고자 넣은 거다. 포커 게임을 보면 플레이어들은 모르지만 관객, 해설자들은 알 수 있도록 퍼센티지를 보여 준다. 그런 거를 참고해서 연기에 넣었다"고 덧붙였다.

박정민은 이번 작품에서 '1번 배우'로 이름을 올렸다. "나는 그렇게까지 내가 (위상이 높아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예전에는 또래 배우들 명단에도 못 끼었다. 눈을 씻고 찾아봐도 내 이름이 없었다. 나한테 시나리오를 주는 자체가 아직도 신기하다. 친구들과 엄마, 아버지도 신기해 한다. 주연으로 영화를 찍고 이런 것에 있어서 완벽하게 적응을 아직 하지 못했다. '이제는 좀 안정적이다'라는 생각을 아직 못하고 있다. 의아해 하면서 지내고 있다"며 자세를 낮췄다.
[인터뷰]박정민 "나는 평범하다, 연예인이라고 인식 못할만큼"

박정민은 영화 촬영 당시 류승범으로부터 큰 도움을 받았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류승범(39)은 극중 '원 아이드 잭' 팀을 모으는 정체 불명의 인물 '애꾸'를 맡았다. 박정민은 "연기적으로 도움을 주기보다 외적으로 (도움을 줬다) 거의 매일 현장을 나가니 매너리즘에 빠지고 지친 상태였다. 하루는 촬영이 반 정도 지났을 때, 승범이 형이 '(지치는 순간이) 슬슬 오기 시작할 거야. 하기 싫으면 하기 싫다고 말하라'라고 말씀하더라. 나를 옆에서 며칠 동안 지켜 본 거다. 나는 실제로 하기 싫다는 말을 못 하는 사람이다. 그런 말을 해주는 사람이 가까이 있는 자체가 엄청 힘이 됐다. 그때 고비를 무사히 넘겼던 것 같다"고 감사함을 전했다.

박정민은 이번 작품을 통해 최초로 애정신을 선보인다. 극중 '마돈나' 최유화(34)와의 애정신에 대해 "걱정을 엄청 많이 했다. '관객이 나의 그런 모습을 보고 싶어할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는 신이다 보니 조심스러웠다. 유화 누나가 더 예민한 상태일텐데 배려도 잘 해줘야 할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근데 정작 촬영할 때는 괜찮았다. 유화 누나한테 공을 돌리고 싶다. 그날에도 굉장히 덤덤하게 배우로서 해내는 모습이 고마웠다"고 최유화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자신만의 매력으로 '평범함'을 꼽았다. "내가 특출나게 잘생긴 배우가 아니고 외적으로 엄청나게 매력적인 배우가 아니다. 보통사람들은 알고 보면 매력이 있지만, 겉으로 볼 때는 그냥 평범한 사람들 아닌가. 길거리를 지나 다녀도 연예인이라고 인식을 못할 만큼, 나는 평범하다. 그런 모습이 현실에 발을 붙이고 있는 캐릭터와 어울리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홍대 주차장 거리를 거닌 적이 있다. 다들 자기들끼리 놀기에 바쁘더라. 원아이드잭 옷을 입고 다녔는데도 잘 모르더라. 롯데시네마 알바생인 줄 아는 것 같더라"며 웃기기도 했다.
[인터뷰]박정민 "나는 평범하다, 연예인이라고 인식 못할만큼"

박정민은 "내가 그냥 타짜에 출연하지 않은 배우라고 하더라도 타짜가 나오면 우선 한 번 가서 보고 싶을 것 같다. 워낙 전작들이 훌륭하니까, 세번 째 작품도 보고 싶을 것 같다. 타짜 1, 2가 나오고 시간이 많이 흘렀다. 타짜 1, 2를 극장에서 못봤지만 현재는 성인이 된 사람들이 타짜를 극장에 가서 볼 수 있는 쾌감도 있을 것 같다고 본다. 유일한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다. 추억을 되살릴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박정민이 주연한 '타짜: 원 아이드 잭'은 다음달 11일 개봉한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