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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동 위해 남쪽 간다?…거꾸로 중국가는 백령도 괭이갈매기

등록 2019.09.19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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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자원관, 위치추적 발신기로 국내 첫 확인

먹이터로 北해안지역 활용, 번식 후엔 中 북상

【세종=뉴시스】괭이갈매기. 2019.09.19. (사진= 국립생물자원관 제공)

【세종=뉴시스】괭이갈매기. 2019.09.19. (사진= 국립생물자원관 제공)

【세종=뉴시스】변해정 기자 = 서해 최북단 백령도에서 번식하는 괭이갈매기가 북한 해안을 거쳐 중국까지 이동한다는 사실이 국내 처음으로 확인됐다.

조류가 월동을 위해 번식지보다 남쪽으로 이동하는 현상과 정반대여서 추가 연구가 필요해 보인다.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 국가철새연구센터는 괭이갈매기 어미 새 6마리에 위치추적 발신기를 부착한 뒤 6~8월 석 달간 연구한 이동경로 결과를 19일 발표했다. 

괭이갈매기는 몸길이 약 47㎝, 날개를 편 길이 124㎝, 체중 540g의 중형 갈매기다.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무인도서에서 집단번식을 하는 흔한 텃새로, 겨울에는 해안가에서 월동하지만 내륙 습지에서도 관찰된다.

위치추적 발신기가 단 괭이갈매기들은 백령도 동쪽의 황해남도 대동만을 따라 태탄의 간척지까지 오갔다. 백령도 북동쪽의 황해남도 장연군 남대천을 따라 내륙으로 약 25㎞까지 이동했다가 백령도로 돌아오는 것도 확인됐다. 

이중 두 마리는 번식이 끝난 후 백령도를 떠나 북한 해안을 따라 북상한 후 압록강을 건너 중국 해안까지 이동했다.

한 마리는 지난 7월 13일부터 북한 연안을 따라 북상하고선 나흘 뒤인 17일 이후 현재까지 백령도 북쪽 약 210㎞ 지역인 중국 랴오닝성 동강시 해안에 머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세종=뉴시스】괭이갈매기의 번식기 행동권(왼쪽)과 국외 이동경로(오른쪽) 지도. 2019.09.19. (그림= 국립생물자원관 제공)

【세종=뉴시스】괭이갈매기의 번식기 행동권(왼쪽)과 국외 이동경로(오른쪽) 지도. 2019.09.19. (그림= 국립생물자원관 제공)

또 다른 한 마리는 지난 6월 25일부터 8월 4일까지 평안북도 철산군 해안에서 머물다가 8월 5일 이동을 시작해 중국 다롄시 해안까지 옮겨갔다.

박진영 생물자원관 국가철새연구센터 운영팀장은 "백령도에서 번식하는 괭이갈매기의 생태연구는 국내 최초"라며 "백령도 괭이갈매기 번식 집단이 먹이터로 북한 해안 지역을 활발히 이용하고 번식 후 중국까지 이동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박 팀장은 이어 "조류가 겨울에 월동을 위해 번식지보다 남쪽 지역으로 이동하는 게 일반적"이라며 "괭이갈매기는 이와 반대로 북상한 것으로 향후 월동 지역이 어디일지 주목된다"고 덧붙였다.

국가철새연구센터는 백령도 외 연평도와 소연평도의 괭이갈매기에 대한 장기적인 생태연구를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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