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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열병 발생지역에 뿌리는 생석회 '위험 주의보'

등록 2019.09.24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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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 노출되면 수포나 염증… 눈에 닿으면 '실명' 위험도

파주·연천에 방역복, 마스크, 고글 등 제때 공급안돼 애먹어

생석회 수분과 접촉하면 발열… 가축 ,사람 화상입을수도

【창원=뉴시스】홍정명 기자= 경남 도내 공동방제단이 제13호 태풍 ‘링링’ 이후 높은 습도로 가축질병 발생이 우려되는 축산농가 인근 도로에 생석회를 뿌리고 있다.2019.09.10.(사진=경남도 제공) photo@newsis.com

【창원=뉴시스】홍정명 기자= 경남 도내 공동방제단이 제13호 태풍 ‘링링’ 이후 높은 습도로 가축질병 발생이 우려되는 축산농가 인근 도로에 생석회를 뿌리고 있다.2019.09.10.(사진=경남도 제공) [email protected]

【의정부=뉴시스】이경환 기자 = 경기북부 파주시와 연천군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해 당국이 긴장감을 높이고 있는 가운데 차단방역에 사용되는 생석회 사용에 대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특히 ASF의 갑작스러운 확산으로 장비를 제대로 갖추지 못한 채 방역을 할 경우 피부에 수포나 염증이 생기거나 바람에 날린 생석회가 눈에 닿을 경우 실명까지 초래할 수 있어 방역근무자는 물론, 주민들에 대한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3일 경기도와 일선 지자체 등에 따르면 지난 17일 국내 첫 ASF 확진 판정을 받은 파주시 연다산동의 의심신고가 접수된 지난 16일부터 22일까지 1포대 20kg의 생석회를 모두 9286포대를 방역에 사용했다.

이튿날 두번째 ASF 확진 농가가 발생한 연천군도 300포대의 생석회를 농가 출입구 등에 살포하고 있다.

갑자기 방역초소가 늘면서 민간인과 공무원 등 방역인원도 크게 늘었지만 당초 확보하고 있던 방역복이나 마스크, 고글 등의 장비가 부족해 제때 공급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농림축산식품부가 파주와 연천을 포함한 경기북부 6개 시군에 생석회 공급량도 다른 지역 보다 4배 이상 늘려 집중 살포하기로 하면서 장비공급은 더욱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생석회는 수분과 접촉해 발생하는 열과 강알칼리 성분으로 소독 효과를 극대화 하는데 이때 높은 열이 발생하면서 가축은 물론 사람도 화상을 입을 수 있다. 생석회를 다룰 때는 고무장갑을 착용하는 등의 방법으로 피부와 직접 접촉을 피해야 한다.

특히 생석회가 바람에 날리거나 달리는 차에 의해 튀어 올라 눈에 들어갈 경우 실명의 위험까지도 있다. 실제로 지난 2000년 충남 공주시에서 세살배기 아이의 눈에 생석회가 들어가 각막이 손상돼 시력을 회복하지 못하는 사고가 나기도 했다.

【김포=뉴시스】 전진환 기자 = 23일 오전 아프리카 돼지열병(ASF) 의심 신고가 접수된 경기도 김포시의 한 돼지농장 입구 도로에서 방역관계자들이 방역을 하고 있다. 2019.09.23. amin2@newsis.com

【김포=뉴시스】 전진환 기자 = 23일 오전 아프리카 돼지열병(ASF) 의심 신고가 접수된 경기도 김포시의 한 돼지농장 입구 도로에서 방역관계자들이 방역을 하고 있다. 2019.09.23. [email protected]

그러나 ASF 확진이 된 파주와 연천을 비롯, 주변 일선 지자체들도 뒤늦게 장비를 확보해 공급하고 있는 실정이다.

방역에 참여하고 있는 한 지자체 관계자는 "방역복을 입어도 몸 속으로 생석회가 모두 들어가고 밀폐된 안경도 과거에는 지급이 됐지만 지금은 받지도 못했다"며 "당연히 호흡기에 들어갈 수 밖에 없고 위험성이 큰데 공무원은 물론, 방역에 동참하는 민간인에게도 주의사항 등이 전파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위험성에 대한 안내와 장비를 받았다 하더라도 현장에서는 무겁고 불편한 고글 등 장비를 제대로 사용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특히 5cm의 생석회가 도로에서 그대로 말라 가루처럼 뿌려질 경우 방역 근무자는 물론 주민들이 위험에 그대로 노출될 수도 있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어 "초기에는 경황이 없었다고는 하지만 이미 며칠이 지난 만큼 대책을 마련하거나 이번 기회에 생석회를 대체할 수 있는 다른 대안이 제시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연천군 관계자는 "방역초소가 40개로 급속하게 늘면서 방역에 참여하는 인원들에게 모두 안전장비를 공급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라며 "확보가 되는 대로 추가로 공급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파주시 관계자도 "ASF확진 판정 이후 모든 장비가 당일날 지급된 것은 아니지만 최대한 모든 인원이 공급 받을 수 있도록 노력을 했다"며 지난 주말 전후로 지급이 모두 완료가 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경기도 관계자는 "생석회가 인체 혹은 가축에 미치는 위험성을 알고 있기 때문에 주의사항 등을 알리도록 지침을 내렸지만 점검에는 한계가 있다"며 "다시 한번 주의사항 등에 대한 매뉴얼을 전파하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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