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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책] 한국영화 100년사 한 눈에

등록 2019.10.23 17:48:43수정 2019.10.25 15: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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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함께 '한국영화 표상의 지도'

【서울=뉴시스】 남정현 기자=책 '한국영화 표상의 지도' (사진=책과함께 제공) 2019.10.23 nam_jh@newsis.com

【서울=뉴시스】 남정현 기자=책 '한국영화 표상의 지도' (사진=책과함께 제공) 2019.10.2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남정현 기자 = 2019년 10월 27일은 한국영화가 최초로 상영된지 100년 되는 날이다. 한국 최초의 영화는 1919년 10월 27일 단성사에서 개봉한 '의리적 구토'다. 올해는 한국영화 100주년을 기념해 여러 기념사업과 학술대회 등이 열리고 있다. 이에 다양한 행사에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박유희 고려대 미디어문예창작학과 교수가 한국영화 100년사를 정리한 책 '한국영화 표상의 지도'를 펴냈다.

◇ 키워드로 보는 한국영화 100년사
【서울=뉴시스】 남정현 기자='화조'(김수용, 1979)의 포스터. 스위스, 알프스, 파리 등 유럽 로케이션이 강조돼 있다. 배우 이름을 보면 나혜석 역을 맡은 윤정희에 이어 최린 역할의 신영균, 김우영 역할의 홍성민 순서로 나와 있는데, 여기서부터 이 영화의 초점이 어디에 놓여 있는지가 드러난다. (사진=책과함께 제공) 2019.10.23 nam_jh@newsis.com

【서울=뉴시스】 남정현 기자='화조'(김수용, 1979)의 포스터. 스위스, 알프스, 파리 등 유럽 로케이션이 강조돼 있다. 배우 이름을 보면 나혜석 역을 맡은 윤정희에 이어 최린 역할의 신영균, 김우영 역할의 홍성민 순서로 나와 있는데, 여기서부터 이 영화의 초점이 어디에 놓여 있는지가 드러난다. (사진=책과함께 제공) 2019.10.23 [email protected]



저자는 시대적 표상들의 흐름을 추적하며 한국영화의 역사를 포착한다. 표상의 변곡점을 드러내는 영화들을 연대순으로 분석해 표상 변화의 종적 흐름을 알 수 있게 했다. 영화의 제목으로 이루어진 '~에서 ~까지'라는 각 장의 부제는 그것을 한눈에 보여주기 위함이다. 또 복합적인 서사 매체이자 예술 형식인 영화의 표상을 시각적으로 제시하고자, 400컷에 가까운 영화 포스터와 스틸컷을 수록한 노고는 새삼 빛난다.

◇ 영화의 네트워크와 다원적 영화(사)
【서울=뉴시스】 남정현 기자=위부터 '기생 김소산'(설태호, 1973), '여대생 이난희 사건'(설태호, 1973), '배태옥 사건'(이원세, 1974)에 나오는 여간첩의 이미지. 세 얼굴은 공통적으로 당시 일반적인 멜로드라마의 주인공과는 결이 다른 퇴폐적이고 도발적인 이미지를 보여준다. 이러한 역할들의 표상은 여간첩이 지닌 이미지와 연관성을 지닌다. (사진=책과함께 제공) 2019.10.23 nam_jh@newsis.com

【서울=뉴시스】 남정현 기자=위부터 '기생 김소산'(설태호, 1973), '여대생 이난희 사건'(설태호, 1973), '배태옥 사건'(이원세, 1974)에 나오는 여간첩의 이미지. 세 얼굴은 공통적으로 당시 일반적인 멜로드라마의 주인공과는 결이 다른 퇴폐적이고 도발적인 이미지를 보여준다. 이러한 역할들의 표상은 여간첩이 지닌 이미지와 연관성을 지닌다. (사진=책과함께 제공) 2019.10.23 [email protected]



 책은 각 장과 각 부가 나름의 흐름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꼭 처음부터 읽지 않아도 된다. 순서에 관계없이 읽더라도 하위 주제들의 흐름이 축적되면서 하위 주제들 간의 중층적·횡적 관계가 포착되고 텍스트 간의 관계망 또한 이해할 수 있다. 게다가 이 과정에서 한 텍스트가 여러 차원에서 읽힐 수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이 책의 1부 1장 '어머니'는 나혜석의 고백으로 시작하는데, 이 책의 마지막 장인 5부 5장 '나혜석: 애욕과 동경'에 가면 예술가 나혜석을 만나게 된다. 따라서 앞에서부터 읽느냐 뒤에서부터 읽느냐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오히려 나혜석의 전기 영화에 대해 읽고 나혜석의 독백을 읽었을 때 이해가 더 쉬울 수도 있다.

◇ 영화 표상으로 한국 읽기
【서울=뉴시스】 남정현 기자=서구적인 드레스와 한복 모두 잘 어울렸던 배우 최은희. 해방 이후 그녀의 스타 페르소나가 구성되는 과정은 근대화 과정에 필요한 여성상이 구성되는 과정과 겹친다. (사진=책과함께 제공) 2019.10.23 nam_jh@newsis.com

【서울=뉴시스】 남정현 기자=서구적인 드레스와 한복 모두 잘 어울렸던 배우 최은희. 해방 이후 그녀의 스타 페르소나가 구성되는 과정은 근대화 과정에 필요한 여성상이 구성되는 과정과 겹친다. (사진=책과함께 제공) 2019.10.23 [email protected]



한국영화에 나타난 주요 표상을 살펴보는 것은 한국사회의 다방면을 살펴볼 수 있는 한 방안이다. 또한 한국영화의 기억과 상상을 통해 한국의 근현대사를 조망해보는 방법이 될 수도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한국영화의 역사를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식으로 펼쳐놓고 지도를 그려볼 수 있는 길이다.

저자는 서문에서 "책을 써나가는 동안 처음의 기획에서 의도하지 않았던 관계들이 생겨나고 그것이 새로운 탐색의 계기가 됐다"고 고백한다. 소설가가 자신이 창조한 캐릭터의 생각과 행동을 좇아가는 것처럼 집필 과정에서 더욱 다양하고 촘촘한 관계망이 형성됐다는 것이다.

"그러는 과정에서 한국영화(사)의 다원적 요소들이 서로 빛과 기운을 주고받는 성좌처럼 펼쳐져 갔고, 한국영화의 역사를 한층 풍부하게 감지할 수 있었다."

 박유희 교수는 문학과의 관계를 중심으로 한국영화사를 연구해왔다. 저서로는 '서사의 숲에서 한국영화를 바라보다', '디지털 시대의 서사와 매체' 등이 있다. '국영화 역사 속 검열제도', '순결과 음란: 에로티시즘의 작동방식' 등의 공저가 있다.
584쪽, 3만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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