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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가 올려도 매수 따라와요"…새 아파트 인기에 시장은 '매도 우위'

등록 2019.10.26 05:5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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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매수우위지수 113.8…강남 11개구 100 넘어

공급 부족 우려에 매수…"매도자는 급할 것 없어"

강남, 마·용·성 등 인기 지역서 호가 1~2억원 올라

전문가 "거래량 충분치 않아 집값 급등 않을 것"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서울도심 아파트단지. 2019.09.11. scchoo@newsis.com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서울도심 아파트단지. 2019.09.1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가윤 기자 = "사겠다는 사람은 많은데 매물이 없습니다. 문의가 들어오면 매도자들은 가격을 더 올리거나 매물을 아예 거둬들여요. 그래도 매수세는 따라오죠."

매수 문의가 없어 '거래 절벽'에 시름이 깊던 부동산 중개업소의 분위기가 달라졌다. 여전히 거래는 많지 않지만 문의 전화는 2~3배 늘었다. 대신 매도자들이 매물을 거두고 호가를 올리는 등 '매도 우위' 시장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26일 KB부동산 리브온이 발표한 '주간 KB주택시장동향'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서울 매수우위지수는 113.8로 전주(107.1)보다 올랐다. 특히 강남 11개구가 기준점인 100을 넘어선 105.9를 기록하며 매도자 우위로 돌아섰다. 강북 14개구 또한 120.7로 전주(117.0)보다 상승했다.

이는 분양가상한제가 시행되면 공급 부족으로 집값이 오를 것이라 판단해 수요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 때문에 전통적으로 상승세를 이끌던 재건축 아파트보다는 신축 아파트를 위주로 문의 전화가 폭주하고 있다.

KB부동산 관계자는 "분양가상한제 시행 이후 공급 부족으로 집값 상승을 예상하면서 매수자들은 지금이라도 매물을 선점하기 위해 나서는 반면 매도자들은 급할 게 없다는 입장"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집값도 상승하는 분위기라, 매도자들은 다시 매물을 거두고 호가를 올리기 시작했다. 서울 대부분의 지역에서 실거래가가 올랐는데, 호가는 이보다 적게는 3000~5000만원에서 많게는 1억~2억까지 높아졌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 A중개업소는 "요즘은 얼마나 깎느냐가 문제가 아니고 파느냐 안 파느냐가 문제일 정도로 매수 분위기가 강하다"며 "올해 8~9월 기준으로 호가가 1~2억이 올랐는데도 매물이 나오면 무조건 매수 문의가 온다"고 전했다.

강남3구와 함께 분양가상한제 적용대상 지역으로 꼽히는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등의 지역에서도 호가가 오르고 있다.

서울 마포구 토정동 B중개업소는 "30평대 기준으로 새 아파트 호가는 한 달 새 1억이 올랐고 구축은 3000만~5000만원 올랐다"며 "3월까진 매수 문의가 전혀 없다가 4월부터 시작해서 7~9월 활발하게 문의가 들어오니까 완전 매도 우위가 돼버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연초 대비 거래가 활발하다고 해도 여전히 예년보다 거래량이 적은 상태라 이 같은 매도 우위 분위기가 집값 급등으로 이어질 지는 미지수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이미 지난해 7~8월 집값이 오를 만큼 올라 매수에 나서기 쉽지 않을 뿐만 아니라 경제 상황이 좋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부동산 시장이 (정책 등의 영향으로) 워낙 불안하고 매물이 많지 않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매도 우위 시장이 형성될 순 있으나 거래량이 아직 충분치 않다"며 "경제 상황도 좋지 않기 때문에 짧게 과열됐다가 침체되는 혼조 양상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도 "저금리로 인한 풍부한 유동자금이나 분양가상한제로 인한 분양시장 수요자의 관심 분산 등으로 신고가를 경신하는 단지가 있지만, 전체적으로 급등하진 않을 것"이라며 "서울은 이미 많이 올랐기 때문에 가격 상승에 대한 피로감이 있는 상태"라고 분석했다.

함 랩장은 이어 "계절적인 비수기이기도 하고, 32개 기관이 참여해 공격적인 불법 행위 단속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라 거래량은 감소할 수밖에 없다"며 "집값이 떨어지진 않고 강세를 유지하겠지만 내년 초까지는 거래 소강상태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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