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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인종 학살 옹호 노벨 문학상 수상자 안돼"

등록 2019.12.08 00:5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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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AP/뉴시스】 노벨문학상 수상자 오스트리아 작가 페터 한트케(77)가 지난 10월10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 있는 자택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12.08.

【파리=AP/뉴시스】 노벨문학상 수상자 오스트리아 작가 페터 한트케(77)가 지난 10월10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 있는 자택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12.08.

[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터키 정부가 1990년대 유고 내전 당시 세르비계 인종 학살을 옹호한 전력을 가진 오스트리아 출신 작가 페터 한트케의 노벨 문학상 수상을 취소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그가 지난 10월10일 수상자로 발표됐을 때도 피해지역 중 한 곳인 보스니아는 취소를 요구했다.하지만 스웨덴 한림원은 정치적인 상이 아니라며 거부한 바 있다.

7일(현지시간) 터키 관영 아나돌루통신에 따르면 이브라힘 칼른 터키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트위터에 "오는 9일 보스니아 학살을 부인하고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신유고연방 대통령)을 옹호한 페터 한트케가 노벨 문학상을 받는다. 스웨덴 한림원은 창피함을 모르는 결정을 반드시 되돌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상이 새로운 학살을 장려할 것"이라며 "어떻게 도덕 의식과 수치심을 모르는 사람에게 상을 줄 수 있는가"라고도 비난했다. 밀로셰비치는 1990~2000년대 유고 내전 당시 세르비아 민족주의를 부추겨 수십만 명을 죽게 만든 인물이다.'발칸의 도살자'라고도 불린다.

한트케는 1995년 세르비아 군이 이슬람교도인 보스니아인 8000명을 학살했던 '스레브레니차 학살' 사건을 인정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는 2006년 밀로셰비치의 장례식에서 참석해  "비극적인 인물"이라며 추모하기도 했다.

피해자들은 한트케의 수상 소식이 알려지자 강하게 반발했다. 세피크 자페로비치 보스니아 대통령은 10월10일 "한트케는 집단학살, 성폭행, 집단수용 등 잔혹한 범죄의 희생자들에게 반성이나 사과도 하지 않았다"며 "노벨문학상 수여는 그의 불명예스러운 문학적, 정치적 입장을 정당화한 행위"라고 비난했다.

'스레브레니차 학살 사건 희생자 어머니 모임'도 노벨 위원회에 한트케의 노벨문학상 선정 취소를 촉구했다. 이 단체는 한트케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에 "아들, 남편, 형제를 잃은 여성인 우리는 상처를 입었다"라며 "노벨 위원회는 한트케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스웨덴 한림원은 노벨문학상은 정치적인 상이 아니라며 번복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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