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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 폐렴'에 韓 경제도 비상…정부, 대책 마련 '풀가동'

등록 2020.01.28 14:2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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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 폐렴 방역에 208억 투입…예비비 2조원 지원

2003년 사스 발생 당시 GDP 성장률 0.25%p 하락

중국인 관광객 감소→소비위축…여행·관광 타격도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국내 확산을 막기 위해 중국에서 입국하는 여행자들의 전수발열검사가 이어지고 있는 28일 인천국제공항 검역담당자들이 중국 항저우발 항공기 탑승객들을 대상으로 발열 검사를 하고 있다. 2020.01.28.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국내 확산을 막기 위해 중국에서 입국하는 여행자들의 전수발열검사가 이어지고 있는 28일 인천국제공항 검역담당자들이 중국 항저우발 항공기 탑승객들을 대상으로 발열 검사를 하고 있다. 2020.01.28.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 박영주 위용성 기자 = 중국에서 발생한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이 올해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위험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수출 회복과 민간소비 활성화 등으로 올해 경기 반등을 이뤄내겠다는 정부의 목표에 연초부터 브레이크가 걸린 모습이다.

정부는 잇따른 회의를 개최하고 국내 금융시장과 실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하고 나섰다. 예산을 적극적으로 투입하고 초기 방역에 힘써 경제활동 위축이 장기화되는 것을 차단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긴급 경제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우려가 완전히 종식될 때까지 국민안전 확보와 경제적 영향 최소화를 위해 모든 정책역량을 총동원할 것"이라며 "국민들께서도 과도한 불안감 없이 정상적으로 경제활동에 종사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총 208억원을 투입해 우한 폐렴 선제 방역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재외국민 보호를 위한 전세기 파견 예산 10억원도 즉시 집행할 수 있도록 준비를 마쳤다. 이미 확보된 예산이 부족할 경우 목적 예비비(2조 원)를 추가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홍 부총리는 전날에도 기재부 간부회의를 열고 "국내 확산 정도에 따라 국내 경제에도 부정적 파급효과를 미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며 관련 동향을 철저히 점검·분석하도록 지시했다. 같은 날 오후 김용범 기재부 1차관도 확대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국내외 금융시장을 살폈다.

정부가 연일 회의를 개최하고 상황을 주시하는 배경에는 전염병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우리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우한 폐렴 확산 범위가 커지면 전염병 감염에 우려한 사람들이 외부활동을 줄이면서 내수가 위축될 수 있다. 소비 심리가 쪼그라들면 경기 회복 속도도 더뎌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관련 방역예산지원 및 경제영향 최소화 점검을 위한 긴급 관계장관회의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2020.01.28.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관련 방역예산지원 및 경제영향 최소화 점검을 위한 긴급 관계장관회의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2020.01.28. [email protected]

과거 사례를 보면 2003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 2009년 신종플루(H1N1),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등 전염병이 퍼졌을 때 국내총생산(GDP) 감소 등 우리 경제에 악영향을 미쳤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최근 발간한 '중국발 원인 불명 폐렴 현황 및 대응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사스 영향으로 2003년 2분기 우리나라 GDP 성장률이 1%포인트(p), 연간 성장률 0.25%p 내외로 하락한 것으로 추정된다. 같은 해 5월 수출 증가율도 3.5%로 전월 대비 15.7%p 추락했다. 신종플루와 메르스도 GDP 성장률을 약 0.2~0.3%p 끌어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관광객의 감소로 소비 위축도 우려된다. 사스 발병 직전인 2002년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 수는 54만9400여 명이었으나 2003년에는 51만2700여 명으로 줄었다. 지난해 12월 중국인 관광객이 1년 전보다 26.9% 증가하는 등 호황을 누리고 있고 한한령(限韓令) 해제 분위기 조성으로 국내 화장품 등 소비가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는 상황에서 우한 폐렴은 악재일 수밖에 없다.

전염병 확산으로 중국인 관광객이 감소할 경우 국내 소비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여행·관광·음식업 등 서비스업 타격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중국인 관광객으로 회복세를 보이던 음식·숙박업, 여행, 도·소매업 분야의 피해가 우려된다"면서 "전염병 우려로 사람들이 외출을 꺼리면서 소비심리에도 타격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정적인 영향을 어느 정도로 미칠지는 우한 폐렴 사태의 지속 기간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국제적인 전염병인 경우 국가 간 인적 교류와 물적 무역을 방해하기 때문에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며 "중국이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했을 때 우리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인 효과는 더 클 수 있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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