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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 화재원인, 배터리 결함?…삼성SDI·LG화학 '당혹'

등록 2020.02.03 07:4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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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조사위 이달 결과 발표 전망…배터리 결함으로 잠정 결론낸 것으로 알려져

ESS 단순 배터리 아닌 종합 시스템 "韓만 문제, 화재 주범으로 거론 납득 어려워"

【세종=뉴시스】강종민 기자 = 이승우 국가기술표준원장이 11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민관합동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사고 원인조사위원회가 실시한 'ESS 화재사고 원인조사 결과'와 '재발방지를 위한 종합안전강화대책', 'ESS 산업생태계 경쟁력 지원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2019.06.11.  ppkjm@newsis.com

【세종=뉴시스】강종민 기자 = 이승우 국가기술표준원장이 11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민관합동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사고 원인조사위원회가 실시한 'ESS 화재사고 원인조사 결과'와 '재발방지를 위한 종합안전강화대책', 'ESS 산업생태계 경쟁력 지원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2019.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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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지은 기자 =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 원인 중 하나로 배터리 결함이 거론되며 제조사 내부에서도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ESS 산업은 종합 시스템 산업인데도 배터리 문제만 부각되자 당혹스러운 분위기다.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3일 배터리 업계 등에 따르면 ESS 사고원인 2차 조사위원회는 조만간 조사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상 추가 조사 및 검증 과정은 마무리한 상태로 안전 강화 대책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공식 발표가 난 것은 아니지만 업계는 2차 조사위가 화재 원인을 배터리 결함으로 잠정 결론지은 것으로 보고 있다. 배터리 자체의 결함보다는 보호·운영·관리상의 문제가 영향을 미쳤다고 발표한 1차 조사위 결과와 대비된다. 다만 배터리의 결함이 미흡한 설치·운영 과정에서 비롯됐다는 점도 배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ESS 배터리에 사고 원인이 있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질 가능성이 커지자 배터리 업계는 화재의 주범으로 낙인 찍히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는 모습이다. 전기를 저장할 수 있는 ESS는 단순히 배터리가 아닌 PCS(전력변환장치), BMS(배터리 관리시스템), EMS(운영시스템) 등이 결합된 종합 시스템이다. 만약 배터리 결함이 핵심 원인으로 지목되면 납득하기 어렵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전문가들도 잇따른 ESS 화재 원인으로 시스템 차원의 통합 관리체계 미비를 지적하기도 했다. 장우석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보고서를 통해 "ESS는 단전지, 모듈, BMS, PCS 등 여러 기업들이 제조한부품들이 통합된 시스템으로 구성된다. 개별 부품 차원의 시험인증과는 별도로 통합된 시스템 차원에서 안전성 검증이 필요하다"며 "시스템 수준에서 기술적 검증을 수행할 수 있는 테스트베드가 부재했으며 통합적인 관리체계 또한 미흡했다"고 짚었다.

더구나 삼성SDI와 LG화학은 화재 원인과 관계 없이 ESS 생태계 복원을 위해 자체 안전성 강화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LG화학은 위험성을 차단하기 위해 화재확산 방지 제품 출시를 준비하는 한편 사업주들의 부담을 최소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2017년 남경산 배터리를 포함한 사이트는 화재를 방지하기 위해 70%로 제한가동 중이며 ESS 운영업체에 손실 비용을 물어주고 있다.

삼성SDI도 배터리 셀에서 열이 감지되면 즉각 소화하고, 열이 인접 셀로 전달되는 걸 막는 특수소화시스템을 개발해 자사 배터리가 사용된 ESS에 무상 적용하고 있다.

같은 배터리 제품을 설치한 해외 ESS 사이트에서는 화재가 발생하지 않고 유독 한국에서만 문제가 된 점도 규명해야 할 과제다. 업계 안팎으로는 운영방식과 시공업체 능력, 설치환경 등에서 차이가 있다고 지목했다.

일례로 해외의 경우 배터리 수명을 고려해 계약 시 충분한 마진을 확보한다. 계약 기간 동안 사용되는 배터리 용량보다 많은 배터리를 확보하는 셈이다. 반면 국내는 설치 용량을 최대로 활용하다 보니 배터리에 무리가 가기 쉽다는 설명이다.ESS 시공 기준도 해외보다 느슨하고 온도 및 습도 관리도 미흡하다는 게 대체적인 견해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국내와 동일한 배터리를 탑재하는 해외 ESS 사이트에선 화재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음에도, 자칫 배터리가 ESS 화재사고의 핵심 원인으로 낙인 찍힐 우려가 커졌다"며 "배터리 문제만 부각되는 것은 아쉽다는 게 배터리 업계의 대체적인 평가"라고 말했다.

이어 "ESS 생태계가 더 이상 침체되지 않도록 정부가 발화 원인을 명확하게 규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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