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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대선주자들, 압박면접에 '진땀'…"면접관이 골수좌파"(종합)

등록 2021.09.09 20:24:44수정 2021.09.09 20:3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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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진중권 투입해 후보 압박면접

공약뿐 아니라 과거 논란 언행 들춰내 '돌직구' 질문

洪 "면접관이 골수좌파" 劉 "면접관이 尹 공개지지"

[서울=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 9일 서울 금천구 즐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국민 시그널 공개면접에 참가한 홍준표(왼쪽) 예비후보가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의 면접을 받고 있다. 2021.09.09.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 9일 서울 금천구 즐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국민 시그널 공개면접에 참가한 홍준표(왼쪽) 예비후보가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의 면접을 받고 있다. 2021.09.0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미영 박준호 정윤아 기자 = 국민의힘 대권주자들이 9일 공개적으로 압박 면접 방식의 시험대에 올라 진땀을 흘렸다.

이날 압박면접에선 대부분의 후보들에게 정책, 공약 뿐만 아니라 과거 논란이 됐던 언행까지 끄집어내 날카로운 돌직구 질문이 쏟아졌다. 이에 예민해진 일부 후보들은 면접 방식에 이의를 제기하거나 "골수좌파"라고 면접관의 자질을 문제삼기도 했다.

국민의힘이 이날 서울 금천구의 한 스튜디오에서 개최한 '국민 시그널 면접'은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박선영 동국대 교수, 김준일 뉴스톱 대표가 면접관으로 참여해 후보자 한 사람당 22분간 질문과 답변을 주고받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유튜브로 생중계된 이날 압박면접은 동시 접속자 수가 1만명을 밑돌 만큼 높은 관심을 받았다.

홍준표 예비후보는 비례대표 폐지 및 국회의원 축소, 긴급재정경제명령권 발동 등을 놓고 논쟁을 벌였다.

진 전 교수가 "1인2표인데 비례대표를 폐지하면 국민이 한표를 잃어버려 당시 헌재에서 위헌 판정을 받은 것 아니냐"고 지적하자, 홍 후보는 "헌법을 바꾸면 되잖느냐"며 "지난 탄핵 때 헌재에서 하는거 보니까 헌재 폐지도 검토해야 되겠다, 차라리 헌재를 폐지하고 대법원으로 통일하는게 어떠냐, 그 이야기도 많이 나온다"고 응수했다. 이에 진 전 교수가 "국민의힘을 폐지하는 것은 어떠냐"고 받아치자, 홍 의원은 "글쎄요"라며 웃어 넘겼다.

김 대표가 국회의원정수 축소 공약에 대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012년에 했던 공약인데 카피한 거 아니냐"고 묻자, 홍 후보는 "질문을 왜 이렇게 배배 꼬아 질문을 하느냐"며 "답변하기 난감하다"고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다.
 
과거 류여해 전 최고위원에 대한 성희롱 발언 논란에 홍 후보는 "근거 없는 낭설"이라고 반박했고, "과거 여기자에게 맞을 수 있다는 발언과 모 여성의원을 향해 패버리고 싶다고 했다는 말을 했는데 이런 말들은 성희롱 아니냐"는 김 대표의 질문에 홍 후보는 "그게 성희롱이냐"며 "다시 검토하라. 막말이라면 수용하겠지만 성적 희롱은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다만 여성 비하, 막말 논란으로 남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여성 지지율이 낮은 것 아니냐는 취지의 질문에 홍 의원은 망설임없이 "그렇습니다"라고 답해 면접관들의 웃음을 사기도 했다.

유승민 예비후보는 면접 시간의 상당부분을 여가부 폐지론의 당위성을 설명하는데 할애했다. '탄핵의 강'과 연계한 지지율 관련 질문에선 억울함을 호소했다.

여가부 폐지론을 두고 안티 페미니즘 바람을 타려는 것 아닌지 의심스럽다는 면접관들의 지적에 유 후보는 "진정한 양성평등을 위해서 지금 아무 일도 제대로 못하고 있는 여가부 폐지하고, 대통령 직속 양성평등위원회를 만들어서 진짜 양성평등을 실현하고 싶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진 전 교수가 "유승민, 하태경, 이준석 세분이 갑자기 안티 페미니즘 드라이브를 걸면서 문제가 있다"고 비판하자, "4년 전 대선후보 면접 토론할 때는 진 교수님이 아무 말씀 안 하시더니 요즘엔 왜 그러시는지 모르겠다"고 맞받았다.

여가부 폐지 대안으로 대통령 직속 양성평등위원회를 제시해 "위원회를 남발한다"는 박 교수의 지적에도 유 후보는 "위원회도 위원회 나름일 것"이라며 "양성평등위원회를 설치해서 대통령인 제가 위원장하겠다는데 훨씬 좋은거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김 대표가 "국민의힘이 탄핵의 강을 건넜다고 보느냐"고 묻자, 유 후보는 "건너고 있는 중이다"라고 짧게 언급했다. 곧바로 김 대표가 "다 건넜는데 유승민 후보만 못건넌 듯하다. 이준석 대표도 당선되고 윤석열 후보도 보수에서 지지가 높은데 유승민 후보만 배신자 이미지의 아이콘이 있다"고 돌질구를 날리자, 유 후보는 "제가 배신자라 생각하나? 그렇게 생각하니 그렇게 표현하는거 아니냐"며 예민하게 반응했다.

유 후보는 보수진영 지지율이 높지 않는 데 대해선 "솔직히 좀 억울하다"며 "영남 보수권 지지를 말하는 것 같은데 저는 그분들도 생각이 바뀔거라 믿는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 9일 오후 서울 금천구 즐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시그널'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공개면접에서 유승민 예비후보가 물을 마시고 있다. 2021.09.09.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 9일 오후 서울 금천구 즐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시그널'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공개면접에서 유승민 예비후보가 물을 마시고 있다. 2021.09.09. [email protected]

 
박 교수가 "예전에 공수처 도입을 주장했었다"며 유 후보의 공수처 찬반 입장 번복을 문제 삼자, "문재인 정권과 민주당이 공수처를 이렇게 장악하는 방식으로 가리라고는 생각 안 했다"고 유 전 의원은 해명했다.

최재형 예비후보는 정해진 임기를 채우지 않고 조기 사퇴한 점과 규제 모라토리움, 중소형원자로 건설  등의 공약에 대해 질문이 집중됐다. 면접관들은 최 후보의 경제 공약이 지나치게 '우클릭'이거나 실현성이 떨어지고 대북 정책은 오히려 문재인 정부와 다를 바 없다고 지적했다.
 
최 후보는 감사원의 정치적 중립성 훼손 논란에 대해 "훼손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못박았다.

진 전 교수가 "중도층 호소력을 기대했는데, 공약을 보면 울트라 라이트고 시장 만능주의"라며 "작은정부를 천명했는데, 낡은 구호 아닌가"라고 따지자, 최 후보는 "작은 정부라고 표현하는 건 부적절하다"고 선을 긋고 "작고, 스피디하고, 스마트한 정부다. 작은 규모지만 변화에 빨리 잘 적응하는 효율적 정부를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가 중소형원자로 건설 공약에 대해 "어디에 지을건가. 전력 소비가 가장 많은 서울 인근에 지어야 하는데 가능한가. 지역 주민 반발도 있을텐데 짓겠다고 공약만 하면 끝인가"라고 캐묻자, 최 후보는 "중소형 원자로를 건설하면 일자리도 늘릴 수있고 지역 먹거리도 창출할수 있다"라면서도 신규 원전 건설 가능한 지역에 대해선 "좀 더 검토하고 말씀드리겠다"며 모호한 대답을 내놨다.

공약으로 취임 후 100일간 '규제 모라토리움(중지)'를 제시한 데 대해서도 박 교수는 "모라토리움 기간이 너무 길어 혼란이 예상된다"고 문제 삼았다.
      
북핵 해법과 관련해 "북이 핵을 보유하는게 정권유지에 도움이 되느냐하는 생각을 갖게 하기 위해선 제재를 통해 압박하고, 핵을 포기한다면 경제적 지원을 해주는 방식을 병행해야 한다"라고 하자, 김 대표는 "문 정부랑 다른게 뭔가"라고 반문했다.

'DJ 적자'로 불리는 장성민 예비후보에게 박 교수는 "김대중 대통령이 북한은 핵을 개발할 의지도 없고 능력도 없다, 절대로 안 한다, 책임지겠다고 하셨다"며 "정치적 적자로서 지금도 프라우드하게 생각하는 그분이 말씀한 북핵문제가 과연 옳았던 판단이냐"고 물었다. 이에 장 후보는 "(당시 김대중 대통령의)정치적 수사였다"고 옹호하자, 박 교수는 "거짓말이었네요"라고 질타했다.

김 대표가 장 후보의 종편 시사프로그램 진행 시절 5·18 북한군의 침투 등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여과없이 내보낸 사실을 문제 삼자, "북한군 광주 투입은 제가 한 얘기가 아니다. 광주의 민주화를 모욕하는 것으로 절대 있을 수 없다"고 강력 부인했다.

이에 박 교수가 "5·18 모욕은 있을 수 없다고 했는데 2000년 기념식에 내려가서 한잔 하셨죠?"라며 당시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 전야제 참석 직후 민주당 의원들의 '새천년 NHK 룸살롱 사건'을 거론하자, 장 후보는 "솔직히 노래 불러주고 서빙하는 여자분들은 몇분 있었지만 저는 그런 것도 염려스러워 저리로 가라고 하고 혼자 앉아 있었다"며 "지금에 와서 변명할 생각은 없고 무조건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주택문제 해결 대책으로 서울 소재 대학을 타지역으로 이전하는 대신 해당 학교 부지에 아파트 주거단지를 건설하는 방안에 대해 김 대표는 "대부분 사립대인데 대통령이 이걸 하실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며 "저는 이게 약간 독재하겠다는 거 아닌가"라고 공약의 실효성에 의문을 나타냈다.

[서울=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 9일 오후 서울 금천구 즐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시그널'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공개면접에서 최재형 예비후보가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1.09.09.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 9일 오후 서울 금천구 즐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시그널'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공개면접에서 최재형 예비후보가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1.09.09. [email protected]

장 후보가 대학을 이전하더라도 서울에서 30분 거리로 통학이 가능하다는 취지로 설명하자, 진 전 교수는 "30분 거리면 거기에 학교대신 아파트 짓는 건 어떠냐"고 맞받았다.

장기표 예비후보는 '대깨문 주사파 혁파로 국민통합'을 공약으로 내건 것과 관련해 "제1야당 후보가 이거를 공약으로 내걸고 대깨문을 혁파한다고 했는데 문재인정부는 주사파정부인가"라는 김 대표의 질문에 "저는 문재인정부를 주사파정부라고 생각한다. 대깨문이야말로 국민들을 분열시키는 중대 요인"이라고 주장했다.

진 전 교수는 장 후보의 비전발표회에 대해 "깜짝 놀랐다. 이거 완전 80년대 운동권 찌라시"라고 혹평하곤, "제가 볼때 이 정권이 주사파 정권은 아니다. 적을 상정하고 때려잡는 방식이 정말 운동권 방식"이라고 꼬집었다.

박찬주 예비후보는 대선 후보로서 자질에 관한 질문이 쏟아졌다.

박 교수가 "적폐 표적이 되셔서 대통령선거 후보자로 나오실 때까지는 준비 많이하셨을거라 생각했는데 덜되신거 아닌가"라고 묻자, 박 후보는 '준비가 덜된 건 맞다"고 인정했다.

이에 박 교수가 "준비가 덜되면 (선거에)나오면 안 된다"고 질책하자, 박 후보는 "제가 공약 세개를 내세운 건 제가 가진 여러 생각중 세개를 대표로 내세운 것이다. 윤석열 후보는 일자리 하나만 제시했잖나"라며 "40년 군생활하면서 조직 관리를 해왔는데 국정 지도자로서 충분히 그동안 자질을 갖춰왔다고 생각한다"고 자평했다.
 
'삼청교육대' 발언 논란에 대해선 "군미필자는 삼청교육대를 가야된다 표현을 쓴적이 없다"고 부인하면서도 "앞으로는 정치인으로서 용어를 사용할 때 불편하지 않도록 신중하게 하겠다"고 자세를 낮췄다. 

박 교수가 "군에서 성관련 범죄가 계속 나와 목숨을 끊는 여군들이 있는데 원인이 무엇이냐"고 묻자 박 후보는 "끊임없는 성인지 교육과 강력한 처벌을 병행하지 않으면 완전 근절하기는 어렵다"고 답했다.

이날 압박면접에 대해 홍 후보는 ""당에서 경선 출마 비용으로 1억을 받았다. 당은 어떤 식으로든 행사를 해야 하고 그러다보니 이런 행사를 만든 것"이라며 "앞으로 토론회가 아니면 이런 자리는 후보들을 안 불렀으면 좋겠다"며 불만을 나타냈다.

유 후보는 "일단 이런 면접방식에 대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발표회한다, 면접한다, 이런 건 공정하지 않을 수 있는 방식이라 생각한다. 후보들에게 공평한 시간을 주고 자유롭게 묻고 대답하게 하는 게 그게 제일 공정한 방식"이라고 했다.

특히 "면접관의 문제가 있다"며 "제가 알기로는 진 교수는 윤석열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한 사람인데 선관위가 어떻게 저런 분을 면접관으로 모셨는지 모르겠다"고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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