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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EZ]"어디서 많이 보던 건데"...모방 쏟아지는 예능 현실

등록 2021.11.13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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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나혼자산다 2021.11.12.(사진=나혼자산다 영상캡처)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나혼자산다 2021.11.12.(사진=나혼자산다 영상캡처)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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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대중연예팀에서 주말마다 인턴들의 시각을 담은 코너 '주말EZ'를 선보입니다. '주말EZ'는 '주말이지'의 동음이의어입니다. 'EZ'는 '에픽(Epic) Z세대'의 줄임말이죠. Z세대 인턴들이 쓰는 '엔터 서사입니다.

[서울=뉴시스]전재경 인턴 기자 = "이 예능 프로그램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은 느낌이네!"

TV 예능을 보고 피로감을 느끼는 이들이 적지 않다. 채널을 돌릴 때마다 비슷비슷한 예능이 우후죽순처럼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0년 간 가장 많이 모방되고 있는 예능 장르를 꼽자면 바로 관찰형 예능이다. 

관찰형 예능의 전성시대를 이끈 선봉장은 MBC TV '나혼자산다'였다. 주로 연예인 일상을 주제로 놓고, 관찰 방식을 도입한 이 프로그램은 예상외 인기를 끌며 롱런했다.

'나혼자산다' 성공 이후 SBS TV '미운우리새끼', KBS TV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 MBC TV '전지적 참견 시점', tvN '온앤오프', TV조선 '와이프 카드 쓰는 남'(와카남) 등 관찰 예능 프로그램의 유행이 줄을 이었다. 이 프로그램들은 인지도 높은 스타 MC를 캐스팅하고, 관찰형 예능을 표방했다.

이런 프로그램들의 주제는 대개 출연한 연예인들의 사생활들로 주류를 이룬다. 특히 이를 지켜보는 MC들은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과도한 말장난과 인신공격도 서슴지 않는다.

예능 세계에서 베끼기 경쟁은 관찰형 예능 뿐 만이 아니다. 요리, 육아, 오디션, 스포츠 예능 등 각 방송사들이 라이벌 프로그램에서 인기를 모았던 포맷들을 망설임 없이 재활용한다.

유행에 민감한 방송에서 특정 장르의 성공은 일시적인 화제를 일으킨다. 그러나 문제는 이런 예능이 선보이는 과정에서 이미 유사한 포맷들을 그대로 재활용하는 데 그치고 있다는 점이다.

한때 트로트 예능의 붐을 일으켰던 '미스트롯'을 따라하려다 별다른 관심을 얻지 못하고 종영한 '트롯신이 떴다' '트로트의 민족' '보이스트롯' '트롯전국체전'이 대표적인 예다. 질적 향상에 대한 노력 없이 예능 프로그램들의 무분별한 모방은 결국 대중들의 외면으로 귀결된다.

하재근 대중문화 평론가는 "콘텐츠가 많아지다 보니 경쟁이 굉장히 심해지고 있고, 제작자들이 성공의 가능성이 높은 콘텐츠를 찾다 보니까 타 방송사에서 성공한 포맷을 답습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방송사들 모두 안전한 기획을 하다 보니 모든 방송사에서 비슷 비슷한 프로그램을 하게 되고, 결국 그 프로그램들은 식상해져서 공멸하게 된다. 시청자들은 또 다양한 프로그램을 보지 못해서 TV방송 플랫폼에 마음이 멀어진다"며 "성공한 프로그램을 따라하려고 하지 말고 자기들 플랫폼만의 고유하거나 독창적인 걸 만드려는 노력을 해야 시청자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시스] '2020 MBC 방송연예대상' 유재석. 2020.12.29. (사진 = MBC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2020 MBC 방송연예대상' 유재석. 2020.12.29. (사진 = MBC 제공) [email protected]


▲매번 같은 스타MC...새 얼굴 찾기 힘드나

출연진의 중복 캐스팅도 예능의 차별화를 저하시키는 요소다. 유재석, 신동엽, 김구라, 강호동, 박나래 등 인기 있는 몇몇 스타 MC들이 예능을 독점한다.

특히 몇몇 스타들은 지상파와 케이블을 넘나들며 무려 5∼6개 프로그램에서 MC 자리를 차지하며 존재감을 과시하지만, 프로그램 수와 상관없이 그들의 이미지는 매번 비슷하다.

오래 전부터 예능의 대부분이 스타 MC들의 개성을 반영하는 포맷에 맞춰져서, 개편에 따라 '자리바꾸기'만 하고 있다. 물론 각 방송사가 스타 MC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것은, 이들이 대중의 눈길을 사로잡을 만한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비슷비슷한 예능에서 반복적으로 소비되는 이들의 이미지는 대중들의 피로감를 높인다. 여기에 게스트마저도 매번 나오던 이들이 대다수이기에 프로그램은 결국 이 연예인들의 개인적인 친분과 말장난에 좌우되는 한계에 머무르고 만다.

하재근 평론가는 "예능에서 몇몇 스타MC가 독점한다는 이야기는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라 꽤 오래된 이야기다"라며 "새 얼굴도 찾아야 한다는 이야기가 많이 나왔는데 몇 년이 지나도록 계속해서 얼굴들이 바뀌지 않고 새 사람 발굴이 안됐다면 이것은 방송사 측에서 새 얼굴을 찾으려는 노력을 게을리 한 것으로 비춰질 수 밖에 없다. 안전한 길로만 가려고 하고, 모험하려고 하지 않는 방송 제작진의 성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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