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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시가 앞장섰다, 국내 최초 '고양이 학교' 내년 개교

등록 2021.12.10 10: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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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경관 수려한 한려수도 중심지에 고양이 분양센터

고양이 안락사 방지, 고양이 주제로 다양한 전시·공연

용호분교 리모델링, 고양이 120여마리 보호

통영 고양이학교 조감도 *재판매 및 DB 금지

통영 고양이학교 조감도 *재판매 및 DB 금지

[통영=뉴시스] 신정철 기자 = 경남 통영시 한산면 용호도에 있는 한산초등학교 용호분교에 전국에서 처음으로 공공형 고양이 보호분양센터가 조성된다.

 '고양이학교'로 불리는 공공형 고양이 보호분양센터는 섬마을 폐교를 활용, "통영에서는 적어도 고양이만큼은 안락사를 시키지 말자"는 취지로 추진되고 있다.

통영 고양이학교는 내년 4월1일 정식 개교한다. 고양이 120마리가 입학한다.입학대상 고양이는 유기묘나 구조묘, 장애묘다.

주민들은 사람들의 눈길을 끌 수 있는 아름다운 품종묘에 관심이 많았다.하지만 통영시는 관광상품이 아닌 생명으로서의 고양이 삶을 존중하는 데 의의를 뒀다.

 개교일인 4월1일에는 특별한 의미가 있다. 폐교된 용호초등학교의 개교기념일이다. 용호초등학교는 1943년 4월1일 개교해 1425명의 졸업생을 배출하고 2012년 3월1일 폐교됐다.통영 고양이학교는 용호초등학교 개교기념일을 기념하는 차원에서 이날에 맞춰 개교한다.

고양이학교는 강석주 통영시장의 공약사업이다. 밑그림은 통영지속가능발전협의회 김범기 사무국장이 그렸다.

강 시장은 "고양이만큼은 안락사를 시켰서는 안 된다"고 강조해 왔다. 동물보호를 향한 국민적 관심도 고양이학교를 조성하는 데 한몫을 했다.

통영지속가능발전협의회는 지난해 7월 입지선정에 들어갔다. 섬마을에 폐교가 많지만 국립공원구역인 탓에 각종 행위 제한 규정이 많아 활용도가 극히 낮았다. 한산면의 용호분교, 비진도분교, 초도분교를 비롯해 통영시내 여러 폐교들을 조사한 끝에 용호분교를 낙점했다.

용호분교 소재지인 용호도는 6.25동란 당시 공산당 당성이 강한 인민군포로수용소가 있었던 역사의 현장이다. 한려수도 중심부에 위치한 덕에 자연경관도 수려하다.

통영항에서 30~40분거리인 섬마을이지만 하루 세 번 여객선이 다니고 있을 정도로 교통편도 그리 나쁘지 읺다. 용호도 옆에는 한산도가 있다. 이순신 장군과 삼도수군통제영 12공방을 테마로 고양이섬과 연계고리를 만들어 관광상품을 개발할 수도 있다.

지난해 통영시는 용역을 발주해 동물을 보호하고 주민의 소득향상도 연계할 수 있는 방안들을 담았다. 지난달에는 실시설계가 마무리됐다.

통영시는 12월 중 공공형 고양이보호분양센터 조성 입찰공고를 낸다. 고양이보호분양센터는 국립공원구역이어서 재건축이나 증축이 안 되기 때문에 446㎡의 용호분교 2층건물을 리모델링해 입소전 대기실, 치료실, 일반묘 공간, 노령묘 공간, 사무동, 사료보관실, 방문객 휴식공간, 고양이 이동시설, 사람과 고양이가 공존하는 캣·북카페 등을 갖추게 된다.

처음 이 학교에 고양이 공간을 구상했을 때 섬 주민들은 물론 통영시내에서도 반대했다.

통영지속가능발전협의회 관계자는 “고양이학교는 섬마을에 고양이를 방사하는 개념이 아니라 최소한의 고양이를 보호하자는 취지”라며 “1년에 경남에서만 수천마리의 유기동물이 안락사를 당하고 있어 통영에서는 그러지 말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용호도 폐교는 공간과 면적을 고려해 적정개체수만 보호하고, 최대 개체수가 정해지면 그만큼 입양을 통해 숫자가 비면 재충원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고 밝혔다.

한산초등학교 용호분교, 이곳이 공공형 고양이 보호분양센터(고양이학교)로 탈바꿈한다. *재판매 및 DB 금지

한산초등학교 용호분교, 이곳이 공공형 고양이 보호분양센터(고양이학교)로 탈바꿈한다. *재판매 및 DB 금지

지난달 25일 고양이학교를 운영할 비영리사단법인이 발족됐고 창립총회까지 마쳤다. 마을주민 4명을 포함한 총 11명의 이사들이 선임됐고, 최재형 한산농협장이 초대이사장으로 취임했다.

통영고양이학교는 내년 2~3월께 고양이 120마리를 입소시킬 예정이다.주로 생후 3개월 미만의 구조묘, 유기묘, 장애묘 를 통영동물보호소를 통해 입식할 예정이다.

입소 전 건강검진, 예방접종, 중성화수술 등 적절한 조치가 이뤄진다.고양이학교에 적응한 고양이는 일반인에게 분양한다.

고양이학교의 내년도 운영비는 1억8000만원이며 인건비와 약품비, 사료비 등이다.

벌써부터 예산이 너무 빈약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학교부지 5084여㎡, 2층 건물 연면적 446㎡, 5~6명의 최소 인건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고양이학교는 기업들의 관심도 끌고 있다.포스코건설은 지난달 18일 공공형 고양이 보호분양센터 조성 협력을 위해 통영시와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동물생명 존중과 통영시 반려동물 복지향상 기여를 목표로 노력하고, 특히 공공형 고양이 보호분양센터 조성 및 운영 사업 참여와 상호 지원, 그 밖의 협력기관 상호발전에 필요한 사항 등에 협력하기로 했다. 포스코건설은 고양이학교 개교를 앞두고 노후화된 울타리 교체 및 학교 주출입구에 설치된 디딤돌 교체도 할 계획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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