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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당국, SVB 파산 조사 착수…'도덕적 해이' 들여다본다(종합)

등록 2023.03.15 1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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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산 직전 경영진 주식 매각·임직원 보너스 조사할 듯

[샌타클래라=AP/뉴시스] 미국 법무부와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실리콘밸리뱅크(SVB) 파산에 관한 조사에 착수했다. 13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 SVB 본점 앞에서 대기하다가 입장하게 된 여성이 셀카를 찍고 있다. 예금주들은 돈을 찾기 위해 은행 밖에서 줄을 서서 대기했다. 2023.03.14.

[샌타클래라=AP/뉴시스] 미국 법무부와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실리콘밸리뱅크(SVB) 파산에 관한 조사에 착수했다. 13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 SVB 본점 앞에서 대기하다가 입장하게 된 여성이 셀카를 찍고 있다. 예금주들은 돈을 찾기 위해 은행 밖에서 줄을 서서 대기했다. 2023.03.14.


[서울=뉴시스] 이종희 기자 = 미국 법무부와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실리콘밸리뱅크(SVB) 파산에 관한 조사에 착수했다.

이번 조사에서 경영진 주식 매각 논란과 임직원 보너스 지급 등 파산 과정에서 발생한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살펴볼 것으로 예상된다.

1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미 법무부와 SEC가 SVB 파산에 대한 별도의 조사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소식통들은 이번 조사가 아직 예비 단계로 불법 행위에 대한 고발로 이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검찰과 규제당국은 금융기관이나 상장사가 예상하지 못한 큰 손실을 입게 되면 조사를 시작한다.

이번 조사에는 SVB의 모기업인 SVB 파이낸셜 그룹 경영진이 파산 직전 주식을 매각했다는 논란도 포함됐다.

공시에 따르면 그레그 베커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27일 주식 1만2451주에 대한 옵션을 행사한 뒤 매각해 230만달러(약 30억원)를 챙겼다.

대니얼 벡 최고재무책임자(CFO)도 같은 날 주식 57만5000달러(약 7억5000만원)어치를 팔았다.

이들의 주식 매각은 내부자 거래를 30일 전에 보고하도록 한 SEC의 규정을 따라 진행됐지만 SEC는 최근 기간을 90일로 늘린 새 규정을 경영진이 주식을 팔았던 지난달 27일 시행한 바 있다.

또한 파산 직전 지급된 임직원 보너스 문제도 살펴볼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금융보호혁신국 감독관들이 파산한 SVB를 압류하기 불과 몇 시간 전, SVB는 직원들에게 연간 보너스를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너스가 구체적으로 얼마인지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SVB 사원일 경우 1만2000달러(약 1600만원)에서 임원은 14만달러(1억8000만원)까지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SVB의 부실한 재무 관리로 이어진 미국 은행 연쇄 파산 사태가 전 세계 금융권의 혼란으로 번졌다는 점에서 이들의 도덕적 해이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파산 90일 전 기간에 해당하는 회사의 공시와 임원진의 발언도 조사 대상이다. 사전에 투자자들에게 위험에 대한 고지를 했는지 여부를 살펴볼 것으로 보인다.

SVB 파이낸셜은 최근 연례 보고서에서 "기술, 생명과학, 의료 산업의 신생 회사들에 대한 대출에 크게 집중하고 있다"며 "우리 은행의 대출자들은 비슷한 분야에 종사하고 있어 경제적 또는 다른 여건에 의해 비슷한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베커 CEO는 파산 며칠 전 한 행사에서 "기업을 하기 좋은 시기"라며 현재 경기에 대해 낙관하고 있다고 밝혔다.

본격적으로 조사가 시작돼 이들의 혐의가 입증될 경우 처벌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은 성명을 통해 "연방증권법 위반을 발견하면 조사해 집행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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