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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혁명의 의도하지 않은 희생물…'연어의 시간'

등록 2023.03.16 14:4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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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연어의 시간'. (사진=디플롯 제공) 2023.03.1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연어의 시간'. (사진=디플롯 제공) 2023.03.16.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신효령 기자 = "물고기가 울 때 누가 그 소리를 듣는가? 연어가 살아남지 못하면 지구 또한 생존할 희망이 거의 없다."

미국 작가 마크 쿨란스키는 책 '연어의 시간'(디플롯)에서 인간의 선택들이 연어와 생태계 전체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쳤는지를 밝혔다. 태평양과 대서양·북유럽·캄차카까지 연어와 인간이 공존하는 거의 모든 곳을 탐사한 쿨란스키는 연어에 대한 인간들의 집요한 괴롭힘을 생생하게 전했다.

연어는 19세기 산업혁명의 의도하지 않은 희생물이었다. 남획, 우후죽순으로 들어선 공장, 무차별적으로 살포된 DDT(살충제)는 연어의 숨통을 조였다. 벌목·관개·운하 건설 등 '진보'라는 이름으로 행했던 모든 도전과 시도들도 연어를 죽음으로 내몰았다.

모든 위험 요소 중에서 최악은 댐이었다. 수십 미터 높이의 콘크리트 구조물은 연어들을 가로막았다. 새로 태어나 성장하기 위해 바다로 향하는 연어도, 긴 여정을 마무리하기 위해 고향으로 돌아오는 연어도 모두 길을 잃은 것이다.

자연의 자정 능력을 초과하는 인간의 파괴력은 상상을 초월했다. 연어의 개체수는 급감했고, 뒤늦게 이 사태를 수습하고자 양어장 운영, 대규모 연어 양식을 비롯해 여러 대책을 내놓았지만 대부분 효과가 없었거나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했다.

아메리카 원주민만이 이 모든 위험을 예지했고 경고했지만, 그들의 목소리는 무시당했다. 아메리카 원주민은 자기 몸을 내어 사람들을 먹이는 연어를 늘 감사의 대상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생각했다.

쿨란스키는 우리에게 친숙한 생물인 연어를 '지구 환경의 중요한 지표'로 삼는다. "연어는 생애 한 시점에는 강물에서, 다른 시점에는 바다에서 살아간다. 연어의 삶은 지구 생태계 전체에 깊은 영향을 주고받는다"며 연어의 생존 여부가 지구 전체의 생존과 직결돼 있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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