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SVB 여파에 CS 위기까지…연준의 복잡해진 금리 셈법

등록 2023.03.16 17:49:00수정 2023.03.16 18:29:53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CS 위기설에 연준 이달 FOMC서 금리 동결 전망 우세

금리 결정 앞둔 ECB '난감'…0.5%포인트 인상 여부 주목

[취리히=AP/뉴시스] 스위스의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 본사의 모습. 2022.03.10.

[취리히=AP/뉴시스] 스위스의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 본사의 모습. 2022.03.10.


[서울=뉴시스] 이종희 기자 =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이후 글로벌 금융권으로 확산된 충격이 경영난을 겪고 있는 스위스의 세계적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CS)로 번지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글로벌 금융권 부실로 번진 이번 사태가 각국 중앙은행이 지난해부터 치솟는 인플레이션을 완화하기 위해 단행한 공격적인 금리 인상이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금리 결정을 두고 연준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1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SVB 파산 여파로 미국 지방은행의 부실이 드러나면서 금융 혼란이 가중되자 연준이 금리 인상을 중단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연방기금금리(FFR) 선물 시장에서 연준이 이번 달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은 50%를 넘어섰다. 전날에만 해도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은 30%에 그쳤었다.

이날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이 크게 높아진 이유는 CS가 위기설에 휩싸이면서 금융 건전성에 대한 우려로 주가가 크게 출렁였기 때문이다.

크레디트스위스는 스위스중앙은행으로부터 최대 500억 스위스프랑(약 70조3820억원)을 대출받기로 하면서 진화에 나섰지만 시장 전반에는 글로벌 금융 위기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연준의 금리 인상 폭에 대한 시장 전망은 SVB 파산 이후 크게 흔들렸다.

앞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7일 상원 청문회에서 "전체 데이터가 더 빠른 긴축이 정당하다고 나타낸다면 우리는 금리 인상 속도를 높일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이에 연준이 오는 21~22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0.5%포인트 인상을 단행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해졌다.

하지만 지난 10일 SVB가 갑작스럽게 파산했다.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으로 인한 부작용으로 SVB가 파산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SVB가 투자한 미 국채 가격이 급락해 큰 손실을 입었기 때문이다.

이후 시장 분위기가 바뀌면서 금리 동결 전망으로 선회했다. 일각에서는 연준이 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예상도 나왔다.

연준이 통화 정책을 결정하기 위해 살펴보는 경제 지표들도 예상보다 긍정적으로 나오면서 기준금리 동결 전망에 힘을 실었다.

미국의 2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월 대비 0.1% 하락해 시장 예상치보다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역시 전년 동월 대비 6.0%로 전월(6.4%)보다 상승폭이 하락하면서 인플레이션 완화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에릭 로젠그렌 전 보스턴 연은 총재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금융위기는 수요 파괴를 야기한다”며 "수요 파괴 정도에 대한 평가를 내릴 수 있을 때까지 금리 인상이 중단돼야 한다"고 말했다.

연준이 금융 위기에 과도하게 반응해 금리를 동결하면 인플레이션 상승이 지속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마이클 페롤리 JP모건체이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금 금리 인상을 중단하면 연준이 잘못된 신호를 보내게 될 것”이라며 "연준이 금융 안정성에 대한 우려 때문에 금리 인상을 주저하고 인하는 빠르게 한다는 두려움을 불러올 수 있다”고 말했다.

16일 통화정책회의를 앞두고 있는 유럽중앙은행(ECB)은 난감한 상황이다. 앞서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언급한 바 있다.

유로존은 지난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플레이션이 치솟고 있다. 지난달 유로존의 인플레이션은 전년 동기대비 8.5% 상승하면서 일부 완화되는 모습을 보였지만 여전히 ECB의 목표치인 2%를 상회하고 있다.

하지만 크레디트스위스 위기로 유럽 은행들의 금융 건전성이 도마에 오르면서 금리 인상 폭을 축소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