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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첨만 되면 대박"...
청년들의 '묻지마 땅 투자'

"친구들이 우선 청약을 넣으라고 하더라고요. 당첨만 되면 대박이라고."(직장인 김혜지 30·여) 김씨는 지난 15일 ㈜원주기업도시에서 분양한 점포 겸용 단독주택용지 청약을 신청했다. 반전세에 살고 있어 땅은 커녕 내집마련도 힘든 상황이지만 주변에서 '당첨만 되면 대박', '로또청약'이라며 권해서다. 실제로 청약결과 48개 필지에 13만9977명이 접수하는 등 평균 2916대 1 경쟁률을 기록했다. 최고 경쟁률은 1만9341대 1에 달한다. 이 단지 청약마감은 본래 14일 예정이었지만 마감 한시간 전 접속자가 급증해, 마감일을 하루 늦췄다. 청약 기간에는 포털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올랐을 정도다. 이렇게 많은 인파가 몰린 이유는 청약제한이 없어서다. 이번 분양은 청약통장이 없어도 19세 이상이면 누구나 참여가능했다. 또한 청약금도 아파트(1000만~2000만원)보다 저렴한 500만원만이었다. 심지어 이는 당첨되지 않으면 돌려받는 돈이다. 게다가 계약 한달 뒤 전매가 가능해, 단기 시세차익을 노린 투자수요가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땅값은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는 기대심리도 작용했다. 최근 아파트와 오피스텔 청약규제가 강화된데 따른 풍선효과로도 풀이된다. 문제는 이번 청약에 자금여력이 없는 20~30대 청년들도 상당수 뛰어들었다는 점이다. 업계에서는 진입장벽이 낮아 실수요와 일반 투자자는 물론 청년들도 상당수 가세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훈복(32·직장인)씨는 "청약 넣으려고 마이너스 통장을 팠다. 어차피 당첨 안되면 돌려받을 돈이라 부담이 없었다"며 "다수 기업이 들어선다고 하니 앞으로 가격이 오르면 올랐지 떨어지지는 않을 것 같았다. 당첨되면 프리미엄 받고 바로 팔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신정섭 신한은행 투자자문센터 차장은 "잇따른 부동산 규제로 저금리 뭉칫돈이 갈 곳을 잃었다가, 이번에 규제 사각지대에 있던 토지분양에 몰린 것"이라며 "대다수 청약자가 실수요가 아닌 단기 시세차익만을 노린 투자수요였을 것"으로 봤다. 청년들의 '묻지마 투자'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에는 전매시장에도 뛰어들었다. 지난 2~3년 분양시장 호황세를 타고 분양권에 웃돈이 붙자, 이를 노린 투자수요가 증가했다. 청약에 당첨만 되면 앉아서 수천만원을 벌어들이는 이들이 생겨나자 '청약은 로또'란 말까지 나왔다. 이같은 사례를 따라 대학생 등 청년들도 뒤늦게 가세했다. 실제로 당시 단기 시세차익을 노리고 청약시장에 뛰어드는 대학생들이 속속 발견됐다. 부동산 투자설명회를 찾는 청년들도 있었다. 주동운(30·직장인)씨는 "어차피 웃돈 붙으면 바로 팔 생각이라 부동산 커뮤니티 등에서 투자성과 가격상승 가능성 등만 찾아봤다"며 "어차피 살 집이 아니라 모델하우스에도 가지 않고 인터넷으로 바로 청약을 신청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같은 투자수요로 전매시장이 과열되자 정부에서는 청약 및 대출을 규제하기 시작했다. 이를 피해 일부는 오피스텔 투자로 눈을 돌렸지만, 오피스텔 규제도 강화돼 그마저도 쉽지 않게 됐다. 잇따른 부동산규제로 웃돈을 노리고 투자하기 어려워지자, '막차타자'는 심정으로 이번 땅투자에 뛰어들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청년들의 '묻지마 투자'가 아파트에서 땅까지 이어지자 전문가들은 우려를 표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청년들마저 부동산 투자시장에 뛰어 들었다는 것은 그만큼 시장이 과열됐다는 증거"라며 "하지만 고강도 부동산 규제책 여파로 이전처럼 단기 시세차익을 노리기는 앞으로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 2~3년 투자수익을 올린 사례를 맹목적으로 따라하는 이같은 '묻지마 투자'는 앞으로 지양해야 한다"며 "특히 재정적으로 여력이 충분하지 않은 청년들은 더욱 주의가 요구된다"고 조언했다. 한편 국토교통부는 이같은 투기과열을 막기 위해 택지개발촉진법 시행령과 택지개발업무처리지침 개정안을 마련해 입법예고한다고 밝혔다. 개정안은 택지개발지구 내 단독주택용지 전매제한을 강화하고 점포 겸용 단독주택용지 공급방식 변경 등을 골자로 한다. joo4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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