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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重 vs 한화오션 갈등 재점화…한국형 구축함 어디로?

등록 2024.05.07 17:37:09수정 2024.05.07 20:2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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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重 직원, 국수본에 한화오션 고소

"허위사실 유포…짜깁기로 악의적 편집"

한화오션 입장문 내고 "안타까운 도덕 관념" 비판

부정당 제재 재심의?…KDDX 공방전 격화

[서울=뉴시스] 한국형 차세대구축함(KDDX)의 조감도. (사진=HD현대중공업) 2023.12.3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한국형 차세대구축함(KDDX)의 조감도. (사진=HD현대중공업) 2023.12.30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다솜 류인선 김남희 기자 =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설계 유출 사건을 둘러싸고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의 고소전이 재점화했다. 한화오션이 지난 3월 HD현대중공업 임원 등을 고발한 데 이어, HD현대중공업이 한화오션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하며 양측 갈등은 또 한번 격화되고 있다.

HD현대重, 직원들 정신적 고통 호소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 직원들은 지난 3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한화오션 직원들을 상대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장을 접수했다.

고소 이유는 한화오션이 HD현대중공업 임원에 대한 경찰 고발을 주 내용으로 하는 기자설명회를 하며 발생한 허위사실 적시 및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을 한 혐의다.

앞서 HD현대중공업 직원 9명은 2014년 전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의 KDDX 개념설계도를 불법으로 빼돌린 혐의로 지난해 11월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됐다.
 
그러나 방위사업청이 지난 2월 부정당업체 제재 심의에서 제재 대신 '행정지도'를 결정하면서 HD현대중공업이 KDDX 건조 사업 입찰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이에 한화오션은 지난 3월 5~6일 양일간 기자설명회를 열고 "HD현대중공업 임원 개입이 의심된다"며 경찰에 HD현대중공업을 고발했다. 이 과정에서 판결문과 재판 증거목록, 재판 기록을 공개했다. 고소장을 제출한 HD현대중공업 소속 직원들은 이 수사기록의 당사자들이다.

HD현대중공업 고소인들은 고소장에서 "HD현대중공업의 임원은 군사기밀보호법 위반에 전혀 개입한 바 없다"고 밝혔다. 특히 한화오션이 공개한 수사기록 내용은 국방부검찰단을 통해 입수한 피의자신문조서의 일부를 의도적으로 편집한 것으로, 실제 진술 내용이나 취지에 명백하게 반한다고 강조했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한화오션이 일방적으로 짜깁기한 수사기록을 마치 사실인 것처럼 공개해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언론에 노출시켜 해당 직원들이 정신적 충격과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며 "회사 차원에서도 향후 상응하는 조치들을 취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화오션 "상식적 의혹 해소"…수사 협조 강조

그러나 한화오션은 이 같은 HD현대중공업의 조치에 "안타까운 도덕 관념"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한화오션 측은 더 명명백한 사법처리를 진행해 줄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한화오션은 이날 입장문에서 "회사는 직원의 진술 뿐만 아니라 공개된 증거 목록에서 나타난 군사기밀 보관용 서버 설치 및 운용 등을 종합해 HD현대중공업 임원의 개입 정황이 분명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최초 수사 당시 범죄행위를 수행한 직원이 지목한 '중역' 뿐만 아니라 그 윗선에 대해 전혀 수사가 이루어지지 않은 수사 결과에 대한 상식적인 의혹 해소 차원에서 고발을 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3월 기자설명회를 열고 수사기록 등 자료를 공개한 것에 대해서도 HD현대중공업이 자료열람을 금지하는 등 어려운 상황 속에 자료공개 청구로 제한된 자료를 제공 받아 진행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화오션은 "HD현대중공업에 고소인들이 해당 범죄행위로 조사받을 당시 윗선으로 지목한 중역 등에 대한 자료가 모두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해당 자료를 모두 공개하고, 수사에 협조해 의혹을 하루 빨리 해소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양사가 첨예한 대립을 이어가고 있는 것은 KDDX 입찰 과정에서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사업자를 결정하는 데 보안 감점이 중요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HD현대중공업은 군사 기밀 유출이 유죄로 확정되면서 지난 2022년 11월부터 3년간 입찰에서 1.8점의 보안 감점을 적용받고 있다.

그러나 한화오션의 경찰 고발에 따라 HD현대중공업 임원 개입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보안 감점을 넘어 부정당 제재에 대한 재심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한화오션 측은 "HD현대중공업 측이 보유 자료를 모두 공개하고 수사에 협조해 의혹을 하루 빨리 해소하길 바란다"며 "범죄행위를 수행한 고소인들과 유사한 사건에 대해 어떤 억압에도 굴하지 않고 진실을 밝히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정보공개법 위반 소지가 있었음에도 한화오션 측이 수사 기록을 공개하고, 의도적인 짜깁기로 사실관계를 왜곡했다"며 "한화오션의 무리한 억지 주장은 이미 국군방첩사령부와 울산지방검찰청의 수사에서  확인된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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