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 공연/전시

[리뷰]정경화·케빈 커너와 저명연주가 시리즈, 대관령국제음악제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등록 2013-08-01 13:28:28  |  수정 2016-12-28 07:51:04
associate_pic
【평창=뉴시스】이재훈 기자 = '음악의 아버지'로 통하는 독일 작곡가 요한 세바스티안 바흐(1685~1750)의 걸작 '무반주 첼로 모음곡'은 약 200년간 사실상 잊힌 곡이었다.

 바흐가 쾨텐의 레오폴트 대공 궁정에서 악장으로 일하던 1712~23년에 쓴 것으로 추정되는 이 모음곡은 스페인 첼리스트 파블로 카잘스(1876~1973)가 바르셀로나의 고악보 서점에서 악보를 발견하면서 본격적으로 세상의 빛을 보게 됐다.

 7월31일 오후 강원 평창 알펜시아의 콘서트홀에서 이 모음곡이 새로운 형태로 또 다른 생명력을 얻었다. 지난달 25일 막을 올린 '제10회 대관령 국제 음악제'(GMMFS 공동예술감독 정명화·정경화)의 '저명연주가 시리즈'의 여섯번째(Ⅵ) '오마주 투 바흐'를 통해서다.

 세계적인 첼리스트인 게리 호프만, 다비드 게링가스, 지안 왕이 한 무대에서 번갈아가며 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 3, 5, 6번을 약 1시간30분 가량 연주했다.

 이번 음악제의 메인인 '저명연주가 시리즈'의 사실상 하이라이트 공연으로 정명화·정경화 감독이 수년간 공을 들여 세 사람을 모은 이유를 증명했다.

 다홍색 셔츠와 감색 바지를 입고 나온 호프만, 턱시도를 제대로 차려입은 게링가스, 중국의 전통 복장을 입고 나온 지안왕은 자신의 스타일대로 바흐를 해석했다.

 1662년 산 니콜로 아마티 첼로를 사용하는 호프만은 이 악기의 가장 낮은 음인 개방 C음까지 내려가는 3번을 연주하면서 묵직함을 전했다.

 지휘자이기도 한 게링가스는 고전적이면서 정갈된 연주를 들려줬다. 붓점 리듬이 특징인 느린 앞부분과 빠른 푸가풍의 뒷부분으로 나뉜 이 곡의 잔향까지 절제하는 능력이 일품이었다.

associate_pic
 담백하면서도 자유로운 개성의 지안왕은 6번을 연주했다. 다양한 동기를 통해 첼로의 가능성을 최대한 탐구하는 곡이라는 점에서 지안왕에 제격이었다.

 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 형태의 본질은 춤곡이다. 첼리스트 혼자서 벌이는 독무는 고혹적이지만, 내로라하는 거장들이 바통을 이어 받아가며 펼치는 춤은 역동적이었다. 고독하면서도 우아한 첼로 연주에 활발함을 부여한 이날 공연은 진정 바흐 해석의 종합선물세트였다.

 같은 날 저녁 같은 장소에서는 '저명연주가시리즈 Ⅶ'의 하나로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 대관령국제음악제 예술감독이 미국의 피아니스트 케빈 케너와 함께 모차르트, 브람스, 포레 소나타를 연주하는 듀오 리사이틀이 펼쳐졌다. 포레는 정경화가 한국에서는 처음 연주하는 곡이기도 했다.

 호프만과 게링가스, 지안왕의 공연이 각기 뛰어난 이들의 모자이크 같은 무대였다면, 정경화와 케너는 양쪽 색깔이 다른 데칼코마니였다. 각자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연주했으나 한 마음으로 곡들을 선사했다.  

 객석에서는 정경화의 언니인 첼리스트 정명화 대관령국제음악제 예술감독이 뿌듯한 얼굴로 지켜봤다.

 '저명연주가시리즈'는 4일까지 5차례 더 열린다. 강원도가 주최하고 강원문화재단이 주관하는 '대관령국제음악제'는 6일까지 계속된다.

 realpaper7@newsis.com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늘의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

문화 핫 뉴스

상단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