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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악화 겁났나…시·도지사協 '장관급 격상' 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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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4-10-28 16:31:51  |  수정 2016-12-28 13:35:05
【청주=뉴시스】연종영 기자 = 민선 6기 시·도지사들이 광역자치단체장의 위상을 장관급으로 높여달라고 정부에 요구하려 했던 계획을 포기했다.

 전국 시·도지사협의회(회장 이시종 충북지사)는 28일 오후 제주도 제주오션스위츠 호텔에서 31차 총회를 열어 '지방자치 정상화를 위한 전국 시·도지사 공동성명서'를 채택했다.

 소방안전 재원 확충 등을 정부에 요구하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는데, 여러 의제 중 하나였던 시·도지사 의전기준 격상에 관한 건은 슬그머니 폐기됐다.

 총회에 참석한 시·도지사 14명 중 일부는 의전기준 상향조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시·도지사의 위상을 차관급에서 장관급으로 올려야 한다는 얘기다.

 총회에 앞서 같은 날 오전에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협의회는 "현재 정부는 시·도지사에 대한 의전기준을 과거 '임명직 관행'에 따라 차관급으로 적용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국제 교류활동과 종합행정 수행에 있어 많은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기에 의전기준을 장관급으로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성명서에는 이 내용이 쏙 빠졌다. 민생은 제쳐두고 한가롭게 의전타령만 한다는 비판을 의식해서란 분석이 나온다.

 요구안을 채택할지 폐기할지 토론을 벌인 끝에 협의회장인 이 지사는 "앞으로 영원히 시·도지사협의회에서 의전 문제를 거론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민선 6기 들어 협의회가 공식적으로 광역단체장의 의전서열 조정을 요구한 것은 지난 8월 27일 충북 청주시 오송읍 충북CV센터에서 열린 전국 30차 총회에서였다.

 당시 회의에는 박원순 서울시장·남경필 경기지사 등 13명이 참석했었다. 핵심적인 회의주제는 지방재정 확충방안이었지만, 시·도지사의 격(格)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도 쏟아졌다.

 차관급인 위상을 장관급으로 격상해야 한다는 것인데, 이견을 보인 단체장은 거의 없었다. 왜 그랬을까.

 '소통령'으로도 불리고 국무회의에도 참석하는 서울시장은 장관급 대우를 받지만, 나머지 시·도지사 16명은 차관급 처우를 받는다.

 관계 법령이 이렇게 정한 것은 아니지만, 시·도지사가 받는 연봉이 차관급과 같은 1억원 선인 점을 고려하면 그렇다는 것이다. 모든 의전에서 이렇게 차관급 대우를 받는 것도 아니지만, 연봉만으로 따지면 딱 차관급이다.

 당시 회의에선 지방자치가 부활한 지 20년이나 지났으니 이젠, 그 위상을 높이자는 주장이 여러 명의 입에서 나왔다.

 직접적인 언급은 아니었지만, 남경필 경기지사가 부단체장 정수를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불쏘시개가 됐다. 남 지사는 그가 추진하는 '연정'을 소개한 후 "시·도 규모에 따라 지방장관 형태의 부단체장(부지사·부시장)을 3∼4명으로 늘리는 방안 논의한 후 정부에 건의하고 입법도 추진하자"고 제안했다.

 그러자 김관용 경북지사가 이를 받아 "부단체장의 정원을 현실화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시·도지사의 예우도 높여야 한다"고 맞장구를 쳤다.

 김 지사는 "지방자치가 성년이 됐는데도 아직 옛날 옷을 입고 있다"는 말로 시·도지사의 의전등급을 차관급에서 장관급으로 높여야 지방정부의 목소리를 제대로 낼 수 있다는 취지의 주장을 폈다.

 이 문제에 누구보다 정통한 안전행정부 장관 출신 유정복 인천시장도 "지방자치가 부활한 지 20년이 됐는데 시·도지사를 차관급에 묶어 두는 것은 불합리하다는데 동의한다"면서 "시·도지사 중엔 장관출신도 있고 국회의원 출신도 있는 만큼 위상을 재정립할 필요는 충분히 있다"고 했었다.

 시·도지사 협의회는 제주에서도 단체장 의전서열 상향조정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모으려던 참이었다. 하지만, 미리 배포한 보도자료를 인용한 비판적 언론보도가 잇따르자 이런 시도를 접은 것으로 보여진다.

 공무원 수천명에 대한 인사권과 한해 수조 원을 주무르는 예산편성권, 지방정치권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정치력까지 겸비한 시·도지사들이 볼륨을 더 키워보려다 포기한 셈이다.  

 jy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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