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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고용세습은 부의 세습…무력감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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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5-06-25 11:01:56  |  수정 2016-12-28 15: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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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대기업 3곳중 1곳, 직원 자녀 우선채용  청년층 "해당 노조, 제밥그릇 챙기기"  



【서울=뉴시스】김예지 기자 = 지난 4월 청년 실업률이 10.2%p로 1999년 6월 이후 16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국내 주요 대기업 3곳 중 1곳에서 고용세습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청년층을 중심으로 비판의 목소리가 들끓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24일 노동조합이 있는 매출액 상위 30개 대기업 중 우선 채용 규정이 있는 사업장이 11곳(36.7%)에 달한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 고용세습 규정이 있는 기업은 GS칼텍스, SK이노베이션, 기아자동차, 현대중공업, 현대오일뱅크, LG화학, 한국지엠, 대우조선해양, SK하이닉스, 현대제철, LG유플러스 등 11곳으로 확인됐다.

 우선·특별채용 규정은 고용정책기본법과 직업안정법 등에 명시된 고용상 균등처우 규정을 위반하는 항목이다. 그럼에도 주요 대기업들은 채용 과정에서 직원 자녀를 우선적으로 채용하는 방식을 유지해온 것이다. 이는 사실상 '현대판 음서제'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취업을 앞둔 청년들은 고용세습에 대해 강한 박탈감과 무력감을 느낀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대학교 4학년생 우모(24·여)씨는 "대기업 직원의 자녀들은 계속 기회를 얻게 되는 것인데 무력감을 느낀다"며 "내가 같은 능력을 가졌는데도 채용이 안 된다는 것은 사기를 떨어뜨리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재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한재호(36)씨는 "대기업에 오래 근무한 직원은 일반적으로 사회의 다른 구성원 대다수에 비해 상대적으로 나은 경제적 지위를 누린다"며 "단지 대기업 직원의 가정에서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부모의 자리를 대물림한다는 것은 경제적 수준에 따른 사회계급화를 고착화해 사회의 평등을 가로막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서울의 한 사립대를 졸업하고 취업을 앞두고 있는 정모(25·여)씨는 "채용과정의 투명성에 대해서 원래 조금 회의적인 입장이었는데 막연한 의혹이 사실로 밝혀졌으니 앞으로 이 문제가 공론화되지 않을까 싶다"며 "내 시간이랑 열정을 바쳐서 지원하는데 시작 단계부터 채용 과정에 믿음이 없고 내정자가 있을 것 같아 아예 경쟁에 뛰어들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4년제 대학에 다니는 임효준(27)씨는 "대기업에서 고용세습을 한다는 것은 취업준비생 입장에서 매우 절망적인 소식"이라며 "능력을 중심으로 사람을 뽑는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고 말했다. 

 대학 졸업을 미루고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이모(25)씨는 "고용세습은 기회의 균등 문제에서 불평등한 상황을 초래한다"며 "내규로 정해진 채용 과정이 있겠지만 그것을 넘어서는 다른 세습 규정이 있다면 그 누구도 공정하다고 생각하지 못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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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씨는 또 민법 103조에 따라 업무상 재해로 인한 사망자(또는 장애인)에 대한 우선·특별채용만 예외적으로 인정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부적절한 보상"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적절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영역이 있을텐데 채용 과정에서 직계 가족을 우대를 해주는 것은 다른 이들의 채용 기회 평등권에도 문제가 생긴다고 생각한다"며 "(재해를 입은 직원의 가족들에게) 다른 방면으로 취업을 도와주는 지원을 제공하거나 금전적 보상을 해야지 능력이나 업무 적합성이 아닌 직계 가족이라는 이유로 채용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고 꼬집었다.

 노조가 고용세습 규정으로 자신들의 밥그릇만 챙기려 한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대한민국 청년대학생연합은 지난 2월부터 "고용세습을 시행하는 몇몇 대기업 노조는 비정규직의 권익은 무시하고 자신들의 밥그릇만 지키려 한다"며 민주노총 측에 대화를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매달 말 서울 중구 정동 민주노총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대한민국 청년대학생연합 김동근 대표는 "다 같이 성장하고 있는 때라면 상관이 없지만 지금처럼 청년 실업률이 극에 달하고 있는 상황에서 (고용세습은) 너무나 이기적인 주장"이라며 "고용노동부는 말로만 시정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보다 확실한 조치가 있어야 한다. 청년들 역시 미약한 힘이나마 계속 활동하고 목소리를 내서 시정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노조 측은 아직까지 한번도 우리의 외침에 답변이 없었다"며 "자신들이 적으로 삼고 있는 집단에 대해서는 항상 소통이나 상생 얘기를 하면서 우리와는 대화를 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대학원을 다니며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박대근(27)씨는 "노조가 대외적으로는 사회 정의를 내세우면서 단체협상을 통해 자녀를 우대하는 데 동의한 것은 이중적"이라며 "더구나 단체협상을 통한 고용세습이 일어나면 단체협상에서 소외된 비정규직과 같은 사람들의 상대적 박탈감도 심할거라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민주노총은 고용노동부의 발표에 대해 지난 24일 "무조건적인 '특별채용'이 아니라 '회사가 정한 채용조건에 부합할 것을 전제'로 하고 있는 내용"이라며 "또 실제 노동조합의 자녀가 특례를 받는 적은 전혀 없었다. 고용노동부 발표 자료가 허술하게 된 것은 아닌지 의심이 간다"고 반박했다.

 한국노총은 이날 "고용노동부의 이번 실태조사의 목적은 분명하다. 바로 대기업 노조를 흠집내 국민들로 하여금 대기업 노조를 파렴치한 집단으로 인식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yeji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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