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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安사퇴][종합][현장스케치]캠프 망연자실 속 눈물바다 "안됩니다"

등록 2012.11.23 22:29:35수정 2016.12.28 01:3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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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동욱 기자 = 안철수 무소속 대통령 후보가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공평동 선거캠프에서 후보 사퇴 표명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날 안 후보는 후보직을 사퇴하고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통령 후보에게 양보하겠다고 선언했다.  fufus@newsis.com

【서울=뉴시스】박동욱 기자 = 안철수 무소속 대통령 후보가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공평동 선거캠프에서 후보 사퇴 표명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날 안 후보는 후보직을 사퇴하고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통령 후보에게 양보하겠다고 선언했다.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박성완 기자 = "제가 후보직을 내려놓겠습니다."

 23일 오후 8시04분. 서울 종로구 공평동 소재 캠프에 굳은 표정으로 등장한 무소속 안철수 후보가 이같이 말했다. 순간 캠프는 차가운 정적속에 얼어붙었다. 이를 지켜보던 한 캠프 자원봉사자는 "안 됩니다"라고 외쳤다. 기자들의 손놀림도 빨라졌다.

 파란색 넥타이에 흰색 셔츠, 검은색 양복을 입은 안 후보는 단일화 상대였던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의 이름을 꺼냈다.

 그는 "이제 단일후보는 문재인 후보입니다. 그러니 단일화 과정의 모든 불협화음에 대해서 저를 꾸짖어 주시고 문 후보께는 성원을 보내주십시오"라고 말한 뒤 잠시 한숨을 쉬었다.

 곳곳에서 '안 된다'는 고함이 터져나왔다. 선언문을 읽어내려가는 안 후보의 음성이 점점 떨렸다. "비록 새 정치의 꿈은 잠시 미뤄지겠지만 저 안철수는 진심으로 새 시대, 새 정치를 갈망합니다"라는 안 후보의 목소리에는 울음이 섞여 있었다.

 이윽고 안 후보는 출마선언 때부터 지금까지 가장 많이 꺼냈던 단어, '국민'에게 사랑과 존경의 뜻을 표하는 것으로 선언을 마무리 했다. 함께 일한 자원봉사자와 동료들에게도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국민여러분, 진심으로 존경합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저와 함께 해주신 캠프 동료들, 직장까지 휴직하고, 학교까지 쉬면서 저를 위해 헌신해주신 자원봉사자 여러분, 미안합니다. 고맙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고맙다'는 말을 꺼낼 때 그는 결국 눈시울을 붉혔다. 안 후보와 함께 일했던 동료들은 흐르는 눈물을 손으로 닦았다.

 안 후보는 질문을 받지 않고 퇴장했다. 자원봉사자들 중에는 망연자실한 듯 캠프를 둘러보는 이도 있었다. 서울 공평동 진심캠프 기자실은 눈물바다로 변했다.

【서울=뉴시스】박동욱 기자 = 안철수 무소속 대통령 후보가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공평동 선거캠프에서 후보 사퇴 표명 기자회견을 마친 뒤 기자실을 나서며 관계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이날 안 후보는 후보직을 사퇴하고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통령 후보에게 양보하겠다고 선언했다.  fufus@newsis.com

【서울=뉴시스】박동욱 기자 = 안철수 무소속 대통령 후보가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공평동 선거캠프에서 후보 사퇴 표명 기자회견을 마친 뒤 기자실을 나서며 관계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이날 안 후보는 후보직을 사퇴하고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통령 후보에게 양보하겠다고 선언했다.  [email protected]

 이후 캠프 식구들의 작별인사가 이어졌다. 박선숙·김성식·송호창 공동선대본부장은 일일이 기자들에게 악수를 건넸다. 박 본부장은 눈가에 눈물을 머금고 "그동안 감사하고요. 너무 고생 많으셨다"고 말했다.

 정연순 대변인은 연단에 서서 "여기서는 참 마이크를 잡고 노래를 부르고 싶었는데…"라고 말해 웃음을 유도했다. 정 대변인은 "그동안 말할 듯, 할 듯 여러분을 괴롭혀 드려서 죄송하다"고 말했다.

 뒤이어 같은 자리에 선 유민영 대변인은 "여기가 우리 집인데…"라며 잠시 숨을 고른 뒤 "공보실 식구들을 위해 박수를 쳐달라"고 했다.

 박상혁 부대변인은 "처음 7명 있을 때부터 시작했는데 행복했다. 감사하다"며 짧게 인사를 마쳤고, 홍석빈 정책 부대변인은 "지난 10년보다 지난 2달이 치열했다. 만나서 반가웠고 낯선 세상을 만났다. 다리는 끊어져도 인간 관계는 남는다. 차차 더 좋은 모습으로 만나겠다"고 말했다.

 자원봉사자들은 삼삼오오 모여 캠프에서의 마지막 사진을 찍으며 안 후보와 함께 했던 66일 간의 '새 정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한 기자가 이들에게 "수고하셨다"고 말하자 누군가가 웃으며 말했다.

 "뭘 끝난 것 처럼 그래, 이제 시작인데…"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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