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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6자회담 공전 놓고 미·러 전문가 ‘同床異夢’

등록 2013.09.25 20:18:38수정 2016.12.28 08: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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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아산정책연구원에서 열린 제1회 아산 북한회의 2013에서 참석자들이 발언을 하고 있다. 2013.09.25. (사진=아산정책연구원 제공)  photo@newsis.com

아산정책연구원 주최 ‘아산북한회의 2013’에서 

【서울=뉴시스】박영환 기자 = 미국, 러시아의 한반도 전문가가 25일 북한 비핵화를 위한 6자 회담 공전의 원인을 놓고 서울에서 논쟁을 벌였다.

 미국 맨스필드 재단의 고든 플레이크 소장은 이날 오후 서울 아산연구재단에서 열린 ‘북한 포럼 2013’ 세 번째 세션에서 “한일 관계가 역사문제로 악화되고 있다. 이로 인해 미국이 북한 문제에 공조하는데 악영향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일이) 정책 공조를 얘기할 때 이 부분을 다뤄야 한다. (이로 인해) 정보공유를 비롯한 상대적인 대응 체계가 어려웠다“고 진단했다.

 그의 이러한 발언은 한·일 양국이 영토분쟁 등 역사 문제에 발목이 잡힌 채  반목을 거듭하면서 한·미·일 삼각동맹이 이완됐고, 이로 인해 양국간 군사보호협정 등 효과적 대북 대응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반면, 이날 객석에서 자신을 러시아 출신으로 소개한 한반도 전문가 알렉산더 제빈은 북한을 제외한 5개국 6자 회담 참가국들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비전’의 부재를 6자회담 공전의 근본적 원인으로 꼽아 관심을 끌었다.

 그는 이 자리에서 고든 소장을 상대로 “정책 공조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안보 아키텍처’에 대해 비전이 일치해야 한다”며 “공동의 비전이 없다보면 각국이 프로세스의 최종결과를 의심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중국, 러시아를 비롯한 회담 참가국들이 북한 비핵화라는 목표에 ‘올인’을 하려면, 북핵 문제 해결 이후 급류를 탈 가능성이 있는 이 지역 질서 재편에 대한 로드맵에 공감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런 여건이 형성되지 않았다는 진단이다.

 그는 “당사국이 조치를 취했을 때 결과가 무엇인지 (참가국 사이에) 합의돤 게 없다”며 “(통일 후) 미국이 한중 국경 근처까지 오면 어떻게 하나. 러시아는 일본보다 북한에서 더 가깝다. 더 걱정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북핵 해결 이후 한반도 정세가 요동을 치면서, 미국이 이 흐름을 타고 장기적으로 러시아의 코 앞에 나토(NATO)와 같은 다자 안보체제를 형성할 가능성을 경계하는 것이다.

 고든 소장은 이에 대해 “장기적인 비전을 세우기에 앞서 매커니즘을 먼저 만들 수 있다”며  “나토와 같은 것이 동북아에서 구축될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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