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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진도 여객선 침몰][르포]기상악화로 구조 중단…"날씨가 원망스럽다"

등록 2014.04.18 00:24:12수정 2016.12.28 12:3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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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뉴시스】류형근 기자 = 전남 진도 앞바다 여객선 침몰 이틀째인 17일 오전 전남 진도군 팽목항에서 실종자 가족들이 바다를 바라보고 있다. 2014.04.17.  hgryu77@newsis.com

【진도=뉴시스】류형근 기자 = 전남 진도 앞바다 여객선 침몰 이틀째인 17일 오전 전남 진도군 팽목항에서 실종자 가족들이 바다를 바라보고 있다. 2014.04.17.  [email protected]

【진도=뉴시스】서상준 기자 = "날씨가 원망스럽다."

 구조 소식만을 애타게 기다리는 가족들의 가슴은 시커멓게 타들어갔다.

 사고 이틀째인 17일에도 추가 생존자는 발견하지 못했다.

 전남 진도는 슬픔에 잠겨있다. 지역 주민들 뿐만 아니라, 온 국민이 278명의 실종자가 가족 품으로 돌아오기만을 간절히 기도하고 있다.

 17일 오후 2시. 기자는 '세월호 침몰사고' 구조 현장을 가기 위해 진도 쉬미항에 도착했다.

 진도는 하루 종일 비가 내렸다. 기다리는 동안 비바람을 맞았던 얼굴은 금새 얼어붙었다.

 바람도 강하게 불어 4월 날씨 치고는 상당히 매서웠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승선 시간은 예정보다 2시간30분이나 지연됐다. 승선 장소도 인근 서망항으로 변경됐다.

 오후 4시30분, 우여곡절 끝에 해양경비정에 올랐다.

【진도=뉴시스】류형근 기자 = 전남 진도 앞바다 여객선 침몰 이틀째인 17일 오전 전남 진도군 침몰 사고 인근 해역에서 해군과 해경 등이 실종자 수색작업을 하고 있다. 2014.04.17.  hgryu77@newsis.com

【진도=뉴시스】류형근 기자 = 전남 진도 앞바다 여객선 침몰 이틀째인 17일 오전 전남 진도군 침몰 사고 인근 해역에서 해군과 해경 등이 실종자 수색작업을 하고 있다. 2014.04.17.  [email protected]

 하지만 얼마가지 않아 '기상악화로 구조·수색작업이 중단됐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들려왔다.

 해경 측은 이날 오전 7시부터 사고 해역에서 UDT 등 특수부대원과 민간 잠수부를 동원해 수색작업을 벌였지만, 오후 3시 들어 높은 파도와 강한 돌풍을 인해 수상 구조작업을 중단했다고 전했다.

 게다가 초속 9m이상의 강풍과 수온까지 뚝 떨어져 수색작업을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특히 혹시라도 세월호 안에서 구조를 기다리고 있을 생존자들을 위해 배 안으로 공기를 집어 넣으려고 했지만 이 또한 기상악화로 인해 늦춰지고 말았다.

 "배 안에 애들이 있을테니 빨리 구조 해주세요"라고 외치는 듯한 실종자 가족들의 절규가 귓가에 맴돌았다.

 사태 파악이 무엇보다 중요했기에 일단 사고 현장을 향해 출발했다.

 서망함에서 17마일(27km) 가량 떨어져 있는 사고 해역은 17노트 속도로 1시간20분이 걸린다.  

 그런데 또 출발 40분이 지난 오후 5시10분께 해경 관계자의 다급한 목소리가 선실을 울렸다.

【진도=뉴시스】류형근 기자 = 전남 진도 앞바다 여객선 침몰 이틀째인 17일 오전 전남 진도군 침몰 사고 인근 해역에서 실종자 가족들이 사고 현장을 바라보고 있다. 2014.04.17.  hgryu77@newsis.com

【진도=뉴시스】류형근 기자 = 전남 진도 앞바다 여객선 침몰 이틀째인 17일 오전 전남 진도군 침몰 사고 인근 해역에서 실종자 가족들이 사고 현장을 바라보고 있다. 2014.04.17.  [email protected]

 "기상 상황이 생각보다 심각합니다. 현재 주변 해역의 파고가 3m를 넘어 50톤급 해경정이 들어가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됩니다"        

 솔직한 심정은 욕심을 내서라도 구조 현장을 보고 싶었다.

 그는 이런 마음을 알았는지 "내일(18일) 오전 7시, 오후 12시45분, 오후 7시 등 조류가 멈추는 시간대를 이용, 민간 잠수부들을 배 안에 투입해 집중 수색할 예정"이라고 기자를 '안심'시켰다.

 의견을 모아 결국 회항을 결정했다.

 "추가 생존자가 나타나 가족의 품에 안기는 모습을 보고 싶었는데..." 마음이 무거웠다. 

 내일은 다행히 진도 해상의 날씨가 오늘보다는 나아질 것이라는 기상 예보가 나왔다.

 실종자 278명(17일 오후 11시30분 현재) 모두 가족의 품으로 돌아와 환하게 웃을 수 있기를 간절히 기대해 본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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