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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세월호 참사]"한 집 걸러 변을 당했는데"…팔 걷어붙인 안산 택시기사들

등록 2014.04.23 07:00:17수정 2016.12.28 12:3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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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뉴시스】조용석 기자 = 안산시 택시기사들이 세월호 참사로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은 지역 사회를 위해 팔을 걷어 붙였다.

 23일 오전 1시30분께 안산 단원고 故 박모(16)양의 시신이 목포 한국병원에서 2차 검안까지 모두 마치고 장례식장이 마련된 안산으로 이송되기 시작했다.

 부모는 딸의 시신을 실은 119 구급대의 뒷모습을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한참을 바라보다 결국 기다리고 있던 택시를 타고 딸을 뒤따랐다.

 이들이 탄 택시는 세월호 참사로 가장 큰 상처를 입은 안산시의 개인택시 기사들이 운전하는 차량이다.

 안산시 개인택시운송조합은 세월호 침몰사고가 초기부터 발 빠르게 지역사회를 위해 힘을 보탰다.

 희생자들이 안치된 장례식장을 오가는 유가족을 위해 택시 200대를 무료로 순환 투입, 유가족들의 편의를 돌봤다. 안산 단원고에도 차량을 대기, 만약의 사태에 대비했다.

 지역 인근을 중심으로 진행됐던 안산시 개인택시기사들의 봉사는 지난 20일부터 범위가 넓어졌다. 목포 혹은 진도에서 안산 등지로 이동하는 유가족을 위해서도 핸들을 잡기로 한 것이다.

 안산에서 진도까지는 약 340㎞에 달한다. 소요시간으로도 4시간에 이른다.

 당초 안산시는 목포와 진도 등의 택시업체와 계약을 맺고 유가족의 편의를 도모하려 했으나 가격차가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안산시 개인택시기사들은 운행경비를 지원하겠다는 시와 합의, 지난 20일 오후부터 유가족을 목포 혹은 진도 등지에서 장례식장이 마련된 장소로 실어 날랐다.

 20일에는 7대가 그리고 21일과 22일에는 각각 10대의 안산시 개인택시가 목포나 진도 등으로 내려와 유가족을 태우고 장례식장으로 이동했다.

 23일 목포에서 유가족을 기다리던 안산시 개인택시 기사 이모(44) 씨는 "두 번째로 안산에서 목포로 내려왔다"며 "언제 2차 검안까지 다 끝날 지 알 수 없어 마냥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앞서는 12시간을 대기했다"고 밝혔다.

 이어 "안산은 지금 한 집 걸러 초상이 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 개인택시 조합원의 자식 중에서도 피해자가 있다"며 "지역 사회를 위해 당연히 해야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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