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지방

[세월호 참사]카페리 고박장치 허술…제2의 참사 우려

등록 2014.04.24 10:44:21수정 2016.12.28 12:39:56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승인받은 규정제품 보다 대체품 사용
 철부선 대부분 차량 결박 않고 운항

【목포=뉴시스】박상수 기자 = '세월호' 침몰의 한 원인으로 변침(變針·항로변경)에 따른 화물 쏠림이 지목되고 있는 가운데 대형 카페리 선박의 고박(결박) 장치가 허술해 제2의 참사가 우려되고 있다.

 카페리 선박의 경우 규정에 맞는 고박장비가 대부분 외국에서 수입돼 국내에서 생산되지 않는 등 현실적 어려움마저 가중되고 있다.

 24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화물과 여객을 동시에 수송하는 페리선의 화물을 고정시키는 고박장치가 한국선급 등으로부터 승인받는 제품이 사용되지 않고 있다.  

 해운선사에서는 규정 제품보다는 편의에 따라 대체품을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차량 등의 고박장치는 선박의 대형참사를 방지하는 주요한 시설로, 이번 참사도 고박 불량 등이 지목되고 있다.
 
 300여 명의 사망과 실종자가 발생한 '세월호'의 전 항해사 김모씨는 침몰 원인과 관련 "다른 결함보다도 화물 결박을 제대로 안 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선박의 고박장치는 해운선사에서 차량고박 등에 대한 지침서를 제작해 한국선급(KR)으로부터 승인을 받아 사용토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힘들다"는 이유로 규정된 제품은 사용되지 않고 있으며, 검사·인증기관인 한국선급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목포와 제주를 오가는 대형 카페리선의 경우 KR문양과 일련번호가 새겨진 '고박장비'를 사용해야 하지만 수입 당시 부착된 장치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선사에서는 한국선급으로부터 승인을 받은 제품을 국내 업체들이 생산을 꺼려 구입에 어려움이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사용하면서 분실되거나 수명이 다한 장비만을 교체하다 보니 소량 구입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라는 입장이다.

 해운선사 관계자는 "한국선급에서 승인한 규정 제품을 국내에서 구입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다"면서 "문제가 생긴만큼 선사에서도 현실에 맞게 개선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내항을 운항하는 연안 페리선의 안전불감증은 위험수위를 넘어서고 있다.

 목포를 기점으로 운항하는 50여척의 철부선의 경우 바닥에 링모양의 고박장치가 설치돼 있지만 사용하지 않고 있으며, 단속의 손길마저 미치지 못하고 있다.

 겨우 차량의 흔들림을 방지하기 위해 나무 목침으로 고정하는 것이 고작이어서 사고 위험이 상존해 있다.

 실제로 지난 2010년 12월 '크리스마스의 기적'으로 불리며 승객 15명의 목숨을 구했던 전남 신안군 흑산면 만재도 해상에서 발생한 페리의 사고 원인도 차량 결박 줄이 풀리면서 전복됐다.
 
 선사 관계자는 "고박장치를 할 경우 차주들이 불편해하고 목적지에서 내릴 때에도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문제가 있다"면서 "가까운 섬은 파도가 높지 않아 사실상 차량의 결박은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

구독
구독
기사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