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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세월호 참사][종합]"모두 구조됐다 생각…지켜만 봤다"

등록 2014.08.20 19:05:03수정 2016.12.28 13: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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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뉴시스】류형근 기자 = 세월호 침몰사고 99일째인 23일 전남 진도군 관매도 인근 사고해역에서 잠수사들이 수중 수색을 위해 바다로 뛰어들고 있다. 2014.07.23.  hgryu77@newsis.com

【광주=뉴시스】배동민 기자 = 침몰하는 세월호의 승객 구조를 위해 사고 해역에 도착했던 민간 어선과 전남도 어업지도선이 배 안에 승객들이 남아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해 초기 적극적인 구조작업에 나서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자신들이 도착했을 당시 승객들이 퇴선해 바다로 뛰어들어 있었다면 "더 많은 사람을 구조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구조 작업에 나섰던 해경은 "배 안에 많은 승객들이 남아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목포해경 123정 조타실에 보고조차 하지 않아 더 많은 인명을 구하는데 실패했다.

 광주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임정엽)는 20일 법정동 201호 법정에서 살인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세월호 이준석(69) 선장 등 승무원 15명에 대한 제10회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법정에는 세월호가 침몰하던 당시 구조를 위해 사고 해역으로 향했던 일반 어선 선장과 어업지도선 전남 201호 소속 공무원, 둘라에이스호 선장 등이 증인석에 섰다.

 이들은 세월호가 침몰하고 있는 현장에 도착했을 때 "모두 구조된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당시 4.4t급 어선을 몰고 사고 현장으로 향했던 진도군 조도면 어민 장모(34)씨는 "사고 현장에 도착했을 때 구조를 기다리는 사람이 없었고 먼저 도착해 있던 어선 4척도 헬기 구조하는 모습만 쳐다보고 있어 승객들이 다 구조된 것으로 생각했다"고 밝혔다.

 결국 장씨를 포함해 5~10분 간격으로 사고 현장에 도착했던 20여척의 민간 어선들은 단 한 명도 구조하지 못하고 대기만 한 뒤 배를 돌렸다.

 어업지도선 전남 201호의 고속 단정을 타고 당일 오전 10시6분께 현장에 도착한 박모(44)씨도 "(바다로 뛰어내린)사람들이 있을 거라 생각하고 갔는데 해경 123정과 헬기만 (승객들을)구조하고 있었다"며 "주변 배들이 가만히 있어서 도와줄 필요가 없다고 착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배에서 나올 사람들은 다 나오고 승무원들만 남아있다고 생각했다"며 "승객들이 바다로 뛰어들었을 경우 물살에 떠내려가지 않고 바로 건질 수 있었으며 주변에 있던 123정과 어선, 큰 배들에 470명 가량을 모두 실을 수 있었던 상황"이라고 안타까워했다.

 같은 항로를 운항하던 중 침몰하던 세월호 주변에 가장 먼저 도착했던 유조선 둘라에이스호의 선장 문모(62)씨는 이날 증언을 통해 "많이 아쉽고 안타깝다. 무엇 때문에 승객들을 탈출 시키지 않고 있었는지 의아스럽다"고 지적했다.

 문씨는 침몰 중이던 세월호의 조타실에 있던 승무원에게 무전을 통해 "(승객들을)지금 탈출 시키면 구조가 하겠다. 빨리 탈출시키십시오"라며 재차 강조했지만 이준석 선장 등은 끝내 퇴선명령을 내리지 않았다.

 이에 대해 문씨는 "탈출시켰다면 더 좋은 상황을 만들었을 것"이라면서 승객들이 구조만 됐다면 둘라에이스호에 세월호 승객 470여명이 모두 승선 가능했다고 재차 강조했다. 결국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했던 둘라에이스호도 단 한 명의 승객을 구조하지 못했다.

 하지만 세월호가 침몰하던 당시 배에 올라타 구명뗏목을 터뜨린 해양경찰관은 선내에 많은 승객들이 남아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해경 123정 조타실에 보고 하지 않았다.

 사고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해 구조 작업을 벌였던 목포해경 123정의 이모(36) 경사는 "(구조 과정에서)배 안에 사람이 더 있다는 말을 들었지만 조타실에 보고하지 못 했고 계속 고무보트로 익수자를 넘겨받아 심폐소생술하는 과정에서 시간이 속절없이 지나갔다"고 말했다.

 "(123정에서)선내 진입해 탈출을 유도하라는 지시가 없었더라도 선내 사람들이 있다고 생각했다면 나오라고 소리쳤어야 하는 거 아니냐"는 검사의 질문에는 "그렇게 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다.

 그렇게 하지 못한 이유에 대해서는 "실질적으로 선내에 (승객들이)갇힌 경우는 이번 세월호 말고는 경험해보지 못해서"라고 답변했다.

 선장과 승무원들이 모든 구조책임은 해경에게 있다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서는 "할 말 없다"고 짧게 답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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